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전남 지역을 차세대 전력망(K-그리드)의 혁신 기지로 조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31일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회의에서는 지난 7월 10일 공개된 RE100 산업단지 조성과 호남 지역 전력망 접속 재개 대책의 연장선상에서 전력망의 구조적 전환을 위한 방안이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21세기는 전기의 시대"라며 "국가의 미래를 위한 전력 인프라 혁신을 조속히 추진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는 2050년까지 전기가 최종 에너지의 52%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탄소 중립 시대와 AI 데이터센터 확산 등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번 계획은 기존 대형 발전소 중심의 송전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에서 생산한 재생에너지를 지역 내에서 소비하는 '분산형 에너지 체계'로의 전환을 골자로 한다. 이를 위해 전남권은 재생에너지의 잠재력이 크고 전력망 정비가 시급한 지역으로 꼽혀 우선 시범사업지로 선정됐다.
전남 지역의 철강·석유화학 산업단지를 재생에너지 기반 마이크로그리드 산단으로 탈바꿈시키고 대학 캠퍼스, 공항, 군부대, 스마트팜 등에 소규모 전력망을 구축해 인공지능 기반으로 다방향 연계할 계획이다.
마이크로그리드는 특정 지역 내에서 재생에너지를 생산·저장·소비하는 소규모 전력망이다. 이 시스템을 전국적으로 촘촘히 연결함으로써 전력 효율을 극대화하고 장거리 송전의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정부는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전남대, 광주과학기술원(GIST) 등을 중심으로 'K-그리드 인재 창업 밸리'를 조성해 세계적인 전력기술 인재를 양성하고 에너지 산업의 세계화를 도모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K-재생에너지 원팀을 구성해 전력 기술을 수출 산업화하고 에너지 분야를 ‘제2의 반도체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비전도 제시됐다.
정부는 이 사업을 지역 경제 활성화의 기회로 삼기 위해 주민 참여형 이익 공유 모델도 병행 도입한다. 마을 단위의 전력 생산과 소비, 학교나 지역 공동체가 참여하는 에너지 민주주의 모델을 통해 지역 주민들의 직접적인 참여와 수혜를 보장할 방침이다.
한편 정부는 이번 전력망 혁신 사업을 단기 과제로 RE100 산단 조성을 중기 계획으로 구분해 추진 중이다. 조만간 장기 과제인 ‘에너지 고속도로 계획’도 발표할 예정으로 2050년 국가 에너지 대전환 프로젝트가 단계별로 본격화되고 있다.
이번 구상은 전력 인프라의 구조적 대전환을 통해 대한민국이 글로벌 에너지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정책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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