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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미래를 비추는 거울... 약 2억 5천만 년 전의 대멸종

  • 유연정 기자
  • 입력 2025.07.03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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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류가 직면한 기후 위기와 지구 역사상 가장 심각했던 대멸종 사건인 페름기 말 대멸종(Great Dying)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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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 과거 화산 활동으로 인한 페름기의 대멸종 모습, (우) 현재 열대우림 파괴 및 탄소 배출 공장 모습 [사진=Chat GPT 생성 이미지]

 

약 2억 5천만 년 전, 지구는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극심한 생물학적 재앙을 겪었다. ‘페름기 말 대멸종(Permian–Triassic extinction event)’이라 불리는 이 사건은 지구 생명체의 약 90%를 멸종시키며 생태계를 거의 완전히 붕괴시켰다.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이 대멸종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연구를 지속해왔고, 최근의 국제 공동 연구는 그 비밀을 밝히는 데 한걸음 더 다가갔다.


이 대멸종의 가장 유력한 원인으로는 시베리아 트랩(Siberian Traps)이라 불리는 지역에서의 대규모 화산 활동이 지목된다. 이 화산 활동은 수백만 년에 걸쳐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와 메탄 등 온실가스를 대기 중으로 방출하며 지구의 평균 기온을 급격히 상승시켰다. 그러나 과학자들을 더욱 당황하게 했던 것은, 화산 활동이 멈춘 뒤에도 지구가 수백만 년 동안 ‘초온실가스(high greenhouse gas)’ 상태를 유지하며 치명적인 고온이 지속됐다는 점이다.


이 미스터리에 대한 열쇠는 바로 ‘열대우림의 붕괴’였다. 영국 리즈대학교와 중국 지질대학의 공동 연구진은 중국 전역에서 수십 년 동안 축적된 식물 화석과 지층 데이터를 바탕으로, 페름기 말 당시의 생태계를 면밀히 재구성했다. 그 결과, 대규모 산불과 고온에 의해 광범위한 열대우림이 붕괴되었으며, 이로 인해 지구의 탄소 저장 시스템이 붕괴되었음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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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멸종 후의 석송류 [사진=젠 쉬 박사]

 

식물은 대기 중 탄소를 흡수해 저장하는 기능을 수행하며, 규산염 풍화작용을 통해 장기적으로 탄소를 지각 속으로 격리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숲이 사라지자, 이 자연 순환이 멈췄고, 대기 중에는 탄소가 계속 축적되며 지구는 더욱 뜨거워졌다.


이는 단순한 생물 멸종이 아닌, 지구 시스템의 전환점을 의미한다. 과학자들은 이를 ‘임계역치(threshold)’ 또는 ‘전환점(tipping point)’이라고 부르며, 일정 지점을 넘으면 생태계는 회복 불가능한 상태에 접어들 수 있다고 경고한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브리스톨 대학의 고생물학자 마이클 벤튼 교수는 “숲의 손실은 탄소 순환을 무너뜨리고, 결과적으로 대기 중 CO₂의 장기적인 축적을 초래한다. 이는 생태계 복원 능력 자체를 약화시킨다”고 지적했다.


이와 같은 과거 사례는 오늘날 인류가 직면한 기후 위기와 밀접하게 연결된다. 현대 산업 활동은 과거 화산 활동에 비견될 만큼 막대한 양의 온실가스를 대기 중에 방출하고 있으며, 전 세계의 열대우림—특히 아마존, 콩고 분지, 동남아시아—역시 인간에 의해 빠르게 파괴되고 있다. 연구를 이끈 벤저민 밀스 교수는 “오늘날의 열대우림은 과거보다 고온에 더 잘 적응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한계는 존재한다”며 “우림이 무너지면 탄소 순환도 함께 무너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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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나리류 화석 [사진=fotolia]

 

무서운 사실은, 인간이 지금 당장 탄소 배출을 완전히 멈추더라도 지구의 온난화가 자동적으로 멈추지는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오히려 열대우림 붕괴, 영구동토층 해빙, 바다의 탄소 흡수력 상실 등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면서 온난화가 가속될 수도 있다. 이는 과거 대멸종 시기에도 확인된 현상이며, 인류가 이를 반복할 경우 지구는 수백만 년 동안 회복되지 않을 수 있다.


결국 이 연구는 단지 고생물학적 흥미를 넘어서, 현재와 미래를 위한 강력한 경고로 읽힌다. 지구는 이미 여러 기후 임계점 근처에 다가서 있다. 과거 생태계의 붕괴는 단 한 번의 전환으로 모든 것이 무너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한 전환점은 돌아올 수 없는 길일 수 있으며, 그 끝에는 인류 문명의 지속 가능성마저 위협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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