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기차 급증과 미중 수요 구조 변화가 시장 재편…정유 설비 초과 우려도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최근 발간한 중기 석유 시장 전망 보고서 ‘Oil 2025’에 따르면, 세계 석유 시장이 근본적인 구조적 전환기에 접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석유 수요 정점, 미국 공급 증가 둔화, 전기차 확대 등 지난 10여 년간 수요·공급을 이끌던 주요 요인들이 변화하면서 석유 산업 전반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는 진단이다.
보고서는 "세계 석유 수요는 2024년부터 2030년 사이 하루 약 250만 배럴 증가하며 2029년에서 2030년경 약 1억 550만 배럴에 정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생산 능력은 하루 500만 배럴 이상 늘어나 1억 1,470만 배럴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공급이 수요를 웃도는 구조로 전환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중국은 전기차 보급 확대와 천연가스 기반 고속철·트럭 도입 등으로 석유 수요가 2027년 정점에 도달할 전망이다. 보고서는 “지난 10년간 세계 석유 수요 증가의 60%를 견인한 중국의 구조적 변화는 시장 전반에 중대한 전환점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공급 측면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미국은 자본 지출 축소와 재무 안정성 중시 기조로 인해 증산 속도가 둔화될 것으로 보이나, 여전히 향후 비OPEC국가 공급 증가의 중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캐나다, 브라질, 가이아나, 아르헨티나 등도 주요 공급국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IEA 파티 비롤 사무총장은 “셰일 혁명을 통해 미국은 전 세계 공급 증가의 90%를 차지했지만, 이제 그 시대는 저물고 있다”며 “에너지 안보를 위협하는 지정학적 리스크는 여전히 크며, 시장이 안주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전기차가 석유 수요에 미치는 영향도 주목했다. 전기차는 2024년 1,700만 대에서 2025년 2,000만 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로 인해 2020년대 말까지 하루 540만 배럴의 석유 수요가 대체될 것으로 보인다. 중동 지역에서의 천연가스 및 재생에너지 전환도 수요 감소를 가속화할 전망이다.
반면 석유화학 산업은 여전히 강력한 수요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26년부터는 원유 수요 증가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이며, 2030년까지 석유 소비의 약 6분의 1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NGL(천연가스 액체) 기반 비정제 석유화학 원료 수요는 정유산업 구조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보고서는 2030년까지 정유 제품 수요 대비 정유 설비 용량이 과잉 상태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으며, 그 사이 상당수 정유 설비가 폐쇄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전반적으로 IEA는 “펀더멘탈(Fundamental)만 놓고 보면 향후 몇 년간 석유 시장은 안정적 공급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지만, 중동 분쟁과 미중 갈등 등 지정학적 긴장 고조는 여전히 석유 공급망의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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