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초대 최고지도자(Supreme Leader)인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Ayatollah Ruhollah Khomeini)가 1978년 프랑스 망명 시절 촬영된 사진이 3일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 계정 Historic Vids를 통해 소개되며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공개된 사진은 호메이니가 프랑스 파리 외곽의 작은 마을 뇌플르르샤토(Neauphle-le-Château)에 머물던 시기의 모습을 담고 있다. 당시 그는 고국을 떠나 망명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지만, 오히려 이 시기가 이란 혁명의 결정적인 전환점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호메이니는 1964년 당시 팔레비 왕조의 개혁 정책과 친서방 노선을 강하게 비판한 뒤 추방됐다. 이후 약 14년 동안 터키와 이라크에서 망명 생활을 이어갔지만, 1978년 이라크 정부가 당시 이란 국왕인 샤 모하마드 레자 팔레비(Mohammad Reza Pahlavi)의 압력으로 그를 국외로 추방하면서 프랑스로 거처를 옮겼다.
프랑스에서의 망명은 그의 정치적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는 계기가 됐다. 이라크에 머물 당시와 달리 국제 언론과 자유롭게 접촉할 수 있었고, 그의 연설은 카세트테이프에 녹음돼 비밀리에 이란으로 반입됐다. 이 녹음은 모스크와 시장, 대학 등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며 반정부 여론을 결집시키는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됐다.
1979년 2월 1일, 팔레비 국왕이 해외로 떠난 뒤 호메이니는 프랑스를 출발해 테헤란으로 귀국했다. 당시 귀국 항공편에는 150여 명이 넘는 해외 언론인이 동승했으며, 그의 귀환은 현대 정치사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은 정치 지도자의 귀국 장면 가운데 하나로 기록됐다. 테헤란 거리에는 수백만 명의 시민이 몰려들어 그의 귀환을 환영했다.
호메이니의 귀국 이후 불과 몇 주 만에 팔레비 왕조는 붕괴했고, 이란은 군주제를 폐지한 뒤 이슬람공화국(Islamic Republic)을 수립했다. 호메이니는 새 국가체제의 초대 최고지도자에 올라 군과 사법부, 정부 전반에 대한 최고 권한을 행사하며 국가 운영의 중심에 섰다.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은 중동의 정치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꾼 사건으로 평가된다. 특히 최고지도자 중심의 정치체제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호메이니가 구축한 통치 구조는 그의 후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Ayatollah Ali Khamenei) 체제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역사적 배경은 최근 중동 정세에서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올해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과 군사시설을 겨냥한 대규모 공습을 감행하면서 양측의 무력 충돌은 수십 년 만에 가장 심각한 수준으로 격화됐다. 이 과정에서 이란 혁명수비대(IRGC) 지휘관과 핵 과학자, 군 관계자, 민간인 등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이란 정부는 수도 테헤란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국가장(國家葬) 형식의 대규모 합동 장례식을 거행했다.
장례식에는 수많은 시민이 거리로 나와 희생자들을 추모했으며, 이란 지도부는 이를 국가 결속을 다지는 계기로 활용했다. 최고지도자 하메네이는 희생자들을 '순교자'로 규정하며 보복 의지를 거듭 천명했고, 중동 지역의 긴장감은 한층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호메이니가 1979년 이슬람혁명을 통해 확립한 정치·종교 일체의 통치체제가 오늘날 이란의 외교·안보 정책과 미국·이스라엘에 대한 강경 노선의 근간이 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40여 년 전 프랑스 망명지에서 시작된 혁명의 여정은 현재까지도 중동의 국제질서와 지정학적 갈등에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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