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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익 칼럼] 불길 너머 희망의 도시 안동... 미래를 위한 지역 재생과 치유 경제

  • 서재익
  • 입력 2025.07.18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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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동... 불길은 지나갔지만 희망은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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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길 너머 희망의 도시 안동... 미래를 위한 지역 재생과 치유 경제 [그래픽=ESG코리아뉴스]

 

지난 3월 경북 안동 일대를 덮친 대형 산불은 단순한 자연 재난을 넘어 지역 공동체의 삶 자체를 위협했다. 이재민 수백 명이 집을 잃고 체육관에 임시 거처를 마련해야 했으며, 고령자가 많은 마을은 대피조차 어려워 구조 요청이 뒤늦게 전달되기도 했다. 


마을을 감싼 산림은 잿더미가 되었고 주민들의 일상은 붕괴되었다. 그러나 불길이 지나간 자리에 절망만이 남은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이번 산불은 안동이 ‘지역 재생’과 ‘치유 경제’라는 새로운 도시 비전으로 나아가는 계기를 마련했다.


폐허 위에서 피어나는 생명의 순환


산불 피해 직후 남부지방산림청은 안동 일직면 일대 약 38헥타르 규모의 피해지를 대상으로 산림 탄소상쇄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단순한 복구를 넘어 산림 생태계를 기후 대응형 탄소 흡수원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 


지역 주민들도 이 숲 조성에 동참하며 ‘불탄 숲을 치유의 공간으로 바꾸자’는 시민 주도의 움직임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안동시는 기존 도시재생 사업과 연계하여 산불 피해 마을을 포함한 원도심 재생을 본격화하고 있다. 폐건물과 낡은 주택을 정비하고 공예체험관과 문화예술 창업공간, 마을 카페 등을 사회적 공동체 경제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작업이 시작됐다. 


실제로 안동시 용상동과 중구동 일대에서는 주민 주도로 협동조합이 결성되어 ‘우리 동네 다시 살리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하드웨어 복원이 아닌 주민 참여형 회복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치유 경제, 마음과 관계를 되살리다


‘치유 경제(Healing Economy)’는 물리적 재건을 넘어 재난 이후 상처받은 마음과 무너진 공동체 관계를 회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는 고령 인구가 많은 안동에 특히 중요한 개념이다. 


도시 한가운데 남겨진 빈터에는 ‘힐링 정원’이 조성되고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가드닝 프로그램도 운영될 예정이다. 농촌 마을에서는 불에 타버린 밭 대신 공동작물을 심고 수익을 공유하는 치유형 사회적 농업도 시도될 것으로 보인다.


주거 측면에서도 실험은 계속된다. 일부 피해 지역에는 모듈러 형태의 임시 주택이 들어섰다. 이러한 사례는 향후 공동체 기반의 커뮤니티형 주택 단지로 추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이는 화재로 소실된 주택의 단순한 임시 임대가 아니라 이웃과의 관계 회복과 공동체 문화를 재건하는 의미가 더 강하다.


지역, 시민, 그리고 공공이 함께 짓는 미래


안동형 치유 경제는 행정과 시민사회가 함께 설계하는 실험이다. 도시재생지원센터, 산림청, 복지기관, 주민협의체가 유기적으로 협력하여 한 번의 사업으로 끝나지 않는 ‘지속 가능한 회복’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안동시는 전통문화와 자연, 공동체 정신을 연결고리로 삼아 ‘정신문화의 도시’라는 정체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극복해야 할 과제도 분명하다. 예산 확보는 여전히 쉽지 않고 주민 역량을 키우기 위한 교육과 동기 부여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외부 전문가가 주도하고 주민이 따라가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를 위해 안동시는 도시재생대학과 마을학교를 운영하며 지역 역량을 키우고 공공과 민간의 장기적인 거버넌스를 제도화해야 한다.

 

불길 너머, 희망이 자라는 곳


불길은 모든 것을 앗아갔지만 동시에 새 출발의 불씨를 남겼다. 지난 화재로 많은 것을 잃었지만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 산불 피해를 입은 한 주민의 말처럼, 안동은 지금 재해의 폐허 위에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짓고 있다.


치유 경제는 단지 피해를 복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자연과 인간, 공동체가 다시 관계를 회복하고 경제와 삶의 방식 자체를 재구성하는 일이다. 안동의 실험은 대한민국의 또 다른 지역 재생 모델로서 더 나아가 기후 위기 시대 도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불길은 지나갔지만, 희망은 이제 시작이다. 



덧붙이는 글 I 서재익(Jaeik Seo)


ESG에 기반한 의료프로그램의 효과적인 실행방안을 찾아내고 바이오건강기능식품 적용 분야의 확대를 연구하는 경제학자이자 경영학자이다. 현재 버지니아통합의학한의대학원 국제부총장, 동양대특임교수, KDI경제정책자문위원, (사)한국ESG위원회 회장을 맡고 있다. PACOM GLOBAL(미)대표, PACIFIC ASIA COMMUNICATIONS (미)대표, 주한뉴질랜드상공회의소 이사, 메디오젠 사장, 하나금융투자 전무를 지냈다. 하버드대학 글로벌헬쓰딜리버리 과정, 스탠포드대학 뉴트리션사이언스 과정 수료, 플로리다스쿨오브로에서 법학을 수학, 연세대학에서 경제학석사, 한국항공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저자는 주요논문으로 'An Empirical Study on the Impacts of the Chinese Banking Industry by Foreign Bank’s Entry(International Journal EF)'를 연구하였고, '기업성과지표와 주식수익률 성과간의 상관관계에 관한 연구(회계지표와 부가가치지표의 비교)' 박사 논문을 통해 경영자 입장에서의 기업평가지표와 투자자 입장의 성과 지표 간의 분리분석을 시도하였고, 주식 변동성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학문적 영역을 개척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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