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인근 해역에서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며 국제사회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최근 미 해군은 카리브해에서 ‘마약 운반선’으로 추정되는 선박을 잇따라 공격했고, 미 공군은 B-52 폭격기를 베네수엘라 해안 상공에 수 시간 동안 출격시켰다. 미국 정부는 이를 ‘마약 카르텔과의 전쟁’의 일환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를 염두에 둔 무력 시위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로이터통신과 A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중앙정보국(CIA)에 베네수엘라 내부에서의 비밀 작전을 승인했다. 이는 명백히 ‘내부 개입’을 염두에 둔 조치로, 외교적 압박을 넘어 실질적인 정권 불안 조성을 노린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미 남부사령부(SOUTHCOM)를 이끌던 앨빈 홀시 제독이 돌연 퇴임을 발표하면서, 내부 지휘체계의 혼선과 행정부의 강경 행보에 대한 군 내부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국방부는 “통상적인 인사”라고 해명했지만, 시점상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미국의 군사 활동은 점점 더 대담해지고 있다. 최근 한 차례의 공습에서는 선박 다섯 척이 격침됐고, 최소 27명이 사망했으며 일부 생존자는 미 해군 함정으로 이송되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 사건을 두고 “미국의 작전이 점점 더 공격적으로 변하고 있으며, 국제법적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를 “명백한 주권 침해이자 불법 행위”로 규정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항의 서한을 제출했다.
카라카스 정부는 이번 사건을 트럼프 행정부의 ‘군사적 도발’로 규정하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베네수엘라 외무부는 “미국이 국제 질서를 위협하고 있으며, 중남미의 평화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미국 측은 “베네수엘라가 마약 조직과 결탁해 미국을 위협하고 있다”며 작전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대외적 긴장이 미국 국내 정치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력 시위’는 그의 강경한 리더십을 과시하는 수단으로 보이지만, 여론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최근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58%는 “미국이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개입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답했다. 또 시카고 국제문제협의회의 조사에서는 “세계 문제에 적극적으로 관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미국인의 비율이 1980년대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러한 흐름은 트럼프가 ‘세계 경찰’의 이미지를 벗고자 했던 초기 공약과도 배치된다. 그는 취임 초기에 ‘불개입주의’를 강조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오히려 군사적 개입과 무력 시위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존재감을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국내 정치적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외부 위협을 조성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국제사회 역시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유엔 외교관들은 “베네수엘라가 새로운 전장의 중심이 될 수 있다”며 중재를 촉구하고 있으며, 유럽연합은 “군사적 해법은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라틴아메리카 여러 나라 또한 미국의 행동을 비판하며 “중남미에 대한 제국주의적 개입”이라는 성명을 잇따라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조치를 단순한 압박 전술로 제한할 가능성도 존재하지만, 이미 한계는 명확하다. 외교적 위협이 실제 군사 행동으로 번질 경우, 미국의 국제적 신뢰는 물론 트럼프 자신의 정치적 입지도 흔들릴 것이다. CNN의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가 무력 시위를 멈추지 않는다면, 이는 단순한 외교 전략이 아닌 위험한 도박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결국 이번 사태는 트럼프 행정부가 얼마나 ‘정치적 신중함’을 유지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베네수엘라가 차기 전쟁의 불씨가 될지, 아니면 단기적 정치 과시의 무대에 그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분명한 것은, 트럼프의 카리브해 군사 시위가 단순한 쇼로 끝나기엔 너무 멀리 와버렸다는 점이다.
