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10-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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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많은 부품들 [사진=Pixabay]

 

IT 기술에 따른 전자 통신의 진보는 인류에게 큰 발전을 가져왔다. 하지만 이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환경적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일상에서 발생 되는 엄청난 양의 전자 폐기물은 단순한 쓰레기를 넘어 환경을 위협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전자 폐기물은 많은 화학물질로 만들어져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엄청난 독성물질을 배출한다.


전자 폐기물은 폐기 처리 후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만약 폐기과정에서 잘못 처리하면 그 피해는 그대로 인간에게 돌아온다. 결국 인간에게 편의를 가져다주는 전자제품이 종국에는 인간에게 해가 되어 나타나는 것이다. 따라서 수명을 다하는 전자 폐기물의 처리 과정은 과학적 접근방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선 전자 폐기물을 처리하는 방법 중 가장 좋은 방법은 재활용하는 것이다. 만약 전자제품에 대한 재활용이 늘어나면 생산과 폐기에 대한 수명주기가 늘어나 자원절약에 대한 효과와 함께 환경적 부담도 크게 완화할 수 있다. 


풍요의 시대가 유발한 과도한 소비


현대사회는 엄청난 속도의 기술 발전을 통해 신제품 출시 속도를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최근 추세를 보면 신제품을 구입하고 얼마 되지 않아 새로운 제품이 출시된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 속에 소비자는 유행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사용기간이 많이 남아있는 제품을 포기하고 새 제품으로 바꿔버린다. 이러한 경향은 젊은 층에서 더욱 빠르게 진행된다.


전자제품의 짧은 수명주기는 기업의 상술에서 발생된다. 기업은 기존 제품으로부터 싫증난 고객에게 새 제품 구매를 촉진하기 위해 디자인을 조금 바꾸거나, 단순한 기능 몇 가지를 추가해 소비자를 현혹한다. 특히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유명 연예인을 동원하여 대대적으로 광고를 한다. 이러한 소비 흐름에 편승해 버려지는 전자제품의 양은 엄청나며 환경오염도 심각하다. 


전자 폐기물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많은 위험 요소가 있다. 특히 폐기물 안에 들어있는 중금속은 치명적이다. 최근 IT 기술의 다양한 접목으로 인해 전자제품 전반에 반도체 메모리가 많이 들어가면서 이러한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모니터 스크린, 전력 조절 장치 등에 들어 있는 납과 카드뮴, 비소, 수은 같은 독성물질은 인체에 심각한 영향을 준다. 


전자 폐기물의 문제는 우리의 일상뿐 아니라 저개발 국가에도 큰 피해를 발생시킨다. 선진국에서 폐기 처리된 전자제품은 수출을 통해 저개발 국가에 보내지고 이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얼마 되지 않아 열악한 폐기 처리 과정에서 나온 중금속과 유독성 강한 화학물질로 인해 심각한 환경오염을 겪고 건강 문제도 일으킨다.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


풍요로운 현대인들은 전자제품이 조금만 고장 나거나 싫증이 나도 고친다는 생각보다 새 물건을 구매하는 게 편하고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소비 심리를 이용해 생산업체는 생산단계에서부터 짧은 수명을 유도해 신제품의 빠른 교체를 유도한다. 


1980년대 초 금성(현재 LG) TV 광고에서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합니다’라는 광고가 있었다. 당시 고가 전자제품은 어떤 제품을 구매하느냐에 따라 오랜 수명을 보장한다는 뜻의 광고였다. 이처럼 과거에는 전자제품의 구매가 이뤄지면 오랫동안 이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 판매자와 소비자의 공통된 인식이었다. 


하지만 물질적 풍요를 맞이하며 다양한 전자제품이 홍수를 이루는 현대사회에서 이러한 수명은 중요한 구매 요인이 되지 못하고 있다. 전자제품의 기능이 다양해진 것에 비해 수명은 점점 더 짧아지고 있다. 전자제품의 수명이 짧아지는 만큼 탄소 발자국의 길이는 점점 더 길어지고 있다.


인류가 기후 목표를 달성하고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탄소 발자국을 줄이고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어야 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최근 전력 시스템 및 IoT 분야의 글로벌 반도체 리더인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스는 탈탄소화를 추구하며 디지털화를 천명했다. 천연 섬유와 무할로겐 폴리머 기반의 재활용 가능 생분해성 PCB(인쇄 회로 보드) 서브 스트레이트인 ‘솔루보드(Soluboard®)’를 도입했다. 이 제품은 영국 스타트업 지바 매터리얼스(Jiva Materials)가 개발했으며, 전자 산업의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데 크게 기여 할 것으로 주목받는 기술이다.


