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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스쿨링, 꿈과 두려움 사이의 선택

  • 하윤아 기자
  • 입력 2025.10.02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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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드스쿨링 [사진= Aleson Padilha]

 

월드스쿨링(World schooling)은 말 그대로 세상을 학교 삼아 아이를 가르치는 교육 방식이다. 전통적인 교실 수업에서 벗어나 부모와 자녀가 함께 세계를 여행하며, 각 지역에서의 경험을 학습으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태국의 시장에서는 낯선 열대 과일을 통해 생물학과 언어를 배우고, 유럽의 성당에서는 역사와 미술을 자연스럽게 접하는 식이다.


이 방식은 단순한 홈스쿨링을 넘어 삶과 학습을 결합한 형태에 가깝다. 교과서에만 의존하지 않고 실제 세계 속에서 공감 능력, 적응력, 회복력 같은 ‘삶의 기술’을 익히며, 부모와 아이가 함께 시간을 보내고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모든 것이 이상적으로만 보이는 것은 아니다. 언어와 문화의 장벽은 부모와 아이 모두에게 부담이 되고, 안정적인 또래 관계를 맺기 어렵다는 한계가 따른다. 게다가 항공료, 생활비, 허브 프로그램 참가비 등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은 상당하다. 결국 부모의 교육적 역량과 헌신, 그리고 재정적 여유가 뒷받침되어야 가능한 선택이다.


팬데믹 이후 원격 학습이 일상화되면서 월드스쿨링에 대한 관심은 크게 늘었다. 미국에서는 2019년부터 2022년 사이 홈스쿨링 관심이 30% 증가했으며, 태국·스페인·포르투갈 등지에는 ‘월드스쿨 허브(Worldschool Hub)’라는 커뮤니티가 형성되어 비슷한 가족들이 모여 함께 학습하고 교류하는 흐름도 나타났다. 하지만 이곳에 참여하려면 매달 250달러(한화 35만원)에서 900달러(한화 126만원)에 이르는 추가 비용이 필요해 경제적 부담은 여전히 큰 걸림돌이다.


뉴욕 포스트에 따르면 영국의 밀레니얼 부부 로렌 타이슨(31)과 남편 로이(37)는 두 자녀와 함께 아시아를 여행하며 홈스쿨링을 병행하고 있다. 큰아들이 학교에서 정서적 어려움을 겪자 이들은 영국의 바쁜 일상과 교육 시스템을 떠나 세계를 무대로 한 새로운 배움을 택했다. 매일 아침 영어 교과 과정을 가르친 뒤 시장과 농장을 찾아 과일, 종교, 문화를 직접 배우는 일상이 곧 교실이 된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체험하는 ‘세계 학교’는 낭만과 함께 불안도 동반한다. 새로운 언어와 문화에 적응해야 하는 부담, 재정적 압박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럼에도 타이슨 가족은 “영국으로 돌아가는 것을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그들에게 여행은 곧 교육이며, 세계는 곧 학교다.


결국 월드스쿨링은 자유와 모험을 약속하는 동시에 불확실성과 두려움을 함께 안겨주는 선택이다. 어떤 가족에게는 삶의 전환점이자 이상적인 교육일 수 있지만, 또 다른 가족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도전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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