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구자들이 제안한 미래 박물관의 모습이 주목을 받고 있다. 리차드 로즈(Richard Rhodes)와 산드라 울리(Sandra Woolley)가 발표한 뒤로 가는 미래 박물관 – 가상 시민 참여 박물관을 위한 사변적 디자인 (Back to the Future Museum – Speculative Design for Virtual Citizen-Curated Museums)라는 연구 논문이 바로 그것이다.
리처드 로즈(Richard Rhodes)와 산드라 울리(Sandra Woolley)는 시민이 직접 큐레이터가 되어 가상 박물관을 설계하고 공유하는 시대를 상상하며 이를 디자인 픽션(speculative design)이라는 접근법으로 구체화했다.
이들이 구상한 ‘미래 박물관’은 기존 박물관과 달리 단순한 관람을 넘어 방문자가 직접 유물과 전시를 큐레이션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관람객은 현실 박물관에서 QR 코드를 스캔해 3D 유물 모델과 전시 자산이 담긴 ‘에셋 팩(asset pack)’을 내려받을 수 있다. 집에서는 VR 헤드셋이나 AR 기기를 통해 자신만의 전시를 구성하고 친구들과 공유하며 몰입감 있는 가상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이러한 접근은 단순히 디지털 전시를 넘어서 물리적 유물과 무형 문화유산을 모두 경험하게 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예를 들어, 전통 놀이, 스토리텔링, 상호작용형 체험까지 포함되므로, 시민은 박물관의 역사적 콘텐츠를 자신의 관심과 취향에 맞게 재해석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러한 미래 박물관이 가져올 장점으로 접근성 향상, 참여도 증대, 개인 맞춤형 큐레이션, 무형 유산의 통합 등을 꼽았다. VR이나 AR 장치를 활용하면 이동이 어려운 사람도 박물관을 경험할 수 있고 관람객은 전시되지 않은 유물까지 디지털로 확대·회전하며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하지만 도전 과제도 분명하다. 고품질 3D 유물 모델을 제작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고 에셋 팩을 제작·유지하는 과정 역시 전문 기술과 디자인 역량을 요구한다. 또한, 시민 큐레이션이 전통 박물관의 방문자 수나 운영 구조에 미치는 영향 역시 아직 불확실하다.
연구진은 이번 설계를 통해 박물관의 미래 역할과 사회적 기능을 재고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전통적 박물관이 단순히 유물을 전시하는 공간이었다면 미래 박물관은 시민 참여를 중심으로 한 개인화된 학습·체험 공간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 논문은 전통 박물관과 가상 박물관의 공존 가능성과 시민 참여를 통한 새로운 큐레이션 모델 그리고 디지털 유산 보존 전략을 함께 고민하게 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기술과 창의성이 결합된 박물관의 새로운 시대가 머지않아 현실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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