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구 감소와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하는 새로운 도시 전략… 독일·한국, ‘살아보기 체험’으로 정착 유도
지방소멸 위기를 겪는 도시들이 '거주 체험'이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인구 유입에 나서고 있다. 독일 동부의 한 도시 아이젠휘텐슈타트(Eisenhüttenstadt)는 2주간의 무료 숙박 체험을 통해 새로운 주민을 유치하는 실험에 착수했다. 이러한 시도는 인구 감소와 지역 공동화 문제를 겪고 있는 한국의 지방 도시들이 추진 중인 '한 달 살기' 프로그램과도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
아이젠휘텐슈타트는 베를린에서 약 60마일(약 97km) 떨어진 폴란드 국경 인근에 위치한 도시로, 과거 동독의 사회주의 정부가 1950년에 계획적으로 건설한 제철소 중심 도시다.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와 독일 통일 이후 급속히 인구가 감소해, 한때 5만 명에 달했던 인구는 현재 약 2만 4천 명으로 줄었다.
이 도시의 지방 의회는 지난 5월 13일, '지금 계획을 세우세요(Now is the time to decide)'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를 통해 신규 거주 희망자들에게 9월 6일부터 20일까지 가구가 완비된 아파트를 무료로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대상은 통근자, 귀향 희망자, 기술 노동자, 자영업자 등으로, 시범 체류 기간 동안 지역 탐방, 공장 견학, 공동체 활동 등을 경험하게 된다. 특히 이들이 체류 후 영구 정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인턴십, 직장 체험, 면접 기회도 연계한다.
이러한 ‘체험형 거주유도 프로그램’은 한국에서도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특히 고령화와 청년 인구 유출로 지방소멸 위기를 겪는 전북 고창, 강원도 정선, 경북 의성 등 지역에서는 ‘농촌에서 살아보기’, ‘한 달 살기’, ‘도시민 귀촌체험’ 등의 명목으로 1주~1개월간 무료 또는 저렴한 비용으로 숙박과 체험을 지원한다.
전라북도는 ‘전북 한 달 여행하기’ 프로그램을 통해 외지인들이 전북 곳곳을 체류하며 지역 문화를 경험하고 정착 가능성을 탐색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참가자들에게는 숙박비와 체험비, 여행자보험까지 지원되며, 일부 지역에서는 귀촌 상담, 농장 운영 체험, 지역 주민과의 교류 행사도 제공된다. 전북 고창군 사등마을의 경우 실제로 도시 거주자들이 이주를 결심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는 보호종료 아동을 대상으로 한 달간 독립생활을 체험하는 ‘자립체험주택’을 운영 중이다. 이 역시 장기적으로 지역 정착과 사회적 통합을 유도하는 정책으로 해석될 수 있다.
독일과 한국, 두 나라의 지방 도시들이 ‘무료 숙박 체험’이라는 방식을 통해 도시의 미래를 되살리려는 이 실험은, 단순한 인구 유치가 아닌 삶의 전환을 도모하는 새로운 도시 재생 전략이다. 이는 향후 기후변화, 원격근무 확산, 인구구조 변화 등과 맞물려 지역의 생존 전략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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