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키워드

  •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로그인을 하시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으실 수 있습니다.

수천 년을 살아온 올리브나무…지금도 열매 맺는 크레타섬의 ‘살아있는 역사’

  • 하윤아 기자
  • 입력 2026.09.15 13:12
  • 댓글 0
  • 글자크기설정

  • 그리스 부베스 마을 고대 올리브나무, 밑동 둘레 12.5m로 세계 최고령 올리브나무 중 하나로 꼽혀
  • 정확한 수령은 알 수 없지만 2004 아테네올림픽 마라톤 우승자 화환에도 가지 사용

KakaoTalk_20260915_130856457_02.jpg
▲ 그리스 크레타섬 아노 부베스 마을의 ‘부베스의 고대 올리브나무’. 정확한 수령은 확인하기 어렵지만 수천 년 된 것으로 추정되며, 밑동 둘레는 약 12.5m에 이른다. 오랜 세월에도 지금까지 잎을 내고 올리브 열매를 맺고 있다. [사진=Amazing Nature X]

 

굵은 줄기는 오랜 세월을 견딘 흔적처럼 뒤틀리고 갈라져 있다. 중심부는 텅 비었지만 줄기 끝에서는 여전히 푸른 잎이 돋고 해마다 올리브 열매가 열린다.


그리스 크레타섬 서부 하니아 지역의 아노 부베스(Ano Vouves) 마을에 자리한 ‘부베스의 고대 올리브나무(Monumental Olive Tree of Vouves)’다. 정확한 나이는 알 수 없지만 수천 년 동안 한자리를 지켜온 것으로 추정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올리브나무 가운데 하나다.


자연과 동물 사진을 소개하는 Amazing Nature는 14일 X 계정에 이 나무의 모습을 공개했다. 게시물에는 “수천 년 된 것으로 추정되는 올리브나무가 지금도 열매를 맺고 있다”며 줄기 둘레가 약 12.5m에 달하고,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사용된 우승자 화환에도 이 나무의 가지가 쓰였다는 설명이 담겼다.


정확한 나이는 알 수 없는 ‘고대의 나무’


부베스 올리브나무의 수령은 자료마다 차이가 있다. 지역과 관련 기관에서는 대체로 3,000~5,000년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2021년 국제학술지 Plants에 발표된 유전체 연구에서도 4,000년 이상 된 것으로 추정되는 고대 올리브나무로 소개됐다.


그러나 정확한 나이를 특정하기는 어렵다.


오래된 올리브나무는 세월이 흐르면서 줄기 중심부가 썩거나 사라지고 새로운 조직이 바깥쪽으로 계속 자라는 특성이 있다. 부베스 나무 역시 중심부가 비어 있어 가장 오래된 목질부를 기준으로 나이를 측정하기 어렵다.


일부 연구에서는 최소 2,000년 이상 된 것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특정 숫자로 수령을 단정하기보다는 ‘수천 년 된 것으로 추정되는 고대 올리브나무’라고 표현하는 것이 보다 정확하다.


12.5m에 이르는 줄기…지금도 올리브 열매 맺어


나무의 긴 세월은 거대한 줄기에서도 드러난다. 밑동 둘레는 약 12.5m, 지름은 약 4.6m에 이른다.


줄기 곳곳은 갈라지고 뒤틀렸으며 내부에는 커다란 빈 공간도 생겼다. 하지만 나무의 생명은 끝나지 않았다. 오래된 줄기 위로 새로운 가지와 잎이 자라고 지금도 올리브 열매를 맺는다.


이 나무에는 자연의 시간뿐 아니라 오랜 올리브 재배의 흔적도 남아 있다.


유전체 분석 결과 나무의 아래쪽과 위쪽 조직에서 서로 다른 유전적 특성이 확인돼 과거 접목이 이뤄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오랜 세월 동안 사람들이 올리브나무를 재배하고 관리해 온 흔적이 한 그루의 나무에 함께 남아 있는 것이다.


