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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복하지 않는다... 네타냐후의 유엔 연설, 이스라엘의 외교적 고립 심화

  • 유연정 기자
  • 입력 2025.09.27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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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유엔 방문을 위해 비행기에서 내리는 모습 [사진=Israeli Prime Minister's Office]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는 뉴욕 유엔 총회 연설에서 서방 국가들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한 최근의 움직임을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프랑스, 영국, 캐나다, 호주 등 주요 서방 국가들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한 것은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결정’이라며 세계 지도자들이 언론의 편향, 급진적인 이슬람주의 유권자들의 압력, 그리고 반유대주의적 폭도들의 요구에 굴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네타냐후는 이러한 결정이 결국 이스라엘을 희생시켜 지하드 세력으로부터 벗어나려는 회유책에 불과하다고 말하며, 팔레스타인의 외교적 노력은 테러를 보상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번 연설은 국제사회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에 대해 점점 더 큰 비판을 쏟아내는 가운데 진행되었다. 네타냐후는 2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가자지구 전쟁을 사과하거나 후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하마스가 완전히 파괴될 때까지 전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다짐하며 하마스의 잔당들이 여전히 가자지구에 숨어 있고 이들이 2023년 10월 7일의 잔혹 행위를 반복하겠다고 맹세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따라서 이스라엘은 임무를 끝까지 완수해야 하며 가능한 한 빨리 이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설의 형식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시각적 도구를 동원했다. 그는 이란과 그 대리 세력들의 활동을 표시한 지도를 들고 나와 이스라엘의 군사적 성과를 강조했고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신속한 제재를 촉구하면서 이란이 군사적 핵 능력을 재건하지 못하도록 국제사회가 단호하게 나서야 한다고 경고했다.


네타냐후는 이번 연설을 단순히 유엔 총회장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았다. 그는 가자지구 주민들과 인질들에게까지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연설 내용을 확성기와 휴대전화 스트리밍으로 송출하라고 명령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용감한 영웅들이여, 단 한 순간도 여러분을 잊지 않았다”라고 말하며 인질들에게 직접 호소했고 하마스가 남아 있는 인질 48명을 석방하지 않으면 이스라엘이 끝까지 추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일부 가자지구 주민들은 CNN에 어떤 메시지나 스트리밍도 받지 못했다고 밝혀 그의 주장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었다. 또한 인질 가족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왔다. 


네타냐후가 연설에서 일부 인질들의 이름만 언급하고 다른 생존자나 사망자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자 가족들은 그를 인질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한 인질의 어머니는 네타냐후가 자신의 아이를 구하는 대신 정치적 도구로 삼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현재 가자지구에 남아 있는 인질은 약 20명 정도로 추정된다.


연설 장면은 이스라엘의 국제적 고립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기도 했다. 네타냐후가 단상에 오르자 상당수 대표단이 즉시 퇴장해 회의장은 절반 이상이 비어 있는 상태가 되었고, 이는 그의 메시지에 대한 국제사회의 냉담한 태도를 여실히 드러냈다. 


동시에 유엔 본부 밖에서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고 시위대는 네타냐후에 대한 제재를 요구하며 전쟁 종식을 촉구했다. 일부 유럽 국가들은 이미 제재 가능성을 논의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으며, 유엔 총회는 앞서 압도적인 찬성으로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다.


국제사회의 반응은 엇갈렸다. 스페인을 비롯한 일부 유럽 국가들은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이 불가피한 현실이라고 주장하며 네타냐후의 주장을 반박했다. 반면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네타냐후를 지지하며 이스라엘과 미국이 공동의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야이르 라피드 전 총리는 네타냐후의 연설이 외교적 성과 없이 오히려 고립만 심화시켰다고 지적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전쟁 종식을 위한 21개 항목의 평화안을 아랍 지도자들에게 제시했다. 그 안에는 합의 후 48시간 이내에 모든 인질을 석방하고, 이스라엘군이 단계적으로 가자지구에서 철수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또한 가자지구 내 강제 이주 금지, 카타르에 대한 공격 금지, 인도적 지원 확대, 하마스의 정치적 영향력 제거, 임시 통치기구 수립 등이 제안되었다. 


다만 철수 일정은 명시되지 않았으며, 임시 정부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로 권한을 이양하는 구체적인 계획도 정해지지 않았다. 네타냐후는 이러한 가능성을 일관되게 부인해 왔지만, 미국은 협상 타결에 낙관적인 입장을 보이며 조만간 네타냐후와의 직접 회담을 예고했다.


결국 네타냐후의 유엔 연설은 국내 지지층 결집과 국제사회에 대한 강경 메시지 전달이라는 의도가 분명했지만, 실제로는 이스라엘의 외교적 고립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 


연설장에서의 집단 퇴장과 거리에서의 대규모 시위, 그리고 제재 가능성 논의는 그가 직면한 외교적 현실을 보여준다. 동시에 평화안과 휴전 제안이 여전히 논의되는 상황은 전쟁의 향방이 앞으로도 불확실하며, 이스라엘이 군사적 목표와 국제적 압력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가 향후 분쟁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임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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