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부 광둥성에서 모기 매개 감염병인 치쿤구니야열이 급속히 확산되며 보건 당국과 국제사회가 긴장하고 있다.
최근 6개월간 광둥성 내 12개 도시에서 치쿤구니야열 확진자가 4,800명을 넘어섰으며, 특히 포산시 순더 지역에서만 4,000건 이상이 집중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확산세는 중국 본토에서 처음으로 보고된 대규모 지역사회 전파 사례로 세계보건기구(WHO)도 이를 주시하며 경고에 나섰다.
치쿤구니야열은 이집트숲모기와 흰줄숲모기를 통해 전파되며 고열과 발진, 그리고 심각한 관절통을 유발하는 바이러스성 질환이다. 증상은 감염 후 4~8일 내에 나타나며 대부분의 환자는 수일 내 자연 회복되지만 일부는 관절통이 수개월 길게는 수년간 지속되기도 한다.
현재까지는 중증 환자나 사망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으나 환자들이 겪는 고통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감염자는 "관절을 망치로 두들겨 맞는 느낌이었다"고 증언했다.
치쿤구니야 바이러스는 아직 치료제가 없고 백신도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유일한 예방법은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 보건 당국은 방충망 설치, 긴소매 착용, 고인 물 제거 등의 생활 방역을 적극 권고하고 있으며, 광둥성 일부 지역에서는 연못과 하천에 물고기 5,000여 마리를 방류해 모기 유충 제거 작업에 나서기도 했다. 또한 확진자 발생 즉시 신고 및 격리 체계를 가동하며 지역사회 전파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WHO는 이번 중국 사례가 과거 2004년 인도양 지역에서 수백만 명의 감염자를 낳은 대유행 당시와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하며 치쿤구니야열의 세계적 유행 가능성을 경고했다.
WHO 곤충 매개 감염병 담당자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이 질병은 아직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급속히 확산할 수 있는 전염병”이라며 각국의 대비를 촉구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광둥성 치쿤구니야열 확산 상황을 주시하며 여행주의보 발령을 검토 중이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치쿤구니야 바이러스를 옮기는 이집트숲모기는 서식하지 않지만 흰줄숲모기는 존재한다. 다행히 올해 6월까지 국내에서 채집된 흰줄숲모기에서는 해당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고 현재까지 국내 확진자는 단 1건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국내 전파 위험은 낮은 것으로 평가되지만 여름철 모기 활동이 활발한 만큼 해외 여행객 및 보건 당국의 지속적인 주의가 요구된다.
치쿤구니야열은 아직 대규모 백신 접종이나 치료 전략이 마련되지 않은 만큼 초기 차단과 생활 속 방역이 핵심이다. 중국의 이번 사례는 지구온난화와 도시화로 인해 모기 매개 감염병이 국지적 현상을 넘어 국제적 위기로 발전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경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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