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키워드

  •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로그인을 하시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으실 수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지구 ⑤] 농촌 여성... 무너지는 세계 식량 시스템의 희망

  • 안상현 기자
  • 입력 2025.09.07 08:35
  • 댓글 0
  • 글자크기설정

 

1.jpg
▲ 농촌 여성들이 힘을 합쳐 경작하고 있다. [사진=Rakibul alam khan]

 

세계 농촌 여성의 날은 인간 발전과 식량 생산에 있어 농촌 여성들이 맡고 있는 필수적인 역할을 되새기는 시간이다. 농촌 여성은 전 세계 농업 노동력의 약 43%를 차지하며, 개발도상국에서는 전체 식량의 60~80%를 책임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공헌에도 불구하고 토지 소유, 신용, 보험, 농업 확장 서비스 접근에서 여전히 큰 격차를 겪고 있다. 또한 이로 인해 소득 불평등은 심화되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이러한 성별 격차를 해소할 경우 전 세계 GDP는 약 1조 달러 증가할 뿐 아니라 식량 불안에 놓인 인구가 약 4,500만 명 줄어들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식량 시스템 자체가 이미 위기를 맞고 있다. 산업화된 농업 관행은 지하수 고갈, 토지 황폐화, 침식을 가속화했으며, 농업·임업·토지 이용 부문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25%를 차지한다. 


유엔 사무총장 안토니오 구테흐스는 “세계 식량 시스템이 무너졌고 수십억 명의 사람들이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실제로 최신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거의 30억 명이 안정적인 영양식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으며 약 8억 명이 심각한 식량 불안을 겪고 있다. 이는 식량 생산 방식의 근본적인 전환 없이는 해결이 불가능한 문제라는 점을 시사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농촌 여성들은 변화를 이끄는 중요한 주체로 주목받고 있다. 유엔개발계획(UNDP)이 2002년부터 추진해온 ‘적도 이니셔티브(Equator Initiative)’는 농촌 여성들의 역할을 꾸준히 조명해왔으며, 실제 적도상 수상자 다섯 명 중 한 명이 농촌 여성이다. 


이들은 전통적 농업 지식을 바탕으로 유전적 다양성을 지키고, 기후 회복력을 강화하며, 지속가능한 농업을 실천하고 있다. 수단의 ‘여성 개발을 위한 제나브(Zenab for Women in Development)’는 3,000명 규모의 여성 연합을 통해 가뭄에 강한 수수 품종을 재배하고 있으며, 인도의 ‘데칸 개발 협회(Deccan Development Society)’는 2,700여 명의 여성 농부들과 함께 기장의 다양한 품종을 지켜내고 있다. 과테말라의 ‘익스피야콕 여성 협회(Ixpiyakok Women’s Association)’ 역시 토종 칠리 품종을 보존하며 유전적 다양성의 가치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농촌 여성들은 기후 위기 대응의 핵심 해법으로 꼽히는 혼농임업과 재생농업을 실천하고 있다. 혼농임업은 2050년까지 24기가톤의 이산화탄소를, 재생농업은 23기가톤을 격리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더불어 영양 개선과 소득 다각화에도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코스타리카의 원주민 여성 협회, 인도 마하라슈트라주의 여성 네트워크, 과테말라의 마야 여성 농부 그룹 등은 토양 회복과 생태계 보존, 영양 증진을 동시에 실현하며 지역사회의 기후 적응력을 높이고 있다.


정책적 지원의 필요성도 분명하다. UNDP는 최근 정책 브리핑에서 여성들을 “녹색 농업 전환의 주체”로 규정하며, 포괄적인 농업 서비스 제공, 금융 접근성 강화, 성차별 해소, 토지 소유권 보장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올해 UNDP 적도상에서 수상한 인도의 ‘비비 파티마 스와 사하야 상가(Bibi Fatima Swa Sahaya Sangha)’ 사례는 이러한 방향성을 잘 보여준다. 이 단체는 5,000명 이상의 농부를 조직해 기장 기반 농업, 씨앗 보존, 태양광 가공기 활용을 통해 지속가능한 식량 생산과 여성·청년 일자리 창출을 동시에 이끌어냈다.


농촌 여성은 단순히 세계 식량 시스템의 노동력이 아니라 기후 위기와 식량 불안에 대응하는 지식의 원천이자 리더십의 주체다. 그들의 잠재력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도록 국제 사회와 각국 정부가 제도적·재정적 지원을 확대하는 것은 인류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필수 조건으로 여겨진다.

ⓒ ESG코리아뉴스 & www.esgkorea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BEST 뉴스

전체댓글 0

추천뉴스

  • 색채에 담긴 시간, 문화유산에 담긴 책임…평창 상원사 목조제석천의좌상이 전하는 역사
  • 임업인 경영 부담 줄이고 정원산업 지원 확대…산림 관련 3개 법률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
  • 인구보건복지협회 서울지회·롯데손해보험, 모유수유실 ‘아기와 함께 행복한 방’ 1160호 개소
  • LS이링크·동아일렉콤, 전기버스 충전 인프라 확대 맞손…친환경 모빌리티 시장 공략
  • “인류의 가장 친한 친구, 개”…고대 DNA가 밝혀낸 1만 년 이상의 동행
  • 북극곰이 얼음 구멍을 내려다본 순간…‘올해의 야생동물 사진가’ 62회 수상작 미리 공개
  • [이슈 포커스] 가장 가까운 동맹에서 관세 전쟁 상대로…미국·캐나다 관계 어디로 가나
  • 네팔·중국 국경 덮친 대홍수…160명 사망·수백 명 실종
  • 강남구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서울보호관찰소, 소년 보호관찰 대상자 중독 예방·회복 지원 협력
  • 섬에어 임직원, 남해 해변 정화 나서…지역 상생 가치 실천

포토뉴스

more +

해당 기사 메일 보내기

[지속가능한 지구 ⑤] 농촌 여성... 무너지는 세계 식량 시스템의 희망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