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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가 일주일간 그린 소녀 ‘라 무스메’…일본 문화에 매료된 화가의 시선

  • 유연정 기자
  • 입력 2026.09.21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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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88년 아를에서 완성한 초상화, 피에르 로티의 소설에서 영감 얻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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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센트 반 고흐가 프랑스 남부 아를에서 그린 소녀의 초상화 ‘라 무스메(La Mousmé)’ [사진=Van Gogh Museum x]

 

빈센트 반 고흐가 프랑스 남부 아를에서 그린 소녀의 초상화 ‘라 무스메(La Mousmé)’에는 그가 당시 깊이 빠져 있던 일본 문화와 예술에 대한 관심이 담겨 있다.


네덜란드 반 고흐 미술관(Van Gogh Museum)은 21일 공식 X 계정을 통해 ‘라 무스메’와 함께 이 작품에 관한 반 고흐의 편지를 소개했다.


반 고흐는 1888년 7월 29일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 그림을 완성하는 데 일주일이 걸렸다고 전했다. 그는 작품을 마무리하기 위해 정신적인 에너지를 아껴야 했다는 말도 남겼다. 한 작품에 상당한 시간과 집중력을 쏟았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작품 제목에 사용된 ‘무스메(mousmé)’는 프랑스 작가 피에르 로티(Pierre Loti)의 소설 『마담 크리장템(Madame Chrysanthème)』과 관련이 있다. 소설에서 ‘무스메’는 젊은 일본 여성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사용됐다.


반 고흐는 이 소설을 읽었고, 당시 유럽의 여러 예술가들과 마찬가지로 일본 미술과 문화에 큰 관심을 갖고 있었다. 그는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서 자신이 그린 인물을 일본 소녀에 빗대면서도 실제로는 프로방스의 소녀라고 설명했다.


실제 ‘라 무스메’의 모델은 일본인이 아닌 아를에 살던 소녀였다. 반 고흐는 눈앞의 프랑스 소녀를 그리면서 자신이 문학과 미술을 통해 접했던 일본의 이미지를 작품 속에 녹여냈다.


당시 반 고흐의 일본 미술에 대한 관심은 다른 편지에서도 드러난다. 그는 1888년 7월 31일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서 자신이 작업하던 인물에 일본적인 느낌이 있다고 언급했다. 아를에서 바라본 론강의 풍경을 일본 우키요에를 대표하는 화가 가쓰시카 호쿠사이의 작품과 연결해 표현하기도 했다.


‘라 무스메’에는 붉은색과 짙은 파란색 줄무늬 옷을 입은 소녀가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이 담겼다. 소녀의 손에는 꽃이 핀 협죽도 가지가 들려 있고, 밝은 청록색 배경과 강렬한 색상의 의상이 선명한 대비를 이룬다.


작품이 제작된 1888년은 반 고흐의 작품 세계에서도 중요한 시기다. 그는 파리에서 인상주의와 신인상주의를 접한 뒤 그해 프랑스 남부 아를로 옮겨갔다. 강렬한 햇빛과 색채에 매료된 그는 이곳에서 자신만의 표현을 발전시켰고, ‘해바라기’를 비롯한 대표작들을 남겼다.


현재 ‘라 무스메’는 미국 워싱턴 D.C. 내셔널 갤러리 오브 아트(National Gallery of Art)가 소장하고 있다.


반 고흐가 일주일을 들여 완성한 한 소녀의 초상화는 19세기 말 유럽에서 확산된 일본 문화에 대한 관심이 그의 문학적 경험과 회화를 통해 어떻게 작품으로 이어졌는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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