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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0광년 밖 ‘코끼리 코’ 속에서 별이 태어난다

  • 유연정 기자
  • 입력 2026.08.11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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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대한 가스와 먼지 구름 IC 1396A…강력한 자외선과 항성풍 속에서 새로운 별 형성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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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끼리코 성운(Elephant Trunk Nebula)’으로 불리는 IC 1396A [사진=World and Science  X]

 

지구에서 약 2,400광년 떨어진 우주에 거대한 코끼리의 코를 닮은 가스와 먼지 구름이 있다. ‘코끼리코 성운(Elephant Trunk Nebula)’으로 불리는 IC 1396A이다. 독특한 모습으로 잘 알려진 이 성운은 단순히 아름다운 천체에 그치지 않는다. 짙은 가스와 먼지 속에서 새로운 별이 태어나고 있는 대표적인 별 형성 지역이기도 하다.


과학·우주 관련 콘텐츠를 소개하는 X 계정 ‘World and Science’는 11일 코끼리코 성운의 사진을 소개하며 “두껍고 길게 뻗은 가스 구름 속에서 수많은 원시별이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게시물에 사용된 사진의 크레디트는 천문학자 T.A. Rector와 WIYN, 미국 국립광학·적외선천문학연구소(NOIRLab), 미국 국립과학재단(NSF), 천문학연구대학연합(AURA)으로 표시돼 있다.


코끼리코 성운은 케페우스자리 방향에 있는 거대한 전리수소 영역 IC 1396 내부에 자리한다. NASA 자료에 따르면 이 천체는 차갑고 밀도가 높은 성간 가스와 먼지로 이루어져 있으며, 길이는 20광년 이상에 이른다. 멀리서 보면 하나의 검고 긴 기둥처럼 보이지만 내부에서는 별의 탄생과 관련된 복잡한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


천문학자들이 이곳에 주목하는 이유도 성운 내부에 숨어 있는 어린 별들 때문이다. 가스와 먼지가 가시광선을 가로막고 있어 내부를 일반적인 광학 관측만으로 들여다보기 어렵지만, 적외선 관측을 이용하면 먼지 너머에서 형성되고 있는 별들을 확인할 수 있다.


2004년 스피처 우주망원경 관측 자료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IC 1396A 내부에서 이전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여러 원시별이 발견됐다. 연구진은 매우 어린 단계의 원시별과 함께 다수의 젊은 별을 확인하면서 이 거대한 가스 구름 내부에서 실제 별 형성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관측을 통해 보여줬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주변의 거대한 별이 새로운 별의 탄생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IC 1396 중심부에는 뜨겁고 질량이 큰 O형 별 ‘HD 206267’이 존재한다. 이 별에서 방출되는 강력한 자외선과 항성풍은 주변의 가스와 먼지를 침식하는 한편, 일부 조밀한 분자 구름에 압력을 가하는 역할도 한다.


이 때문에 천문학계에서는 강한 복사 에너지가 주변 가스를 압축하면서 별의 형성을 촉진할 가능성에 주목해 왔다. NASA 역시 젊고 질량이 큰 별에서 나오는 복사와 항성풍이 차가운 가스 구름과 상호작용하면서 새로운 세대의 별 형성을 촉발할 수 있으며, 코끼리코 성운이 이러한 현상을 연구할 수 있는 지역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한다.


실제 관측 연구에서도 이 같은 가능성이 제기됐다. 2012년 국제학술지 Monthly Notices of the Royal Astronomical Society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찬드라 X선우주망원경과 광학·적외선 관측 자료를 이용해 IC 1396A와 주변 지역을 조사했다.


연구진은 이 지역에서 250개가 넘는 어린 별을 확인했으며, 이 가운데 최소 140개 이상이 주변의 강한 복사에 의해 영향을 받은 별 형성 과정과 관련됐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IC 1396 전체에서 이 같은 ‘촉발형 별 형성’이 차지하는 비중도 최소 14~25% 수준일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주변 별의 복사가 새로운 별을 직접 ‘만든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별의 탄생에는 가스의 밀도와 중력 붕괴, 자기장 등 여러 조건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코끼리코 성운에서는 이처럼 파괴와 탄생이라는 서로 반대되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이 동시에 일어난다. 거대한 별에서 방출되는 강력한 자외선과 항성풍은 주변 가스와 먼지를 조금씩 깎아내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가스를 압축해 별이 탄생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


World and Science가 11일 소개한 사진 역시 이러한 우주의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다만 이 사진은 11일 새롭게 촬영된 것은 아니다. 게시물에 명시된 크레디트와 일치하는 자료는 미국 애리조나 키트피크 국립천문대의 WIYN 0.9m 망원경으로 관측해 2020년 공개된 이미지다. 따라서 ‘11일 촬영된 사진’이 아니라 ‘11일 World and Science가 소개한 사진’으로 표현하는 것이 정확하다.


코끼리의 코를 닮은 독특한 모습 뒤에는 수백만 년에 걸쳐 이어지는 별의 탄생과 변화가 숨어 있다. 지금 우리가 바라보는 빛조차 지구에 도착하기까지 약 2,400년이 걸렸다. 사진 속 아름다운 우주 구름은 별이 태어나고 주변의 거대한 별과 가스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거대한 ‘별의 요람’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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