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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가의 ‘14세의 어린 무용수’…140여 년 지나도 살아 있는 발레리나

  • 유연정 기자
  • 입력 2026.09.20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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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National Dance Day’ 맞아 대표작 소개, 밀랍·사람 머리카락·실제 의상 사용한 파격적 작품
  • 1881년 공개 당시 지나친 사실성으로 논쟁, 1922년 청동 주조, 2018년 원작에 가까운 튀튀 새로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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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가의 대표적인 조각 작품  ‘14세의 어린 무용수(The Little Fourteen-Year-Old Dancer)’ [사진=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x]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이자 조각가 에드가 드가(Edgar Degas, 1834~1917)가 140여 년 전 만든 어린 발레리나가 오늘날까지 관람객들을 만나고 있다.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은 19일 오후 공식 X 계정을 통해 ‘National Dance Day’를 맞아 드가의 대표적인 조각 작품인 ‘14세의 어린 무용수(The Little Fourteen-Year-Old Dancer)’를 소개했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은 드가가 1881년 제작한 원작을 바탕으로 1922년 청동으로 주조한 작품이다. 현재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815번 갤러리에 전시돼 있다.


‘14세의 어린 무용수’는 드가의 조각 가운데서도 특별한 위치를 차지한다. 드가가 생전에 공개 전시한 유일한 조각 작품이기 때문이다.


원작은 전통적인 대리석이나 청동 조각과 달리 색을 입힌 밀랍을 중심으로 제작됐다. 여기에 실제 사람의 머리카락으로 만든 가발과 면 소재의 몸통 의상, 리넨 발레 슈즈, 천으로 만든 튀튀 등을 사용했다. 조각과 실제 사물을 결합해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사실성을 보여준 작품이었다.


작품의 모델은 당시 파리 오페라 발레학교에서 수업을 받던 14세의 마리 반 괴템(Marie van Goethem)이었다. 드가는 발레리나들의 연습과 움직임을 회화와 조각의 주요 소재로 삼았으며, 마리를 모델로 어린 무용수의 자세와 신체 움직임을 표현했다.


그러나 1881년 파리에서 열린 제6회 인상주의 전시회에서 작품이 처음 공개됐을 당시 반응은 엇갈렸다. 실제 옷과 발레 슈즈, 사람의 머리카락까지 사용한 모습은 기존 조각에 익숙했던 관람객과 비평가들에게 낯선 충격을 줬다. The Met은 당시 작품의 지나치게 생생한 사실성이 일부 관람객들에게 불편함을 불러일으켰다고 설명한다.


드가가 1917년 세상을 떠난 뒤 그의 작업실에서는 150점이 넘는 인물 조각이 발견됐다. 대부분 밀랍과 점토 등 쉽게 손상될 수 있는 재료로 만들어져 있었다. 이후 유족의 승인 아래 드가의 조각들이 청동으로 주조됐으며, ‘14세의 어린 무용수’ 역시 1922년 청동 작품으로 제작됐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작품은 1929년 H. O. 해브마이어 부인의 유증을 통해 미술관에 들어왔다.


청동으로 바뀌었지만 원작의 세밀한 흔적은 상당 부분 남았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청동 주조 과정에서 머리카락과 몸통 의상의 질감은 물론 무용수의 팔에 있던 균열과 같은 원작의 세부 흔적까지 재현됐다고 설명했다.


작품의 튀튀 역시 오랜 시간 동안 여러 차례 변화를 거쳤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따르면 작품의 천으로 된 치마는 노후화하거나 원작의 모습과 차이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적어도 세 차례 교체됐다. 1922년 제작된 초기 치마에 이어 1968년 교체된 치마 등이 사용됐으며, 2018년에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의상연구소 보존전문가 글렌 피터슨(Glenn Petersen)이 큐레이터들과 함께 드가의 원래 구상에 보다 가까운 형태의 새로운 튀튀를 제작했다.


현재 작품은 부분적으로 색을 입힌 청동에 면 타를라탄(cotton tarlatan), 실크 새틴과 나무 등이 결합된 형태로 전시되고 있다. 높이는 약 97.8㎝다.


1881년 당시 전통적인 조각의 경계를 벗어났다는 평가와 비판을 동시에 받았던 ‘14세의 어린 무용수’는 이후 드가를 대표하는 작품 가운데 하나가 됐다.


밀랍으로 만들어졌던 한 소녀의 모습이 청동으로 다시 태어나고, 시간이 흐르며 손상되는 의상을 보존 전문가들이 다시 제작하는 과정은 미술품 보존이 단순히 작품을 현재 상태로 유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작품이 처음 만들어졌던 모습과 작가의 의도를 어떻게 오늘날 관람객에게 전달할 것인가와도 연결돼 있음을 보여준다.


드가의 ‘14세의 어린 무용수’는 현재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5번가 본관 815번 갤러리에서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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