부베스 올리브나무는 1997년 크레타 지역 당국에 의해 자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인근에는 올리브나무 박물관도 자리해 크레타 지역의 전통적인 올리브 재배와 수확 문화 등을 소개하고 있다.


고대 올림픽의 전통, 2004년 아테네에서 되살아나


수천 년을 살아온 이 나무는 현대 올림픽의 역사에도 등장한다.


고대 올림픽에서는 경기의 승자에게 야생 올리브 가지로 만든 관인 ‘코티노스(kotinos)’를 씌워주는 전통이 있었다. 금이나 보석으로 만든 왕관이 아니라 올리브 가지로 만든 관이 최고의 영예를 상징했다.


2004년 올림픽이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리면서 이 오래된 전통과 부베스 올리브나무가 다시 연결됐다. 이 나무에서 채취한 가지로 만든 화환이 남자 마라톤 우승자에게 수여됐다.


수천 년 동안 크레타의 작은 마을을 지켜온 나무의 가지가 고대 올림픽의 전통을 상징하며 현대 올림픽 무대에 다시 등장한 것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도 부베스 올리브나무의 가지가 마라톤과 관련한 상징적 행사에 사용된 기록이 전해진다.


수령보다 놀라운 것은 ‘지금도 살아 있다’는 사실


올리브나무는 지중해 문명에서 오랫동안 중요한 자원이었다. 열매와 올리브유는 식생활의 일부였고, 올리브 가지는 평화와 승리의 상징으로 사용됐다. 크레타에서도 올리브 재배는 오랜 세월 지역의 생활과 문화에 깊이 자리 잡아왔다.


부베스 올리브나무 역시 단순히 ‘오래된 나무’라는 사실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정확히 3,000년인지 4,000년인지, 혹은 그보다 오래됐는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인간이 기록으로 정확히 헤아리기 어려운 긴 시간을 지나온 나무가 지금도 살아 있다는 사실이다.


속이 비고 줄기가 뒤틀릴 만큼 긴 세월을 보냈지만 해마다 새로운 잎을 내고 열매를 맺는다. 그리고 그 가지는 고대 그리스에서 시작된 올림픽의 전통과 현대의 올림픽을 연결하기도 했다.


크레타섬의 작은 마을에 뿌리를 내린 한 그루의 올리브나무에는 그렇게 자연의 시간과 인간의 역사가 함께 자라고 있다.

ⓒ ESG코리아뉴스 & www.esgkorea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BEST 뉴스

전체댓글 0

추천뉴스

  • 서울시 ‘손목닥터9988’, 11개 자치구로 활용 확대…지역별 걷기 챌린지 운영
  • [진문(秦雯)의 인공지능 시대의 시각권력 ⑰] 가짜보다 더 진짜 같은 이미지의 시대
  • 경기도, 생활권 49곳에 쌈지공원·학교숲 조성…자투리 공간 녹지로 활용
  • 경기도, 가을 행락철 식품위생 점검…유원지·야영장 주변 700곳 대상
  • 수천 년을 살아온 올리브나무…지금도 열매 맺는 크레타섬의 ‘살아있는 역사’
  • 꿀벌 뒷다리에 매달린 주황색 덩어리의 정체는?
  • 조지 워싱턴이 직접 고쳐 쓴 미국 헌법 초안, 239년 만에 7쪽 전체 첫 공개
  • 경기도, 가을철 농작업·야외활동 앞두고 진드기 매개 감염병 주의 당부
  • “혼자 있을 때 아이디어가 태어난다”…테슬라가 말한 고독과 발명의 의미
  • 레오 14세 교황, 71번째 생일 맞아…News Vaticano “교회에 대한 봉사에 감사”

포토뉴스

more +

해당 기사 메일 보내기

수천 년을 살아온 올리브나무…지금도 열매 맺는 크레타섬의 ‘살아있는 역사’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