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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사색노트] 잠시 멈춰 서서 느림을 살아보다

  • 윤아라 기자
  • 입력 2025.09.14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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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무것도 하지 않음의 힘, 느리게 살아갈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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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의 여유, 느리게 걷기 [사진= Orkhan Aliyev]

 

세상은 정말 빠르게 돌아간다. 스마트폰 화면을 켜는 순간 수많은 알림이 쏟아지고 할 일은 끝도 없다. 출근길엔 사람들의 발걸음이 쉴 새 없이 이어지고 도로 위의 차들도 모두 어디론가 바쁘게 향하고 있다. 우리도 그 흐름 속에 있다. 하루를 살다 보면 마치 시간을 따라잡기 위해 끊임없이 달리는 기분이 든다.


하지만, 가끔은 생각하게 된다. 멈추지 않고 달리기만 하는 삶은 과연 지속가능한가?


어느 날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눈을 떴다. 뭔가 해야 할 일도 급하게 갈 곳도 없던 아침이었다. 잠시 커튼을 걷어 보았다. 창밖의 빛이 은은하게 방 안을 채우고, 지나가는 바람이 나뭇잎을 흔들고 있었다. 그 순간 알게 되었다.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에도 세상은 조용히, 묵묵히 흘러가고 있다는 사실을.


BBC에서는 ‘일부러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야기한 적이 있다. 느리게 살기 위해 일부러 속도를 줄이는 사람들이 늘고 있고, 그들은 오히려 그 느림 속에서 더 깊은 만족과 평화를 얻는다고 했다. 


한 작가는 1년간 아무 일도 하지 않기로 결심했고, 그 시간 동안 ‘하지 않음’의 힘을 발견했다고 했다. 처음엔 불안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마음이 차분해지고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몰타의 한 신문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그곳 사람들은 시간의 ‘속도’보다 ‘질’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한다. 바쁜 일정 속에서 친구와 마시는 커피 한 잔, 짧은 산책, 손으로 직접 무언가를 만드는 그 순간들을 소중히 여긴다. 꼭 멀리 떠나지 않아도, 꼭 무언가를 해내지 않아도, 삶은 충분히 의미가 있을 수 있다는 말이다.


공감한다. 가끔은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눈앞의 하늘을 바라본다. 커피를 마시며 그 향에 집중해 보고, 책 한 페이지를 천천히 읽어본다. 그렇게 작은 느림을 실천하면 마음이 조금씩 여유로워진다. 시간은 여전히 흘러가지만 그 속도를 내 마음에 맞춰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이 위안이 된다.


걸음을 멈춘다고 해서 세상이 멈추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내가 잠시 멈춤으로써 세상을 더 또렷하게 바라볼 수 있다. 빠르게 사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가끔은 천천히, 나만의 속도로 살아가는 것도 중요하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잠시 숨을 고르고 스스로에게 말해보자.

“지금 이 순간, 나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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