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천여 개 글로벌 규제가 작동하는 환경에서 기업의 DX·AX 기반 대응 전략 제시
제4기 한국ESG경영 최고위과정 11주차 강의가 11월 20일 여의도 FKI에서 열렸다. 이날 강의는 i-ESG 김종웅 대표가 ‘AI빅데이터 기반 통합 ESG 관리 전략’을 주제로 기업 현장에서 마주하는 최신 글로벌 규제 흐름과 기술 기반 대응 방안을 집중적으로 설명하며 진행됐다.
김 대표는 강의 서두에서 “ESG 규제가 일시적 이슈가 아니라 기업 환경의 뉴노멀이 됐다”고 강조하며, 지금 기업들이 직면한 변화가 단순한 유행이 아닌 구조적 전환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1천 개가 넘는 ESG 관련 규제가 이미 작동하고 있다”며 “이 흐름은 당분간 완화되기보다 확대·정교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옴니버스 패키지 부결…유럽은 결국 ‘강한 규제’ 유지 선택”
김 대표는 올해 ESG 논의의 핵심 사례로 EU의 ‘옴니버스 패키지’ 표결을 소개했다. 유럽 기업들은 규제 수준이 지나치게 높다며 완화를 요청했고, 이 요구가 법안 발의로 이어졌지만 표결에서는 근소한 차이로 부결됐다. 그는 “유럽 내부에서도 규제 완화 주장과 유지 주장이 팽팽했지만, 최종적으로 EU는 기존 강한 규제를 유지하는 선택을 했다”며 “이는 ESG 규제가 쉽게 후퇴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님을 다시 확인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파리협정 탈퇴나 미국·카타르 정부의 EU 규제 완화 요구 등 규제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존재하더라도 전체 기조는 “공방 속 유지·강화”로 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CSDDD가 만든 공급망 리스크…“직접 수출 안 해도 영향권”
EU의 ‘기업 지속가능성 실사지침(CSDDD)’은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 규제로 소개됐다.
김 대표는 “CSDDD는 EU 기업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발생한 인권·환경 리스크에 대해 막대한 과징금과 공공조달 제한을 감수해야 하는 구조”라며 “EU 기업은 자연스럽게 전 세계 협력사에 동일한 ESG 데이터를 요구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국내 대·중소기업 모두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는 내수 기업이니 괜찮다’는 생각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며 “납품하는 대기업이 수출 기업이면, 그 순간 이미 글로벌 공급망의 일부가 된다”고 강조했다.
“한국만 규제 공백…그러나 면제되는 것이 아니다”
김 대표는 UN PRI 자료를 인용해 “한국은 글로벌 지도에서 규제 깃발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공시 의무가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는 이를 “규제를 안 해도 되는 상황”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규제는 여전히 강화되고 있고, 대기업은 이를 충족하기 위해 공급망부터 표준화하려 한다. 국내 규제가 없을수록 오히려 기업들끼리 더 빠르게 자발적 압박이 일어나는 역설적 구조가 생긴다”는 설명이다.
현대차·BMW 사례로 본 ‘규제의 실제 파급력’
강의에서는 현대차와 BMW의 공급망 관리 사례가 소개됐다. 김 대표는 “현대차는 ESG 수준이 미달하면 협력업체 재계약을 제외하겠다고 밝힌 바 있고, BMW는 최근 3년간 150개 협력사와 거래를 중단했다”고 말했다.
이는 대기업이 협력업체를 일방적으로 압박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글로벌 규제 위반 책임을 떠안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리스크 관리 조치”라는 점을 강조했다.
기후과학에서 본 1.5℃ 문제…“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김 대표는 IPCC 자료를 바탕으로 기후위기 과학적 배경도 풀어 설명했다. 1850년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온도 상승폭을 1.5℃ 이하로 제한하는 국제 목표는 이미 1.1℃까지 도달했으며, 남은 0.4℃는 약 500기가톤 CO₂ 배출량에 해당한다. 현재 전 세계가 매년 40~50기가톤을 배출하고 있어 “단순 계산만으로 10~12년 후면 1.5℃에 도달한다”고 경고했다.
이 때문에 CCS·DAC 같은 탄소제거 기술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누군가에게는 규제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라는 점을 짚었다.
“ESG의 ‘수치화·측정’…모든 것은 데이터에서 시작”
김 대표는 현재 ESG의 핵심을 “숫자·측정 기반 비재무 성과 관리”라고 규정했다. 규제가 생기면 비교가 필요하고, 비교를 위해선 공통 단위와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업이 실제로 받는 요구 자료도 대부분 단위·산식·근거문서를 명시한 정량 데이터이며, 이는 매년 반복된다. 김 대표는 “휴먼 에러가 큰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디지털 기반 데이터 관리 필요성을 강조했다.
DX에서 AX로…i-ESG가 제시한 ‘실행형 ESG 관리’
i-ESG는 ESG 데이터를 클라우드에서 통합 관리하고, RAG 기반 AI 분석을 적용한 SaaS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김 대표는 “AI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AI가 의미 있게 작동할 수 있는 데이터 구조를 먼저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며 “초기에는 데이터 정합성과 구조 설계에 대부분의 시간을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플랫폼은 본사·자회사·해외법인·공급망 기업이 직접 데이터를 입력하고, 온실가스 스코프 1·2·3·배출계수 등의 계산을 자동화해 휴먼 에러를 줄이는 방식으로 구성돼 있다.
“표준화는 완전 통일이 아니라 ‘공통 영역 확보’로 갈 것”
표준화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김 대표는 “산업 전반의 완전한 일원화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산업과 상관없이 60~70%는 공통으로 묻는 항목이며, 이 정도만 갖추면 거래 중단 위험은 크지 않다”고 답했다. 또한 “전략 설계는 컨설팅이, 운영·데이터 관리는 디지털이 담당하는 역할 분담 구조가 보다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데이터를 보면 ESG 요구는 장기적으로 우상향할 수밖에 없다”며 “트럼프 발언 등 단기 이벤트에 흔들리기보다, 기업별 역할과 대응 수준을 지금부터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ESG경영 최고위과정은 한국ESG위원회와 ESG코리아뉴스가 공동 주최하는 ESG 리더 교육 프로그램으로, 현재 'ESG with AI'를 주제로 4기 과정이 진행 중이다. 5기 과정은 내년 3월 5일(목) 시작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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