넬슨 올레 레이이아(Nelson Ole Reiyia)는 케냐 마사이마라 국립보호구역 근처에서 태어나고 자란 원주민 지도자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사바나의 풍경과 야생 동물이 공존하는 삶을 당연하게 여겼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그가 목격한 것은 점점 늘어나는 전기 울타리와 관광 개발 그리고 토지의 상품화였다. 울타리는 야생 동물의 이동 경로를 차단하고 공동체의 생계 기반인 땅을 파편화하며 결국 생태계 붕괴의 위험을 키우고 있었다.
레이이아는 이러한 위협을 가만히 지켜보지 않았다. 그는 지역사회와 함께 ‘나슐라이 마사이 보호구역(Nashulai Maasai Conservancy)’을 세웠다. 나슐라이는 “조화롭게 공존한다”는 뜻으로 야생동물·가축·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균형의 철학을 담고 있다.
이곳은 마사이족이 직접 관리하는 첫 공동체 기반 보호구역으로 탄자니아 세렝게티와 케냐 마라 국립공원을 잇는 핵심 이동 통로를 보호한다. 순환 방목 등 전통적 토지 관리 방식을 적용해 코끼리, 누우, 기린의 이동로를 되살렸으며, 여성 주도의 강 복원 사업과 유기농 시장 원예 프로젝트로 지역 식량 안보와 깨끗한 물 공급도 확대하고 있다. 심지어 코끼리 배설물로 비누를 만들어 수익을 창출하는 등 혁신적 생태 비즈니스 모델을 실험하고 있다.
그의 활동은 단순한 보전 프로젝트를 넘어 원주민 권리와 글로벌 ESG 과제를 잇는 사례로 평가받는다. 레이이아는 “우리 문화는 동물을 도살하거나 상아를 거래하는 것을 장려하지 않는다. 마사이족은 항상 자연과 조화롭게 살아왔고, 그 지혜가 생태계 균형을 지켜왔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원주민 공동체가 관리하는 토지는 생물다양성 보존에 있어 가장 효과적이고 비용 효율적인 모델 중 하나로 확인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탄자니아 응고롱고로 보호구역에서처럼 많은 마사이 공동체는 여전히 조상의 땅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해 있다. 레이이아는 국제회의와 협상장에서 목소리를 높이며 원주민 참여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그는 “보존은 특정 집단이 배제될 때가 아니라, 공동체가 참여하고 연결될 때 가능하다”며 정치인과 기술관료뿐 아니라 원주민 지도자들이 의사결정에 동등하게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리더십은 국제적으로도 주목받았다. 2020년 나슐라이 보호구역은 UNDP 에콰도르 상(Ecuador Prize)을 수상하며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손실 대응에 기여하는 혁신적 자연 기반 해법으로 인정받았다. 이는 원주민 공동체가 단순한 수혜자가 아닌 지속가능성의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주체임을 세계에 보여준 사건이었다.
넬슨 올레 레이이아는 자신과 마사이 공동체를 “시민 과학자(citizen scientists)”라고 부른다. 매일 사바나에서 기후변화와 생태계 붕괴의 현장을 목격하며 전통 지식과 생활 속 실천으로 해법을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멸종 위기에 처한 생태계의 수호자입니다. 우리의 삶은 건강한 땅과 물, 그리고 살아있는 자연에 달려 있습니다. 원주민의 지혜와 권리를 존중할 때, 인류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넬슨 올레 레이이아(Nelson Ole Reiyia)의 이야기는 ESG 경영과 글로벌 생물다양성 보존의 교차점에서 중요한 교훈을 던진다. 기업과 정부, 국제 사회가 진정한 변화를 원한다면 원주민 공동체를 파트너이자 리더로 인정해야 한다는 메시지이다.
