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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넘어 수입금지로…미국·캐나다 무역갈등 한층 격화

  • 유연정 기자
  • 입력 2026.09.10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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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캐나다산 일부 주류·유제품·오토바이 29일부터 수입금지
  • 캐나다는 미국산 276억 캐나다달러 규모 제품에 15~50% 보복관세
  • 연쇄 보복에 USMCA·북미 공급망 불확실성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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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세 넘어 수입금지로…미국·캐나다 무역갈등 한층 격화 [사진=Ai]

 

미국과 캐나다의 무역갈등이 관세를 주고받는 단계를 넘어 일부 제품의 수입 자체를 금지하는 수준으로 확대되고 있다. 캐나다가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관세를 발효하자 미국이 캐나다산 일부 주류와 유제품, 오토바이 등의 수입금지를 발표하면서 양국의 무역분쟁이 한층 격화됐다.

 

미국 백악관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 캐나다산 일부 제품의 미국 수입을 금지하는 포고문을 발표했다. 조치는 오는 29일 오전 0시 1분(미 동부시간)부터 시행된다.

 

대상에는 상당수 주류와 일부 유제품, 오토바이 등이 포함됐다. Reuters에 따르면 주류에는 맥주를 비롯해 와인, 위스키, 럼, 보드카, 베르무트, 테킬라, 메스칼, 브랜디 등이 포함되며 유제품 가운데서는 유청 단백질 등 일부 제품이 대상이다.

 

다만 캐나다산 주류와 유제품 전체가 미국 시장에서 퇴출되는 것은 아니다. 수입금지는 백악관 포고문에 명시된 특정 품목을 대상으로 하며 일부 치즈류 등은 수입금지 대신 50% 추가 관세 대상에 포함됐다.

 

미국 정부는 이번 조치의 법적 근거로 1930년 관세법 338조(Section 338 of the Tariff Act of 1930)를 제시했다. 이 조항은 외국이 미국의 상품이나 무역을 차별적으로 대우한다고 판단할 경우 대통령이 추가 관세를 부과하거나 일정한 경우 수입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미국은 캐나다가 미국산 주류와 유제품 등에 차별적인 조치를 적용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특히 캐나다의 유제품 관세할당제와 일부 지역의 미국산 주류 구매·유통 제한 등을 문제 삼고 있다.

 

양국의 갈등은 지난달부터 빠르게 고조됐다.

 

미국은 협상 결렬 이후 지난 8월 22일부터 일부 캐나다산 제품에 최고 50%의 추가 관세를 적용했다. 캐나다도 이에 맞서 9월 8일부터 미국산 제품 276억 캐나다달러 규모에 15~50%의 보복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캐나다 정부는 미국이 관세를 부과한 규모에 상응하는 ‘달러 대 달러’ 방식의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대상에는 철강과 알루미늄, 유제품, 가전제품, 농업장비, 펄프·종이, 플라스틱, 전자제품 등이 포함됐다. 일부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해서는 기존 25%였던 보복관세가 50%로 높아졌다.

 

캐나다의 보복관세가 실제 발효되자 미국은 곧바로 일부 제품의 수입금지라는 더 강한 조치를 내놨다. 

 

백악관 포고문에 따르면 이번 수입금지 대상 가운데 29일 이전 이미 미국에 반입됐지만 아직 소비용으로 통관되지 않은 제품에는 기존 50% 관세가 적용된다. 29일부터는 대상 품목의 신규 수입이 금지된다.

 

이번 조치가 주목되는 이유는 양국의 무역갈등이 ‘관세’에서 ‘시장 접근 제한’으로 확대됐다는 점이다.

 

관세는 수입품의 가격을 높이지만 상품의 시장 진입 자체를 막지는 않는다. 반면 수입금지는 지정된 제품이 해당 시장에 들어오는 것 자체를 차단한다.

 

미국과 캐나다는 세계에서 가장 긴 육상 국경을 공유하고 있으며 자동차와 철강·알루미늄, 에너지, 농산물 등 주요 산업의 공급망이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캐나다 경제의 미국 시장 의존도도 높다. 양국 정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캐나다 전체 수출의 약 68%가 미국으로 향했으며, 이 가운데 약 80%는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에 따른 면제 등을 통해 관세 없이 거래됐다.

 

그러나 이번 미국의 수입금지는 USMCA 적용 여부와 별개로 1930년 관세법 338조를 근거로 시행되는 만큼 북미 자유무역 체제의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캐나다는 미국과의 협상을 이어가는 동시에 미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교역 상대를 다변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8일 영상 메시지를 통해 캐나다 경제가 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변화에는 비용이 따르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데 따르는 비용보다는 작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미국의 추가 압박 가능성도 남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 항공기 제조업체 봄바디어(Bombardier)가 미국에서 생산하지 않을 경우 미국 시장에서 항공기를 판매하지 못하도록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이번 9월 8일 수입금지 조치에 봄바디어 항공기가 포함된 것은 아니다. 봄바디에는 현재 미국 고객에게 항공기를 계속 인도하고 있다.

 

자동차 분야의 불확실성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캐나다산 자동차와 트럭,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를 내년 1월부터 50%로 인상할 수 있다는 기존 경고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전했다.


양국 간 협상 채널 자체가 완전히 끊어진 것은 아니다. 미국과 캐나다의 무역 당국은 접촉을 이어가고 있어 추가 협상의 가능성은 남아 있다.

 

그러나 이번 갈등이 특히 주목되는 이유는 두 나라의 산업과 공급망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부품과 철강·알루미늄을 비롯한 상당수 제품은 생산 과정에서 미국과 캐나다 국경을 오가며 완성된다. 무역장벽이 확대될 경우 직접적인 수출기업뿐 아니라 북미 공급망에 참여하는 기업들의 비용과 투자 불확실성도 커질 수 있다.

 

현재 대상 품목은 제한적이지만 자동차와 항공기 등 핵심 산업으로 추가 조치가 확대될 경우 파장은 훨씬 커질 수 있다.

 

미국과 캐나다가 세계에서 가장 긴 국경을 공유하는 오랜 동맹이자 자유무역 파트너라는 점에서 이번 갈등은 이례적이다.

양국이 추가 보복조치에 나설 것인지, 아니면 협상을 통해 무역갈등을 완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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