2026년 2월 25일(현지시간) 워싱턴 의회에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State of the Union)을 앞두고 국제사회의 시선이 일제히 미국으로 향하고 있다. 이번 연설은 집권 2기 들어 처음 열리는 연설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동시에 중간선거를 앞둔 정치적 분수령이자, 향후 미국의 외교·통상 전략을 가늠할 수 있는 자리라는 점에서 세계 각국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백악관 안팎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년여 동안 추진해 온 정책 성과를 전면에 내세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그는 강경한 관세 정책을 통해 미국 산업을 보호하고 제조업을 부흥시켰다는 점을 강조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러한 관세 정책은 국제 무역 질서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켜 왔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광범위한 글로벌 관세 부과에 제동을 건 이후에도 행정부가 새로운 방식의 관세 체계를 모색하고 있다는 점은 유럽과 아시아 주요 교역국들 사이에서 불안 요인으로 지목된다. 동맹국들조차 “미국 우선주의” 기조가 다자 무역 체제를 약화시키고 있다는 우려를 공개적으로 표하고 있다.
외교·안보 분야 역시 이번 연설의 핵심 축이 될 전망이다. 특히 베네수엘라 사태는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킨 사안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에서의 군사·정보 작전을 통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한 이후, 중남미 국가들은 물론 중국과 쿠바 등은 미국의 조치가 국제법을 위반했다고 강하게 반발해 왔다. 반면 일부 서방 국가는 민주주의 회복이라는 명분에 일정 부분 공감하는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연설에서 해당 작전을 어떻게 평가하고 향후 대(對)중남미 전략을 어떻게 제시할지에 따라 지역 정세는 또 한 번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메시지도 빼놓을 수 없다. 러시아의 침공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미국 내에서는 지원 지속 여부와 범위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미국의 확고한 지지 재확인을 기대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보다 조건부이거나 재조정된 지원 방침을 시사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특히 침공 4주년을 맞는 시점과 맞물려, 그의 한마디 한마디는 키이우와 모스크바는 물론 브뤼셀과 베를린에서도 면밀히 분석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국정연설은 국내 정치적으로도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성과와 안보 강화를 부각하며 지지층 결집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동시에 높은 관세와 대외 강경 노선이 국내 물가와 금융시장에 미친 영향을 둘러싼 비판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해명에 나설지 주목된다. 국제 금융시장 역시 연설 직후 발표될 구체적 정책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결국 이번 연설은 단순한 연례 행사 이상의 무게를 지닌다. 미국의 통상 정책이 어디로 향할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전략적 계산이 어떻게 조정될지, 베네수엘라 사태 이후 미주 지역 질서가 어떤 방향으로 재편될지 등 세계 정치의 주요 현안들이 하나의 연단 위에서 교차하게 된다.
워싱턴의 연설장은 미국 정치의 공간이지만 그 파장은 대서양과 태평양을 넘어 전 세계로 확산될 것이다. 세계는 지금 트럼프 대통령의 다음 메시지가 어떤 국제적 균열과 변화를 불러올지 조용히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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