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캐나다, 호주가 팔레스타인 국가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면서 이스라엘의 외교적 고립이 가속화되고 있다. 세 나라는 수십 년간 이스라엘의 강력한 동맹국이었지만, 2국가 해법 진전에 대한 좌절과 가자지구 전쟁의 장기화에 대응해 입장을 선회했다.
세 나라의 발표는 일요일 일제히 이뤄졌으며 포르투갈도 같은 날 늦게 합류했다. 프랑스는 이번 주 유엔 총회에서 팔레스타인을 인정하겠다는 방침을 확인했으며 벨기에·룩셈부르크·산마리노 등도 동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140개 이상의 유엔 회원국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한 상태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고 이스라엘과 나란히 평화로운 미래를 약속하는 파트너십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는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는 폭력을 포기하고 이스라엘을 인정했으며 하마스를 소외시키고 있다”며 이번 결정이 평화적 공존을 강화하기 위한 것임을 강조했다.
영국의 키어 스타머 총리도 “중동의 공포가 고조되는 가운데 우리는 평화의 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해 행동하고 있다”며 영국 외교부 공식 문서에서 ‘점령된 팔레스타인 영토’를 ‘팔레스타인’으로 수정했다. 호주 정부 역시 동조하며 “2국가 해법이 정의롭고 지속 가능한 평화의 유일한 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은 강하게 반발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성명을 통해 “팔레스타인 국가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며 “팔레스타인 국가를 인정한 지도자들은 테러에 이익을 안겨주는 셈”이라고 비난했다. 아이작 헤르초그 대통령도 “이는 팔레스타인인이나 인질에게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며 국제사회의 결정을 비판했다.
이스라엘은 이번 움직임을 2023년 10월 7일 발생한 하마스 공격에 대한 ‘보상’이라고 규정했다. 당시 테러로 1,200명이 사망하고 250여 명이 인질로 잡혔으며, 이후 진행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군사 작전으로 팔레스타인 보건부 집계 6만 5천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국제 학계와 인권 단체들은 이를 ‘집단 학살’로 규정하고 있지만 이스라엘 정부는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측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마흐무드 아바스 자치정부 수반은 “영국의 발표는 정의롭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향한 중요한 걸음”이라며 “이스라엘과 나란히 안보와 평화 속에서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하마스 고위 간부 바셈 나임 역시 “환영할 만한 조치”라고 하면서도 “실질적인 현장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팔레스타인이 유엔 정회원국으로 인정받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안전보장이사회 15개 이사국 중 9개국의 찬성이 필요하고 미국·영국·프랑스·러시아·중국 등 5개 상임이사국 중 한 나라라도 거부권을 행사하면 무산된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미 1988년에 팔레스타인을 인정했지만 미국은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미국은 팔레스타인 국가를 인정하지 않는 유일한 상임이사국으로 남게 되며 이는 워싱턴이 이스라엘을 방어하는 ‘마지막 방벽’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전망이다.
국제 사회의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행렬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이스라엘의 외교적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이번 주 유엔 총회가 향후 중동 평화 구상에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BEST 뉴스
-
이 대통령 “공소청·중수청 출범, 새 형사사법체제 시작”…경찰개혁도 주문
▲이 대통령 “공소청·중수청 출범, 새 형사사법체제 시작”…경찰개혁도 주문 [사진=청와대] 이재명 대통령이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 출범을 앞두고 수사와 기소를 분리한 새로운 형사사법체제의 안정적인 정착을 주문했다. 권한과 책임이 커지는 경찰에 대해서는 외부 통제와 내부... -
