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은 농식품 시스템의 수혜자가 아닌, 변화의 원동력이다
2025년,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농식품 시스템 속 청년의 역할을 조명한 보고서 『농식품 시스템 내 청년의 현황』을 출간했다. 이 보고서는 전 세계 청년들이 농식품 시스템에서 어떤 위치에 있으며, 어떠한 기회와 제약 속에 놓여 있는지를 심층적으로 분석한 자료로 지금까지 발표된 청년 참여 관련 연구 중 가장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을 담고 있다.
FAO는 이 보고서를 통해 청년들이 단순히 수동적인 수혜자가 아니라 농식품 시스템의 변화를 이끄는 주체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농촌 청년들이 교육과 영양 자원에 대한 접근권을 충분히 보장받고 의사 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면 이는 단지 청년 개인의 삶을 개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와 국가의 지속 가능한 번영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전 세계적으로 약 13억 명에 이르는 청년 인구 중 대부분은 저소득 국가와 중하위소득 국가에 거주하고 있다. 특히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와 남아시아에서는 청년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수십 년간 농식품 시스템의 구조와 방향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될 전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도 전 세계 청년의 약 46%가 농촌에 거주하고 있으며 이들 중 상당수가 농업에 기반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청년들의 농식품 시스템 참여에는 다양한 구조적 장벽이 존재한다. 토지 상속의 지연, 높은 토지 가격, 제한적인 금융 접근성, 교육 및 정보 부족 등은 청년들이 독립적인 농업인 또는 농업 창업가로 자리잡는 데 큰 장애가 된다. 특히 농촌 지역의 젊은 여성들은 조혼과 돌봄 책임, 낮은 교육 수준 등으로 인해 더욱 열악한 상황에 처해 있다. 이들은 도시 여성이나 남성 청년에 비해 ‘교육도, 직업도, 훈련도 없는 상태’에 있을 가능성이 훨씬 높다.
이 보고서는 청년들이 안정적인 일자리, 식량 안보, 영양 개선을 통해 경제적·환경적 충격에 견디는 회복력을 갖출 수 있도록 농식품 시스템이 설계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단순한 고용 창출을 넘어 청년들이 시장 접근성과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농업 가치사슬 전반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또한 기후 변화의 영향을 크게 받는 지역에 사는 청년들의 현실을 조명한다. 약 3억 9천만 명의 농촌 청년이 기후 변화로 인해 농업 생산성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에 거주하고 있으며, 이 중 1억 1천만 명은 토지 질이 극히 열악한 지역에 살고 있다. 이와 같은 환경적 제약은 청년들의 이주 결정을 촉진하며 많은 경우 도시나 국외로 떠나는 선택으로 이어진다.
특히 농식품 시스템이 전통적인 소규모 자급자족 농업에서 점점 더 산업화되고 다변화됨에 따라 농촌 청년의 비중은 감소하는 추세다. 선진국이나 산업화된 농식품 시스템을 갖춘 국가들에서는 농업에 종사하는 청년 비율이 10% 초반에 머무르고 있으며 이로 인해 세대 교체가 어려워지고 농촌 지역의 활력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인센티브뿐 아니라 사회적, 제도적 장벽을 해소하고 청년의 삶의 질과 일자리 매력을 함께 높이는 종합적인 정책 접근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강조한다.
FAO는 이 보고서를 통해 청년의 농식품 시스템 참여를 단순한 생계 유지 수단이 아니라 지속 가능성과 혁신의 촉매로 보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청년의 가능성을 현실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정부, 국제기구, 민간 부문이 협력하여 청년 친화적인 정책을 개발하고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 이는 농업의 미래일 뿐만 아니라 전 지구적인 식량 안보와 경제적 회복력, 기후 대응 역량을 높이는 길이기도 하다.
『농식품 시스템 내 청년의 현황』은 청년이 중심에 서는 농식품 시스템 전환을 꿈꾸는 이들에게 중요한 보고서다. 지속 가능한 농업과 농촌의 미래를 고민하는 모든 사람에게 깊은 통찰과 실천적 방향을 제시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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