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 년 전의 지구는 지금과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행성은 막 형성된 직후의 격렬한 충돌과 내부 열로 인해 표면 대부분이 마그마로 덮여 있었고, 안정된 대기나 바다는 존재하지 않았다. 생명체가 발붙일 수 없는 이 시기는 지질학적으로 ‘하데스 시대’라 불리며, 지구 역사에서 가장 오래되었지만 동시에 가장 알기 어려운 시기로 남아 있다. 과학자들이 지구가 어떻게 오늘날 생명으로 가득한 푸른 행성으로 변화했는지를 밝히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이유도 바로 이 초기 기록이 거의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학 기술과 분석 방법이 발전하면서, 지구의 잊힌 과거는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2025년 발표된 여러 연구들은 지구의 가장 오래된 암석을 추적하고, 극한 환경에서도 유지되는 생태계를 발견하며, 지구 내부 깊은 곳에서 일어나는 예상 밖의 움직임을 포착하는 등 지구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혔다.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받은 성과는 지구 지각의 기원을 직접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지금까지 알려진 것 중 가장 오래된 암석에 관한 연구였다.
이 연구는 캐나다 퀘벡 북부의 외딴 지역에 위치한 누부아기투크 녹암대(Nuvvuagittuq Greenstone Belt)에 주목했다. 이곳은 고대 해저 환경에서 형성된 암석이 지표로 드러난 매우 드문 장소로, 오랫동안 지질학자들의 관심을 받아 왔다. 2025년 6월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 채취한 암석의 연대는 약 41억 6천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는 지구가 형성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기의 기록이며, 지금까지 확인된 암석 중 하데스 시대에 속하는 거의 유일한 사례다.
연구진은 이 암석의 연대를 측정하기 위해 삼륨과 네오디뮴 동위원소를 이용한 정밀한 방사성 연대측정 기법을 적용했다. 일반적으로 가장 신뢰받는 방법인 지르콘 광물 기반의 우라늄–납 연대측정은 이 암석에서 사용할 수 없었는데, 지르콘이 거의 포함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신 연구자들은 서로 다른 두 가지 삼륨–네오디뮴 붕괴 시스템을 사용했고, 독립적인 분석 결과가 모두 41억 년이 넘는 연대를 가리키며 서로를 뒷받침했다. 이는 해당 암석이 이후의 지질 작용에도 불구하고 매우 오래된 화학적 신호를 보존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 발견이 특히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오래된 암석’을 찾았다는 데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누부아기투크 암석은 고대 해저 환경에서 형성된 흔적을 간직하고 있으며, 일부 과학자들은 이 안에 하데스 시대의 원시 해양 조건이나 초기 생명 활동의 간접적인 흔적이 남아 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만약 이러한 해석이 입증된다면, 지구에 생명이 등장하기 시작한 시점이 기존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앞당겨질 수 있다.
물론 이 암석이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암석으로 확정될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지르콘이 없다는 점은 연대 측정의 불확실성을 남기고, 일부 연구자들은 암석이 후대의 지질 과정에서 변형되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이러한 이유로 보수적인 해석에서는 이 암석의 형성 시기를 약 38억 년 전으로 낮춰 보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지질학자들은 새로운 분석 결과가 기존 주장보다 훨씬 강력한 근거를 제공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결국 이번 연구는 지구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장을 복원하려는 시도에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 지구 표면이 언제, 어떻게 안정화되었는지, 바다와 대기가 어떤 과정을 거쳐 형성되었는지, 그리고 생명이 태어날 수 있는 환경이 얼마나 이른 시기에 마련되었는지를 이해하는 데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마그마의 행성이 어떻게 생명으로 가득한 세계로 변모했는지를 밝히는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누부아기투크 암석은 그 여정의 가장 깊은 과거를 비추는 창으로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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