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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떠난 지 49년… 보이저 1호, 이제 ‘빛으로도 하루’ 가까운 거리까지 갔다

  • 윤아라 기자
  • 입력 2026.09.07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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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77년 목성·토성 탐사 위해 출발, 2012년 인류 최초로 성간우주 진입
  • 지구에서 가장 먼 인공물로 오는 11월 ‘1광일’ 거리 도달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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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7년 9월 5일 지구를 떠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탐사선 ‘보이저 1호(Voyager 1)’ [사진=‘Black Hole X]


1977년 9월 5일 지구를 떠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탐사선 ‘보이저 1호(Voyager 1)’가 어느덧 발사 49주년을 맞았다. 목성과 토성을 탐사하기 위해 출발한 보이저 1호는 이제 지구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인공물이 됐다. 지구에서 보낸 빛조차 거의 하루를 달려야 닿을 만큼 먼 성간우주를 향해 지금도 비행을 이어가고 있다.


과학·우주 관련 콘텐츠를 소개하는 X 계정 ‘Black Hole’은 6일 보이저 1호의 발사 49주년을 소개하며 현재 지구에서 탐사선까지 빛이 이동하는 데 약 23시간 47분이 걸린다고 전했다.


보이저 1호는 1977년 9월 5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에서 타이탄 IIIE-센타우르 로켓에 실려 우주로 향했다. 쌍둥이 탐사선인 보이저 2호가 같은 해 8월 20일 먼저 발사됐지만, 보이저 1호가 더 빠른 궤도를 따라 이동하면서 목성과 토성에는 먼저 도착했다.


1979년 목성을 근접 통과한 보이저 1호는 목성의 고리와 위성 등에 관한 새로운 관측 자료를 보내왔다. 이듬해에는 토성을 지나며 토성과 고리, 위성들을 관측했다. 주요 행성 탐사를 마친 뒤에도 임무는 끝나지 않았다. 보이저 1호는 방향을 태양계 외곽으로 돌려 더 먼 우주를 향해 계속 나아갔다.


1998년 2월에는 파이어니어 10호를 추월하면서 지구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인공물이 됐다. 이어 2012년 8월 25일 태양권의 경계인 ‘헬리오포즈(heliopause)’를 통과해 인류가 만든 우주선 가운데 처음으로 성간우주(interstellar space)에 들어섰다.


그리고 올해 또 하나의 기록을 앞두고 있다. NASA에 따르면 오는 11월 18일 보이저 1호와 지구 사이의 거리는 약 160억9400만 마일(약 259억㎞)에 이를 전망이다. 빛이 꼬박 24시간 동안 이동해야 하는 ‘1광일(light-day)’ 거리다. 인간이 만든 물체가 지구에서 1광일 떨어진 곳에 도달하는 것은 처음이다.


Black Hole은 이 거리를 조금 더 실감할 수 있는 표현으로 설명했다. 맑은 밤 보이저 1호가 있는 뱀주인자리(Ophiuchus) 방향으로 손전등을 비춘다면, 그 빛이 탐사선이 있는 거리까지 가는 데 약 23시간 47분이 걸린다는 것이다.


물론 실제 손전등의 빛이 보이저 1호에 닿는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빛은 멀어질수록 넓게 퍼지고 보이저 1호 역시 계속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 탐사선이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를 보여주는 비유로는 충분하다. 올해 11월이면 지구와 보이저 1호 사이의 편도 통신에도 빛의 속도로 약 24시간이 필요하게 된다. 지구에서 신호를 보내고 응답이 다시 돌아오기까지는 최소 이틀가량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1970년대 기술로 만들어진 탐사선이 약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임무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당초 외행성 탐사를 위해 제작됐지만, 행성 탐사를 마친 뒤에는 성간우주의 환경을 직접 관측하는 탐사선으로 역할이 바뀌었다.


다만 보이저 1호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은 갈수록 줄고 있다. 탐사선의 방사성동위원소 열전기발전기(RTG)가 만들어내는 전력이 시간이 흐르면서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NASA는 탐사선의 운용 기간을 최대한 늘리기 위해 과학 장비를 하나씩 종료하고 있다. 올해 4월에는 약 49년간 작동해온 저에너지 하전입자 실험장비(LECP)의 운영을 중단했다. 현재는 남아 있는 일부 장비를 통해 관측과 지구와의 통신을 이어가고 있다.


보이저 1호에는 인류가 지구 밖 존재에게 보내는 메시지도 실려 있다. ‘골든 레코드(Golden Record)’로 불리는 금도금 구리 음반이다. 여기에는 지구의 자연과 인간의 모습을 담은 이미지와 여러 자연의 소리, 음악, 다양한 언어로 녹음된 인사말 등이 담겨 있다. 혹시라도 먼 미래에 탐사선이 다른 지적 생명체와 마주치게 된다면 지구와 인류가 어떤 존재였는지를 전하기 위해 제작됐다.


1977년 목성과 토성을 향해 떠났던 보이저 1호는 이제 행성 탐사선이라는 처음의 역할을 넘어 인류가 가장 멀리 보낸 ‘지구의 흔적’이 됐다.


49년 동안 쉬지 않고 멀어져 온 탐사선과 지구 사이의 거리는 이제 빛의 속도로도 하루 가까이 걸린다. 그리고 오는 11월, 보이저 1호는 인간이 만든 물체로는 처음으로 지구에서 ‘1광일’ 떨어진 우주에 도달하며 또 하나의 기록을 남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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