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최대 규모의 공중 공격을 감행하며 키이우 중심부 정부 청사를 처음으로 타격했다. 이번 공격은 전쟁이 3년째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서방의 평화 중재 시도가 이어지는 시점에 발생해 국제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우크라이나 공군에 따르면 러시아는 일요일 새벽부터 드론과 미사일을 동원해 총 810기의 공격 수단을 퍼부었다. 이 가운데 약 700기가 방공망에 의해 격추됐으나 54대의 드론과 9발의 미사일은 우크라이나 전역의 목표물에 도달해 상당한 피해를 입혔다.
키이우에서는 주거용 건물이 파괴되어 모자(母子)를 포함해 최소 2명이 숨지고 20여 명이 다쳤으며, 전국적으로는 총 4명이 사망하고 44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번 공격은 키이우 정부 지구의 심장부를 직접 겨냥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총리 사무실과 일부 부처가 입주한 정부 청사의 지붕과 상층부가 파괴되었고 대형 화재가 발생해 소방대가 진화 작업에 나섰다.
율리아 스비리덴코 우크라이나 총리는 “처음으로 정부 건물이 직접 공격을 받았다”며 “우리는 건물을 재건할 수 있지만, 잃어버린 생명은 결코 되돌릴 수 없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번 공격을 “사악한 범죄”라고 규탄하며, “진정한 외교는 이미 오래전에 시작될 수 있었지만, 지금 벌어지는 살인은 전쟁을 장기화하는 고의적 범죄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세계는 크렘린의 범죄자들을 멈추게 할 수 있으며, 필요한 것은 정치적 의지”라고 호소했다.
국제사회는 즉각적인 반응을 내놨다. 유럽연합 집행위원장과 영국 총리는 러시아의 공습을 강력히 비난하며 이를 “외교를 조롱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에 대한 ‘2단계 제재’를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추가 압박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키이우는 최근 알래스카에서 열린 미·러 정상회담이 아무런 합의 없이 끝났다는 점을 들어 이번 공습이 러시아가 외교적 타협 의지가 없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즉각 대응 강화에 나섰다. 국방부는 공중 방어를 한층 강화하고 러시아 영토 깊숙한 곳까지 타격할 수 있는 역량을 집중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소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우크라이나군은 이날 러시아 브랸스크와 크라스노다르 지역의 에너지 시설을 공격했다고 발표하며 반격 의지를 드러냈다.
이번 공습은 러시아가 처음으로 키이우 정부 청사를 타격했다는 점에서 전쟁의 양상을 한 단계 격상시킨 사건으로 평가된다. 서방의 평화 중재 시도에도 불구하고 갈등은 더욱 격화되고 있으며, 국제사회의 결단과 우크라이나의 방어 능력이 향후 전쟁의 향방을 좌우할 중대한 시점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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