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전 사고로 생성된 방사성 폐기물의 해양 방류는 지구상에 전례 없는 일로 해양생태계와 인류의 안전에 심각한 위험 초래
그린피스가 22일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우려의 성명서를 발표했지만, 일본 정부는 24일 오후 1시 오염수 방류를 시작했다. 이번 오염수 방류 총량은 134만여 톤이고 약 30년간 방류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 그린 피스(Greenpeace)의 성명은 다음과 같다.
그린피스 성명서
일본 정부가 일본 어민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르면 모레(8월 24일)부터 후쿠시마 오염수를 태평양에 방류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린피스는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초래할 수 있는 일본 정부의 무책임한 발표를 강도 높게 비판한다. 또, 방사성 오염 물질 방류가 초국경적으로 끼칠 수 있는 잠재적 피해 위험을 간과하고, 방류 저지와 관련해 국제법에 보장된 인접국의 권리를 행사하지 않은 한국 정부의 방조 행위를 엄중히 경고한다.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한 한국 정부의 태도는 안전을 등한시한 원전 제일주의 사고를 그대로 보여준다. 원전 사고로 생성된 방사성 폐기물의 해양 방류는 지구상에 전례 없는 일로 해양생태계와 인류의 안전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일본 어민은 물론 태평양 연안 관계국 주민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행위이며, 국제해양법 위반이기도 하다.
다카다 히사요 그린피스 일본사무소 프로젝트 매니저는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지역주민, 일본 국민뿐 아니라 국제사회, 특히 태평양 연안 등 관련 국가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해양 방류 일정을 발표한 것은 대단히 실망스럽고 개탄스럽다”며,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 발표를 비판했다.
일본정부와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원전의 폐로를 위해 오염수 방류가 꼭 필요하며, 방류 외에는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태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원전 폐로 계획이 사실상 실패하고 있음을 스스로 인정한 것과 다름없다. 탱크에 저장 중인 오염수를 방류한다고 해도 원자로 안에 남겨진 뜨거운 핵연료 잔해를 식히려면 냉각수 투입을 멈출 수 없다. 지하수 유입으로 인한 오염수 증가 역시 계속될 것이다. 방류로 오염수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주장하지만, 방류 이후에도 수십만 톤의 오염수가 추가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오염수 방류는 폐로를 위한 것이 아니라 기존 오염수의 장기 저장으로 발생하는 비용을 아끼려는 궁색한 선택일 뿐이다.
일본 정부는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이번 세기 내 원전 폐로는 과학적으로 불가능하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재난은 진행형이며, 사고 수습에 앞으로도 막대한 공적자금 투입이 필요하다. 더욱이 후쿠시마 1호기 격납건물은 앞으로 또 언제 발생할지 모를 지진에 구조적으로 취약한 상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는 원전 재가동에 골몰하며 방사성 폐기물의 태평양 방류를 결정했다. 이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남긴 쓰라린 아픔과 교훈에 대한 망각과 수십 년 동안 견고한 카르텔을 구축한 일본 원전 프로그램의 산물이다.
2023년 8월 3일 기준, 후쿠시마 수조에 저장된 오염수는 1,343,227㎥에 달한다. 이미 다핵종처리설비(ALPS)를 통해 한 번 이상 처리된 오염수이다. 그러나 도쿄전력 측 설명을 따르더라도 ALPS 처리 능력의 한계로 인해 이 가운데 약 70%는 최소 한차례 이상 재처리 과정을 거쳐야 한다. ALPS의 성능이 그만큼 불확실하다는 반증이다. 과학자들은 오염수의 방류에 따른 방사능 위험 평가는 물론 오염수 방류 시 함께 방출될 삼중수소, 탄소-14, 스트론튬-90, 요오드-129의 생물학적 영향 평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지적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런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쿄전력이 검토를 요청한 범위가 아니라는 이유로 이 문제를 묵인하고, 일본의 오염수 방류 계획을 보고서를 통해 사실상 승인했다.
숀 버니 그린피스 동아시아 원자력 수석 전문위원은 “폐로를 위해서는 방류가 필수적이라는 허황된 인식이 여전하다. 그러나 후쿠시마 원전 부지에는 아직 충분한 저장 공간이 있다. 일본 정부도 이 사실은 인정한다. 문제는 오염수를 장기 저장할 경우 일본 정부의 폐로 로드맵에 결함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는 점이다. 일본 정부는 문제를 직시해야 한다. 피하려 한다고 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현재의 폐로계획은 과학적 신뢰성이 없다. 핵연료 잔해와 같은 근본적인 문제를 덮어놓고, 지상에 저장된 오염수 방류와 같은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미봉책도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유엔인권이사회 이사국과 유엔 특별보고관들 또한 일본의 방류 계획을 반대하며 비판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일본의 오염수 방류는 깨끗하고 건강하며 지속가능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인간의 기본권으로 명시한 2021년 유엔인권이사회 결의안 48/13에 위배되며, 유엔해양법협약(UNCLOS)을 위반한 행위라는 것이다. 유엔해양법협약은 해양 방류가 초국경적 피해를 끼칠 수 있을 경우 포괄적인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숀 버니 전문위원은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는 이러한 현실을 놓고 솔직한 토론을 벌이는 대신, 거짓 해결책을 선택했다. 전 세계 바다가 이미 엄청난 환경적 스트레스와 압박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수십 년에 걸쳐 계획적으로 해양 환경을 방사성 물질로 오염시키려 하고 있다. 이는 후쿠시마를 비롯한 주변 지역, 나아가 아시아 태평양 지역 사람들의 기본적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로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장마리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현재 한국 정부의 원전의, 원전에 의한, 원전을 위한 신화적 사고가 오염수 방류를 용인하고 원전 일색으로 에너지 정책을 수립하는 배경”이라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의 위험성을 충분히 살펴보지 않고, 방류 중단 잠정조치와 같은 국제법적 권리도 요구하지 않은 윤석열 정부의 무대응은 시대적 심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 경고했다.
그린피스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단호히 반대하며, 앞으로 후쿠시마와 ‘초르노빌’(‘체르노빌’의 우크라이나식 발음) 등 원전사고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방사능 재난을 과학적으로 조사해 전 세계에 알리는 캠페인을 지속할 것이다. 동시에, “기후위기로 신음하는 지구와 인류를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위험한 원전이 아닌 안전한 재생에너지라는 사실을 알리는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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