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알래스카 출신의 젊은 등반가 발린 밀러(23)가 캘리포니아 요세미티 국립공원에서 엘 캐피탄을 오르던 중 추락해 숨졌다. 밀러의 어머니 제닌 무어먼은 가족이 운영하는 아웃도어 업체 블로그를 통해 아들의 죽음을 확인하며 “세상이 특별한 영혼을 잃었고 우리의 가슴은 산산이 조각났다”고 전했다.
밀러는 사고 당일 엘 캐피탄의 고난도 루트인 ‘꿈의 바다(Sea of Dreams)’를 로프 솔로 방식으로 등반 중이었다. 정상 부근에서 장비 조작 과정에서 하강을 시도하다 로프가 닿지 않는 지점까지 내려온 뒤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 지점은 계곡 바닥에서 약 3,000피트 높이에 이르는 절벽 면으로 요세미티에서도 가장 위험한 구간 중 하나다.
어린 시절 아버지를 따라 등반을 시작한 밀러는 알래스카의 빙벽과 고산지대를 무대로 기량을 쌓아왔으며 최근까지도 북미와 남미의 여러 명산을 찾아 모험적인 등반을 이어왔다. 특히 지난 6월에는 북미 최고봉인 맥킨리 산(데날리)의 대표적 난이도 루트 ‘슬로바키아 직행(Direct)’을 단독으로 완등한 것으로 알려져 등반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SNS를 통해 자신의 등반 장면을 공유하며 대중과 소통해왔고, 밝은 오렌지색 텐트 덕분에 커뮤니티에서는 ‘오렌지 텐트 남자’라는 애칭으로 불렸다. 등반할 때 광대에 은색 반짝이를 바르는 독특한 습관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를 스스로 “전투에 나서는 전사의 화장”에 비유하기도 했다.
가족과 동료들은 밀러를 장난기 많고 호기심 넘치며 에너지로 가득한 인물로 기억한다. 어머니는 아들을 “로빈 윌리엄스의 거친 에너지를 닮았다”고 회상하며, “그는 검소하게 살면서도 오로지 등반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는 올해 들어 요세미티에서 발생한 세 번째 등반 사망 사고로 기록되었다. 특히 미국 연방 정부 셧다운으로 국립공원 운영이 위기에 처한 시기와 맞물려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국립공원 당국은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며 등반 커뮤니티는 그의 죽음에 깊은 애도를 표하면서도 고난도 등반의 위험성을 다시금 성찰하는 계기로 삼고 있다.
밀러는 등반을 통해 자유와 모험을 추구한 젊은 영혼이었다.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산악계에 큰 상실감을 안겼지만, 그가 남긴 열정과 도전 정신은 앞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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