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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여성과 가슴 성형... 확대에서 제거까지 ‘내 몸’에 대한 선택과 주체성

  • 김지원 기자
  • 입력 2025.10.13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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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렌도르프의 비너스(The Venus of Willendorf), 기원전 3만~2만2천 년경 [사진=History of Information+wikipedia]

 

최근 여성 사이에서 가슴 성형 수술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미용 성형 시장의 성장과 사회문화적 압력 그리고 미디어와 SNS를 통해 확산되는 이상적 신체 이미지가 맞물리면서 여성들은 자신의 몸을 보다 이상화된 기준에 맞추고자 확대술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단순히 볼륨을 키우는 목적뿐 아니라 출산이나 체중 변화로 인해 변형된 가슴을 회복하고 자아 정체성과 자신감을 되찾고자 하는 심리적 동기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보형물 삽입을 통한 확대술은 현대 여성에게 있어 외모와 자아와 사회적 평가가 얽힌 선택지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수술 증가 추세는 여성의 신체와 관련한 권리와 주체성 논의로도 연결된다.


최근 CNN의 재키 파룸보(Jacqui Palumbo)의 기사에 의하면 미국 피트니스 모델 겸 트레이너 케이티 코리오는 한때 가슴 확대 수술을 자연스러운 선택으로 여겼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보형물의 무게와 불편함, 통증, 감각 상실 등을 경험하며 제거를 고민하게 되었다. 


특히 그녀가 사용한 텍스처드 보형물이 희귀 림프종(BIA-ALCL)과 연관되어 리콜 대상임을 알게 된 후 결국 제거 수술을 결정했다. 코리오는 자신의 경험을 SNS에 공유하며, “이 몸은 당신의 것입니다. 원하지 않는다면 제거하는 것도 선택이 아닐까요?”라고 강조했다.


가슴 확대술은 실리콘이나 식염수 보형물을 유방 위나 흉근 아래에 삽입해 볼륨을 늘리는 수술로 절개 위치와 보형물 형태 등 다양한 방식이 있다. 여성들이 확대술을 선택하는 이유는 미적 욕망뿐 아니라 출산이나 체중 변화로 처진 가슴 회복과 선천적 비대칭 개선, 유방암 수술 후 대칭 회복, 자신감 회복, 사회적 기대 충족 등 복합적인 요인과 관련된다. 즉, 확대술은 단순한 볼륨 증가가 아니라 여성의 몸 이미지와 자아 그리고 사회적 관계가 얽힌 선택이다.


인류 역사와 예술에서도 여성의 가슴은 다양한 의미를 지녔다. 고대 비너스 조각상과 신화에서는 다산과 풍요 그리고 생명력의 상징으로, 중세와 르네상스 미술에서는 모성과 신성, 이상적 미를 표현하는 대상으로 등장했다. 근·현대 미술에서는 여성의 가슴이 단순한 감상의 대상이 아닌 젠더 정체성과 성적 주체성 그리고 권력관계를 드러내는 소재로 다뤄지기도 했다. 현대의 가슴 성형 열풍 역시 단순한 미적 욕망이 아니라 내면화된 미적 기준과 사회적 시선 그리고 소비문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이해할 수 있다.


최근 보형물 제거술(explantation)이 점차 늘고 있다. ISAPS와 ASPS에 따르면 2020~2024년 사이 보형물 제거 수술이 급증했지만 전체 미용 수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2%에 불과하다. 증가 원인으로는 유방 보형물 질환(BII)과 관련된 논의가 있다. BII는 피로, 근육·관절 통증, 인지 기능 저하, 탈모, 소화 불량, 우울증 등 다양한 전신 증상을 포함하며 제거 후 증상이 개선되는 사례가 보고됐다. 다만 연구는 선택적 제거 환자를 대상으로 한 제한적 조사이며 보형물과 면역 반응 간 기전은 명확하지 않아, 의학계는 BII를 배제 진단 범주로 보고 환자 개별 상태를 종합해 판단한다.


보형물 제거는 단순 제거부터 캡슐 조직 제거, 유방 거상술이나 지방 이식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회복 속도와 최종 결과는 개인차가 있으며, 흉터, 비대칭, 감각 변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또한 일부 외과의는 경제적 이유나 수술 복잡성 등으로 제거 요청을 망설이기도 한다. 


유방암 환자의 경우 재건술은 치료 연속선상에서 중요한 선택지이며 미용적 목적뿐 아니라 삶의 질 회복과 정체성 회복의 의미를 지닌다. 최근 연구는 재건술이 BII 유사 증상을 높이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하지만 일반 확대술과 동일 기준으로 논하기는 어렵다.


현대 사회에서 가슴 성형은 외모 중심의 문화, 미디어와 광고, 연예 산업이 설정한 이상적 곡선미, 자기 객체화, 경제적·의료적 이해관계와 맞물려 확산된다. 


확대술이나 제거술 모두 여성의 몸에 대한 선택권과 정보 기반 판단이 핵심이다. 자신의 선택을 공유하는 여성들의 목소리는 단순한 개인 고백을 넘어 문화적 전환과 ‘내 몸이 누구의 것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불러일으킨다. 


예술에서 여성의 가슴이 다양한 의미를 지녔듯, 오늘날 여성의 몸은 사회적 압박과 욕망 속에서 주체적으로 재해석되어야 하며 확대술이든 제거술이든 혹은 아무런 수술도 하지 않든 핵심은 ‘내 몸에 대한 충분한 정보와 존중’을 확보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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