BEST 뉴스
-
영국 ‘edie 100’ 발표… 지속가능 전환 이끄는 리더 100인 선정
▲ 영국 ‘edie 100’ 발표… 지속가능 전환 이끄는 리더 100인 선정 [사진=edie] 영국 지속가능성 전문 매체 edie가 2026년 ‘edie 100’을 발표하고, 기후·자원·사회적 가치 분야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이끈 영향력 있는 리더 100인을 선정했다. 이번 발표는 단순한 직위나 ... -
[ESG 사람들 ㉙] 에이미 바워스 코르달리스(Amy Bowers Cordalis)... 클라마스(Klamath) 강의 부활을 이끈 토착민 변호사
▲ 에이미 바워스 코르달리스(Amy Bowers Cordalis) [사진=UNEP] 캘리포니아 북부를 흐르는 클라마스(Klamath) 강은 한때 서부 미국에서 세 번째로 큰 연어 산란지로 꼽혔다. 그러나 20세기 초부터 건설된 4개의 수력댐은 강의 자연 흐름을 막았고, 연어는 급격히 줄어들었다. 강을... -
[ESG 사람들 ㉛] CSIR… 플라스틱을 다시 설계하다, 아프리카의 과학이 순환경제를 이끌다
▲ CSIR [사진=UNEP] 남아공 프리토리아의 거대한 연구 허브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리토리아 외곽. 광활한 캠퍼스 안 실험실에서는 연구원들이 현미경과 분광기, 생분해 시험 장비를 오가며 데이터를 기록한다. 이곳은 아프리카 최대 규모의 공공 과학기술 연구기관인 과학산업연... -
[ESG 사람들 ㉚] 루치(Lu Qi)… 사막을 숲으로 바꾼 과학자, ‘녹색 장성’을 설계하다
▲ 루치(Lu Qi) [사진=UNEP] 중국 북부를 가로지르는 광활한 모래 지대. 내몽골의 울란부 사막은 한때 거센 모래폭풍으로 농경지와 마을을 위협하던 대표적 사막화 지역이었다. 그러나 최근 수십 년 사이 이곳의 풍경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모래 언덕 사이로 어린 묘목이 자라고...
전체댓글 0
NEWS TOP 5
실시간뉴스
추천뉴스
사람들
more +-
[ESG 사람들 ㉛] CSIR… 플라스틱을 다시 설계하다, 아프리카의 과학이 순환경제를 이끌다
남아공 프리토리아의 거대한 연구 허브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리토리아 외곽.... -
[ESG 사람들 ㉚] 루치(Lu Qi)… 사막을 숲으로 바꾼 과학자, ‘녹색 장성’을 설계하다
중국 북부를 가로지르는 광활한 모래 지대. 내몽골의 울란부 사막은 한때 거... -
[ESG 사람들 ㉙] 에이미 바워스 코르달리스(Amy Bowers Cordalis)... 클라마스(Klamath) 강의 부활을 이끈 토착민 변호사
캘리포니아 북부를 흐르는 클라마스(Klamath) 강은 한때 서부 미국에서 세 번째로... -
영국 ‘edie 100’ 발표… 지속가능 전환 이끄는 리더 100인 선정
영국 지속가능성 전문 매체 edie가 2026년 ‘edie 100’을 발표하고, 기...
오피니언
more +-
[지속가능한 지구 ⑫] ESG가 바꾸는 기업의 미래 지도… ‘탄소 이후’ 경쟁의 기준이 달라진다
ESG코리아뉴스는 ‘탄소 이후의 세계, 우리는 준비되어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
[AI 혁명, 인간 이후의 시대 ③] 노동의 재정의… 일하는 방식이 다시 쓰인다
인공지능(AI)의 확산은 인간의 사고와 판단 영역에까지 영향을 미치며 산업... -
[유영록의 청소년 시선으로 바라본 세계 ④] 과거의 교육... 현재와 다를 바 없는가
창덕궁의 봄과 한 부자의 비극 봄이 오면 여러 궁궐 가운데에서도 특히 창... -
[이승비의 소비자 경제 ①] 지갑으로 투표하는 시대, 소비자가 ESG를 만든다.
우리는 매일 소비를 한다. 커피 한 잔을 사고, 옷을 사고, 배달 음식을...
기획 / 탐방
more +-
[기계가 일하는 세상 ③] 스마트팩토리의 심장, 자동화 시스템… 공장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운영체제
공장은 더 이상 단순한 생산 공간이 아니다. 오늘날 제조 현장은 거대한 데... -
[기계가 일하는 세상 ②] 인간 대신 출근하는 협동로봇... 사무실 밖으로 나온 자동화
인공지능과 자동화 기술은 더 이상 공장 안에만 머물지 않는다. 이제 로봇은... -
[기계가 일하는 세상 ①] 공장을 지배한 로봇 팔의 진화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와 함께 인간 노동력의 근원이었던 공장은 근본적으로 ... -
[사라져가는 바다의 어머니들 ②] 2026 북대서양 참고래 출산기… 기자(Giza, #3020)
이 글은 ESG코리아뉴스를 통해 연재로 이어진다. 2026년 출산기에 확인된 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