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예측모델 성능 87%…혈압·콩팥기능·혈당관리 중요성 확인
국내 연구진이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실제 진료데이터를 활용해 응급실 방문 위험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했다. 환자의 혈압과 콩팥기능, 혈당 등 일상적인 진료 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는 정보를 활용해 고위험군을 조기에 파악하고 예방·관리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국내 5개 의료기관의 제2형 당뇨병 환자 22만여 명의 전자의무기록을 분석해 응급실 방문 위험을 예측하는 머신러닝 모델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PLOS ONE’ 7월호에 게재됐다. 연구는 국립보건연구원이 2022년부터 지원해 구축한 약 190만 명 규모의 다기관 당뇨병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진행됐다.
당뇨병은 대부분 외래 진료를 통해 관리할 수 있지만 심한 저혈당이나 고혈당, 당뇨병성 케톤산증 등 급성 합병증이 발생하면 응급실 방문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경우 입원과 사망 위험도 높아질 수 있어 응급실 방문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조기에 찾아 예방·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진은 2008년부터 2022년까지 국내 5개 의료기관에서 진료받은 제2형 당뇨병 환자 22만720명의 의무기록을 분석했다.
분석 대상 가운데 4만9770명(22.6%)은 당뇨병 진단 전후 1년 이내에 최소 한 차례 이상 응급실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약 10명 중 2명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응급실을 방문한 환자들은 방문하지 않은 환자보다 평균 연령이 높았으며 혈당 조절과 콩팥 기능도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특징을 보였다. 인슐린과 이뇨제를 사용하는 비율은 약 2배 높았고, 고혈압과 뇌혈관질환을 함께 앓고 있는 비율도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혈압과 혈당검사 결과, 콩팥 기능, 약물 처방 이력 등 의료기관에서 평소 확인하는 55개 임상정보를 활용해 여러 AI 모델을 개발하고 성능을 비교했다.
그 결과 가장 높은 성능을 보인 ‘캣부스트(CatBoost)’ 모델은 응급실 방문 위험이 높은 환자와 낮은 환자를 구분하는 성능이 87% 수준으로 나타났다. 기존 통계 방식의 모델은 73% 수준이었다.
응급실 방문 위험 예측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은 이완기 혈압이었으며 혈청 크레아티닌과 수축기 혈압이 뒤를 이었다. 혈청 크레아티닌은 콩팥 기능을 평가하는 주요 지표다.
연구진은 이들 요인 상당수가 약물치료와 생활습관 개선 등을 통해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진료 과정에서 위험요인을 조기에 확인하고 적절하게 관리할 경우 응급실 방문과 급성 합병증 위험을 낮추는 예방 전략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임주현 국립보건연구원 내분비신장질환연구과장은 “이번 연구는 국립보건연구원이 구축해 온 다기관 당뇨병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제 진료데이터가 환자의 건강 위험을 예측하고 예방 전략을 마련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며 “향후 1차 의료기관에서도 활용 가능한 예측모델을 보급함으로써 합병증 위험을 조기 발견하고 예방·관리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원호 만성질환융복합연구부장은 “당뇨병 환자의 응급상황 발생 이후 치료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위험을 사전에 예측하고 관리하는 ‘능동적 예방·관리’ 체계로 전환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당뇨병 환자는 생활습관 관리와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응급상황을 예방하고 작은 건강 변화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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