이재명 대통령,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과 연쇄 회담…16일 첫 한·중앙아 정상회의
▲이재명 대통령,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과 연쇄 회담 [사진=청와대] 이재명 대통령이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과 잇달아 양자 정상회담을 갖고 공급망과 인프라, 시장 확대를 비롯한 경제·안보 협력 강화에 나선다. 오는 16일에는 5개국 정상이 함께하는 첫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 -
농지 전수조사에 커진 불안…정부 “투기와 농촌의 현실 구분하겠다”
▲ 농림수산식품부의 농지 전수 조사에 대한 팩트 체크. [사진=농림수산식품부] 정부가 처음으로 전국 단위 농지 전수조사에 나서면서 농촌 현장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조사 과정에서 상당수 농지가 ‘농지법 위반 의심’ 대상으로 분류되면서 고령으로 농사를 짓지 못하거나 이웃... -
경기도, 장애인 자립지원주택에 ‘AI 자립비서’ 도입…안전·건강·일상생활 지원
▲ 경기도가 자립지원주택에 거주하는 장애인을 대상으로 AI와 IoT를 활용해 안전·건강관리와 일상생활을 지원하는 ‘AI 자립비서’ 사업을 10월부터 12월까지 시범 운영한다. [사진=경기도] 경기도가 자립지원주택에 거주하는 장애인의 일상생활과 안전을 돕기 위해 인공지능(AI)과 ... -
우주에서 포착한 사우디 사막…모래언덕이 그려낸 ‘지구의 예술’
▲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내려다본 사우디아라비아의 사막 풍경 [사진=Jessica Meir x] 끝없이 이어지는 모래 능선이 굽이치고, 능선을 따라 생긴 그림자가 대지 위에 독특한 무늬를 만든다.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내려다본 사우디아라비아의 사막 풍경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 -
사라지는 로힝야족의 마을, 폭력 피해 떠났지만 돌아갈 땅마저 잃는다
▲ UNHCR이 2026년 6월 공개한 콕스바자르 난민촌 항공사진 [사진=UNHCR] 미얀마에서 수십 년간 박해와 강제이주를 겪어온 로힝야족이 또다시 삶의 터전을 잃고 있다. 내전을 피해 고향을 떠나는 것을 넘어 이들이 살던 마을과 토지까지 사라지면서 향후 귀환할 수 있는 삶의 기반 ...
전체댓글 0
NEWS TOP 5
실시간뉴스
추천뉴스
사람들
more +-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①] “내가 맡긴 돈은 어디로 갈까”…이상진 대표가 그리는 가치금융의 미래
[편집자 주] 세상의 변화는 익숙한 현실에 질문을 던지고,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 나서는 사람들로... -
인류의 달 착륙 뒤에 있었던 여성 과학자…마거릿 해밀턴, 90세로 별세
1969년 7월 20일, 인류가 처음 달에 발을 내디딘 역사적인 순간에는 보이지 ... -
오바마 “책은 세상을 보는 방식을 바꾼다”…인생 바꾼 6권 다시 읽는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에게 깊은 영향을 준 책들을 다시 펼친다... -
UN 인권사무소, 말리 원주민 지도자 우무 디코 조명… “기후 정의와 원주민 권리 향상에 앞장”
유엔 인권사무소(UN Human Rights)가 7일 저녁 공식 X 계정을 통해 말리 출...
오피니언
more +-
[강윤영의 사람을 살리는 콘텐츠] ② 불안의 시대, 나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우리는 매일 수많은 정보를 만난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 -
[이경미의 AI와 미래공간 ①] AI가 바꾸는 공간, 인간의 삶
사무실 책상에 앉아 인공지능(AI)과 함께 제안서를 작성하는 풍경은 이... -
[용석광의 컴플라이언스와 ESG] ㉜ CP 우수기업 인센티브 체계와 과징금 감경 규정: 준법경영이 가져다주는 강력한 재무적·행정적 혜택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CP) 우수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는 상징적 포상이... -
[서정태의 ESG현장클리닉④] 중소기업의 공급망 ESG 평가대응, ESG 대응 체계 구축이 중요하다.
최근 ESG는 대기업이나 상장기업만의 과제가 아니다. 해외 바이어와 대기...
기획 / 탐방
more +-
[ESG탐방] 농업 생산지가 관광 자원으로… 홋카이도 ‘패치워크 로드’와 ‘팜 토미타’가 보여준 농촌 경관의 가치
일본 홋카이도 비에이의 ‘패치워크 로드’와 나카후라노의 ‘팜 토미... -
[ESG탐방] 화산 지질이 만든 지하수의 흐름… 비에이 ‘시로가네 폭포’가 보여준 자연자산의 가치
일본 홋카이도 비에이정의 시로가네 온천 지역에는 화산 지질과 지하수가 ... -
[ESG탐방] 방재시설에서 관광자원으로... 자연과 함께 만들어진 홋카이도 비에이 ‘청의 호수’
일본 홋카이도 비에이정에 위치한 청의 호수(아오이이케·青い池)는 처... -
[ESG탐방] 아사히카와 디자인센터, 지역 산업을 지속가능한 자산으로 연결
일본 홋카이도 아사히카와시는 가구와 목공산업이 발달한 도시다. 홋카이도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