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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베네수엘라 무력 시위, 점점 커지는 정치적 위험

  • 하윤아 기자
  • 입력 2025.10.18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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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용 헬기에 탑습하고 있다. [사진=the white house]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인근 해역에서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며 국제사회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최근 미 해군은 카리브해에서 ‘마약 운반선’으로 추정되는 선박을 잇따라 공격했고, 미 공군은 B-52 폭격기를 베네수엘라 해안 상공에 수 시간 동안 출격시켰다. 미국 정부는 이를 ‘마약 카르텔과의 전쟁’의 일환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를 염두에 둔 무력 시위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로이터통신과 A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중앙정보국(CIA)에 베네수엘라 내부에서의 비밀 작전을 승인했다. 이는 명백히 ‘내부 개입’을 염두에 둔 조치로, 외교적 압박을 넘어 실질적인 정권 불안 조성을 노린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미 남부사령부(SOUTHCOM)를 이끌던 앨빈 홀시 제독이 돌연 퇴임을 발표하면서, 내부 지휘체계의 혼선과 행정부의 강경 행보에 대한 군 내부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국방부는 “통상적인 인사”라고 해명했지만, 시점상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미국의 군사 활동은 점점 더 대담해지고 있다. 최근 한 차례의 공습에서는 선박 다섯 척이 격침됐고, 최소 27명이 사망했으며 일부 생존자는 미 해군 함정으로 이송되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 사건을 두고 “미국의 작전이 점점 더 공격적으로 변하고 있으며, 국제법적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를 “명백한 주권 침해이자 불법 행위”로 규정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항의 서한을 제출했다.


카라카스 정부는 이번 사건을 트럼프 행정부의 ‘군사적 도발’로 규정하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베네수엘라 외무부는 “미국이 국제 질서를 위협하고 있으며, 중남미의 평화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미국 측은 “베네수엘라가 마약 조직과 결탁해 미국을 위협하고 있다”며 작전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대외적 긴장이 미국 국내 정치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력 시위’는 그의 강경한 리더십을 과시하는 수단으로 보이지만, 여론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최근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58%는 “미국이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개입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답했다. 또 시카고 국제문제협의회의 조사에서는 “세계 문제에 적극적으로 관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미국인의 비율이 1980년대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러한 흐름은 트럼프가 ‘세계 경찰’의 이미지를 벗고자 했던 초기 공약과도 배치된다. 그는 취임 초기에 ‘불개입주의’를 강조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오히려 군사적 개입과 무력 시위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존재감을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국내 정치적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외부 위협을 조성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국제사회 역시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유엔 외교관들은 “베네수엘라가 새로운 전장의 중심이 될 수 있다”며 중재를 촉구하고 있으며, 유럽연합은 “군사적 해법은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라틴아메리카 여러 나라 또한 미국의 행동을 비판하며 “중남미에 대한 제국주의적 개입”이라는 성명을 잇따라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조치를 단순한 압박 전술로 제한할 가능성도 존재하지만, 이미 한계는 명확하다. 외교적 위협이 실제 군사 행동으로 번질 경우, 미국의 국제적 신뢰는 물론 트럼프 자신의 정치적 입지도 흔들릴 것이다. CNN의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가 무력 시위를 멈추지 않는다면, 이는 단순한 외교 전략이 아닌 위험한 도박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결국 이번 사태는 트럼프 행정부가 얼마나 ‘정치적 신중함’을 유지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베네수엘라가 차기 전쟁의 불씨가 될지, 아니면 단기적 정치 과시의 무대에 그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분명한 것은, 트럼프의 카리브해 군사 시위가 단순한 쇼로 끝나기엔 너무 멀리 와버렸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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