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키워드

  •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로그인을 하시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으실 수 있습니다.

해골이 건넨 오래된 메시지… 튀르키예 고대 모자이크에 담긴 ‘삶의 즐거움’

  • 유연정 기자
  • 입력 2026.08.31 07:58
  • 댓글 0
  • 글자크기설정

  • 안타키아 고대 안티오키아 유적에서 발견, 해골 곁에 빵과 술 항아리 표현
  • ‘즐겁게 살라’는 메시지로 널리 알려져, 제작 연대는 초기 보도와 박물관 설명에 차이

KakaoTalk_20260831_064447477_02.jpg
▲ 한쪽 팔로 몸을 받친 채 느긋하게 누워 있는 해골. 곁에는 빵과 술 항아리가 놓여 있고 머리 위에는 고대 그리스어가 새겨져 있다. 죽음을 상징하는 해골을 유쾌하게 표현한 이 작품은 튀르키예 안타키아(Antakya)에서 발견된 이른바 ‘해골 모자이크(Skeleton Mosaic)’이다. [사진=Science Girl X]

 

한쪽 팔로 몸을 받친 채 느긋하게 누워 있는 해골. 곁에는 빵과 술 항아리가 놓여 있고 머리 위에는 고대 그리스어가 새겨져 있다. 죽음을 상징하는 해골을 유쾌하게 표현한 이 작품은 튀르키예 안타키아(Antakya)에서 발견된 이른바 ‘해골 모자이크(Skeleton Mosaic)’이다.


과학 콘텐츠를 소개하는 ‘사이언스 걸(Science Girl)’은 8월 30일 오후 6시 28분 X 계정에 이 모자이크 사진을 올리며 “튀르키예에서 발견된 2,400년 된 해골 모자이크에 ‘즐겁게, 인생을 즐겨라(Be cheerful, enjoy your life)’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고 소개했다. 게시물은 31일 현재 13만 회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진 속 모자이크는 튀르키예 남부 하타이(Hatay)주 안타키아, 고대 도시 안티오키아(Antioch) 지역에서 발견됐다. 2013년 이플릭 파자리(İplik Pazarı) 지역에서 진행된 구제 발굴 과정에서 여러 장면으로 구성된 바닥 모자이크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 가운데 가장 유명해진 것이 해골을 묘사한 부분이다. 검은색 바탕에 해골이 비스듬히 누워 있고 주변에는 빵과 양손잡이 술 항아리인 암포라가 표현돼 있다. 해골 위에는 고대 그리스어로 ‘에우프로시노스(Euphrosynos)’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하타이 고고학박물관(Hatay Archaeology Museum)은 이 단어를 기쁨이나 즐거움과 관련된 의미로 설명한다. 죽음을 상징하는 해골과 함께 배치해 삶이 짧고 일시적이라는 사실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으로 해석하고 있다.


모자이크가 국제적으로 알려진 것은 2016년 무렵이다. 당시에는 ‘즐겁게 살아라’, ‘인생을 즐겨라’라는 메시지를 담은 고대 작품으로 소개됐고, ‘2,400년 전 사람들이 남긴 삶의 조언’이라는 설명과 함께 세계 여러 매체를 통해 확산됐다.


하지만 작품 전체를 들여다보면 이야기는 조금 더 풍부해진다.


하타이 무스타파 케말대학교의 하티제 파미르(Hatice Pamir) 교수와 하타이 고고학박물관의 닐뤼페르 세즈긴(Nilüfer Sezgin)이 2016년 학술지 ‘아달리아(Adalya)’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모자이크에는 해골만 등장하는 것이 아니다. 해시계와 사람 등 여러 장면이 함께 구성돼 있으며 식사 자리로 향하는 듯한 인물의 모습도 담겨 있다.


연구진은 이 장면들을 서로 연결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봤다. 연회와 시간, 즐거움 그리고 결국 찾아오는 죽음이라는 주제가 하나의 작품 안에 담겨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에우프로시노스’를 단순히 오늘날의 표현인 ‘인생을 즐겨라’라는 문장으로만 받아들이기보다는 당시의 연회 문화와 삶의 유한성이라는 맥락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제작 시기에 대해서도 서로 다른 설명이 존재한다.


이 작품이 처음 국제적으로 알려졌을 당시 일부 보도에서는 기원전 3세기 무렵 제작된 것으로 소개했다. 여기에서 현재까지 널리 사용되는 ‘2,400년 된 모자이크’라는 표현이 나왔다.


반면 하타이 고고학박물관은 현재 이 작품을 서기 3세기의 해골 모자이크로 소개하고 있다. 사이언스 걸이 전한 ‘2,400년 전 작품’이라는 설명을 그대로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초기 발표와 보도에서는 기원전 3세기로 알려졌지만, 현재 박물관의 공식 설명은 서기 3세기로 보고 있다는 점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작품이 발견된 고대 안티오키아는 지중해 동부의 주요 도시 가운데 하나로 번성했던 곳이다. 다양한 바닥 모자이크가 발견된 지역으로도 유명하다. 당시 사람들의 일상과 식사, 신화, 사회문화 등을 보여주는 작품들이 남아 있어 고대 생활상을 이해하는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해골과 빵, 술 그리고 ‘기쁨’을 의미하는 글자까지. 죽음을 무겁게만 표현하지 않고 삶의 즐거움과 한 화면에 담았다는 점에서 이 모자이크는 오늘날에도 강한 인상을 남긴다.


다만 온라인에서 널리 퍼진 ‘2,400년 전 인생을 즐기라고 말한 해골’이라는 설명만으로 작품을 바라보기에는 그 안에 담긴 이야기가 더 깊다. 시간은 흐르고 삶은 유한하지만 그 안에서 누리는 기쁨 역시 삶의 한 부분이라는 고대인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문화유산으로 바라보는 것이 이 작품의 의미에 한층 가까워 보인다.

ⓒ ESG코리아뉴스 & www.esgkorea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BEST 뉴스

전체댓글 0

추천뉴스

  • 롯데멤버스, 대학생과 만든 숏폼으로 MZ세대 소통… ‘엘포인트 콘텐츠 크리에이터’ 1기 마무리
  • 헨리 알렉산더 레비, 아시아 첫 개인전 서울서 개최… 패션 넘어 예술세계 조명
  • 해골이 건넨 오래된 메시지… 튀르키예 고대 모자이크에 담긴 ‘삶의 즐거움’
  • 멸종위기 톱가오리와 바다거북의 ‘신비로운 조우’… 올해의 자연사진에 선정
  • 수면 위 두 눈만 ‘빼꼼’… 녹색 수초 속에 몸 숨긴 악어의 위장술
  • 김용민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지명 축하… 개혁 과제 잘 마무리하길”
  • 200년 넘어 과학에 남은 ‘프랑켄슈타인’… Science가 다시 꺼낸 질문
  • 삼성물산, 마포한강삼성아파트 리모델링 수주…482세대 ‘래미안’으로 재탄생
  • 한성숙 총리 “기후위기 대응 핵심은 시민참여”…기후시민회의 첫 숙의토론
  • 땅에서 피어오르는 불꽃…아제르바이잔 ‘야나르다그’가 간직한 불의 풍경

포토뉴스

more +

해당 기사 메일 보내기

해골이 건넨 오래된 메시지… 튀르키예 고대 모자이크에 담긴 ‘삶의 즐거움’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