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애 정의 확대·권리 명문화…국가 책임 강화 및 정책체계 정비
장애인을 복지 대상이 아닌 권리 주체로 규정하는 새로운 기본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보건복지부는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안이 4월 2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번 법안은 장애인의 권리를 명확히 규정하고 이를 보장하기 위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를 담은 장애인 정책의 기본법 성격을 갖는다.
우리나라 장애인 정책은 1981년 ‘심신장애자복지법’ 제정을 시작으로 1989년 ‘장애인복지법’으로 전면 개정되며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왔다. 이후 장애 인정 범위 확대와 학대 방지 규정 도입 등 개선이 이어졌지만, 장기간의 개정 과정에서 권리 규정과 서비스 내용이 혼재되고 관련 법률이 분산되는 한계가 지적돼 왔다.
이번 ‘장애인권리보장법’은 이러한 구조를 정비하고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권리 중심 체계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유엔 장애인권리협약 흐름을 반영해 장애를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환경과의 상호작용으로 규정했다.
법안에는 장애인의 존엄권, 평등권, 자기결정권, 참정권을 비롯해 교육권, 이동권, 건강권, 노동권, 정보접근권, 문화·여가 활동권 등 다양한 권리가 구체적으로 명문화됐다. 또한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할 권리와 사법 접근권 등도 포함됐다.
자립생활 지원에 대한 국가 책임도 강화됐다. 장애인이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생활하기를 원할 경우 이를 지원하고, 시설 거주를 선택하는 경우에도 소규모화와 전문화를 통해 선택권과 삶의 질을 보장하는 정책 추진 근거가 마련됐다.
정책 전달체계도 개편된다. 정부는 5년 단위 장애인정책종합계획과 연도별 시행계획을 수립·운영하고, 기존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를 ‘장애인정책위원회’로, 한국장애인개발원을 ‘한국장애인권리보장원’으로 개편해 정책 실행력을 높일 계획이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장애는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생애주기의 리스크다”라며 “이번 제정안 통과는 장애인에 대한 정책이 시혜가 아니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누려야 할 권리임을 법제화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고 밝혔다.
이어 “권리보장법 제정 후속 조치로 ‘장애인복지법’ 전부 개정도 준비해 장애인의 실질적 권리 실현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법은 약 2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시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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