천연 섬유로 만들어진 솔루보드의 식물 기반 PCB는 기존 유리 기반 섬유보다 탄소 발자국이 훨씬 적게 발생한다. 이 기술은 식물기반 PCB이기 때문에 뜨거운 물에 용해되고, 비료로 사용할 수 있는 유기 물질만 남아 친환경적 기술이다. 


따라서 이 기술을 사용하면 기존 PCB 폐기물 발생을 줄일 뿐 아니라 보드에 솔더링(전자기기 제조에 필수적인 접합법으로 450도 이하의 온도에서 두 이종 재료를 저융점 삽입 금속을 녹여서 접합하는 방식)된 전자 부품들을 회수해 재활용할 수 있어 지속 가능성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지바 매터리얼스의 공동 설립자 조너선 스완스턴(Jonathan Swanston) 최고 경영자는 “수성(water-based) 리사이클링 프로세스를 사용하면 귀중한 금속을 더 많이 회수할 수 있고, FR-4 PCB 소재를 천연 섬유로 만들어진 솔루보드로 대체하면 탄소 배출을 60%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1㎡의 PCB 당 10.5㎏의 탄소와 620g의 플라스틱을 줄일 수 있는 효과이다.


인피니언은 유럽 위원회의 ‘그린 딜’ 정책을 따르고 있다. 이 정책은 순환성(circularity)을 우리 생활의 대세로 만들고 유럽 연합(EU) 경제의 ‘녹색화(greening)’를 가속해 2050년까지 기후 중립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EU의 전기·전자 장비 폐기물(WEEE) 규정에 따라 자사가 제조한 전자제품의 책임 있는 수거와 리사이클링을 실천하는 규범을 따르고 있다. 


최근 지구 온난화를 걱정하는 많은 과학자와 기업들은 친환경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 적용만으로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지구 온난화를 막을 방법은 없다. 인류가 과도한 탄소 배출로 위기를 맞고 있는 시점에서 과도한 전자제품의 사용과 폐기 문제는 인류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 되고 있다.


18세기 독일의 철학자인 괴테의 말처럼 ‘인간은 자연과 가까울수록 병은 멀어지고, 자연과 멀어질수록 병은 가까워진다’. 인간 스스로의 건강과 지속 가능한 지구를 보고 싶다면 과도한 전자제품의 사용을 줄여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데 동참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I 윤재은(Yoon Jae Eun)


예술, 문학, 철학적 사유를 통해 본질에 대해 고민하는 공간철학자이자 건축가이다. 현재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공간디자인학과, 테크노전문대학원 공간문화디자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 학사, 미국 뉴욕 프랫대학 인테리어디자인 석사, 홍익대학교 건축대학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사단법인 한국ESG위원회 이사장, 한국토지주택공사 LH 이사회 의장, LH ESG 소위원회 위원장, 2022년 대한민국 ESG소통 운영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미국의 UC버클리대학 뉴미디어 센터에서 1년간 방문학자로 있었다. 저자는 ‘해체주의 건축의 공간철학적 의미체계’ 박사 논문을 통해 공간철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적 영역을 개척하였다. ‘공간철학’이란 반성을 통해 지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직관을 통해 무형의 공간과 사물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다. 주요 저서로는 장편소설 ‘비트의 안개나라’, 시집 ‘건축은 나무다’, ‘건축은 선이다’, 건축 전문서적 ’Archiroad 1권(Hyun), 2권(Sun), 3권(Hee)‘, 철학 인문 서적 ‘철학의 위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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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댓글 2

  • 09918
윤종선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
금성이 LG 로 되듯이
변하군요!

댓글댓글 (0)
지재

전자제품의 짧은 수명주기는 기업의 상술에서 발생된다. 기업은 기존 제품으로부터 싫증난 고객에게 새 제품 구매를 촉진하기 위해 디자인을 조금 바꾸거나, 단순한 기능 몇 가지를 추가해 소비자를 현혹한다. 특히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유명 연예인을 동원하여 대대적으로 광고를 한다. 이러한 소비 흐름에 편승해 버려지는 전자제품의 양은 엄청나며 환경오염도 심각하다.

환경인식이 없는 기업들은 국민이 퇴출시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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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은 칼럼] ‘전자제품 폐기물’이 남긴 탄소 발자국...지구를 위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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