BEST 뉴스
-
이 대통령 “공소청·중수청 출범, 새 형사사법체제 시작”…경찰개혁도 주문
▲이 대통령 “공소청·중수청 출범, 새 형사사법체제 시작”…경찰개혁도 주문 [사진=청와대] 이재명 대통령이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 출범을 앞두고 수사와 기소를 분리한 새로운 형사사법체제의 안정적인 정착을 주문했다. 권한과 책임이 커지는 경찰에 대해서는 외부 통제와 내부... -
이재명 대통령,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과 연쇄 회담…16일 첫 한·중앙아 정상회의
▲이재명 대통령,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과 연쇄 회담 [사진=청와대] 이재명 대통령이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과 잇달아 양자 정상회담을 갖고 공급망과 인프라, 시장 확대를 비롯한 경제·안보 협력 강화에 나선다. 오는 16일에는 5개국 정상이 함께하는 첫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 -
농지 전수조사에 커진 불안…정부 “투기와 농촌의 현실 구분하겠다”
▲ 농림수산식품부의 농지 전수 조사에 대한 팩트 체크. [사진=농림수산식품부] 정부가 처음으로 전국 단위 농지 전수조사에 나서면서 농촌 현장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조사 과정에서 상당수 농지가 ‘농지법 위반 의심’ 대상으로 분류되면서 고령으로 농사를 짓지 못하거나 이웃... -
경기도, 장애인 자립지원주택에 ‘AI 자립비서’ 도입…안전·건강·일상생활 지원
▲ 경기도가 자립지원주택에 거주하는 장애인을 대상으로 AI와 IoT를 활용해 안전·건강관리와 일상생활을 지원하는 ‘AI 자립비서’ 사업을 10월부터 12월까지 시범 운영한다. [사진=경기도] 경기도가 자립지원주택에 거주하는 장애인의 일상생활과 안전을 돕기 위해 인공지능(AI)과 ... -
우주에서 포착한 사우디 사막…모래언덕이 그려낸 ‘지구의 예술’
▲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내려다본 사우디아라비아의 사막 풍경 [사진=Jessica Meir x] 끝없이 이어지는 모래 능선이 굽이치고, 능선을 따라 생긴 그림자가 대지 위에 독특한 무늬를 만든다.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내려다본 사우디아라비아의 사막 풍경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 -
사라지는 로힝야족의 마을, 폭력 피해 떠났지만 돌아갈 땅마저 잃는다
▲ UNHCR이 2026년 6월 공개한 콕스바자르 난민촌 항공사진 [사진=UNHCR] 미얀마에서 수십 년간 박해와 강제이주를 겪어온 로힝야족이 또다시 삶의 터전을 잃고 있다. 내전을 피해 고향을 떠나는 것을 넘어 이들이 살던 마을과 토지까지 사라지면서 향후 귀환할 수 있는 삶의 기반 ...
전체댓글 0
NEWS TOP 5
실시간뉴스
추천뉴스
사람들
more +-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①] “내가 맡긴 돈은 어디로 갈까”…이상진 대표가 그리는 가치금융의 미래
[편집자 주] 세상의 변화는 익숙한 현실에 질문을 던지고,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 나서는 사람들로... -
인류의 달 착륙 뒤에 있었던 여성 과학자…마거릿 해밀턴, 90세로 별세
1969년 7월 20일, 인류가 처음 달에 발을 내디딘 역사적인 순간에는 보이지 ... -
오바마 “책은 세상을 보는 방식을 바꾼다”…인생 바꾼 6권 다시 읽는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에게 깊은 영향을 준 책들을 다시 펼친다... -
UN 인권사무소, 말리 원주민 지도자 우무 디코 조명… “기후 정의와 원주민 권리 향상에 앞장”
유엔 인권사무소(UN Human Rights)가 7일 저녁 공식 X 계정을 통해 말리 출...
오피니언
more +-
[강윤영의 사람을 살리는 콘텐츠] ② 불안의 시대, 나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우리는 매일 수많은 정보를 만난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 -
[이경미의 AI와 미래공간 ①] AI가 바꾸는 공간, 인간의 삶
사무실 책상에 앉아 인공지능(AI)과 함께 제안서를 작성하는 풍경은 이... -
[용석광의 컴플라이언스와 ESG] ㉜ CP 우수기업 인센티브 체계와 과징금 감경 규정: 준법경영이 가져다주는 강력한 재무적·행정적 혜택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CP) 우수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는 상징적 포상이... -
[서정태의 ESG현장클리닉④] 중소기업의 공급망 ESG 평가대응, ESG 대응 체계 구축이 중요하다.
최근 ESG는 대기업이나 상장기업만의 과제가 아니다. 해외 바이어와 대기...
기획 / 탐방
more +-
[ESG탐방] 농업 생산지가 관광 자원으로… 홋카이도 ‘패치워크 로드’와 ‘팜 토미타’가 보여준 농촌 경관의 가치
일본 홋카이도 비에이의 ‘패치워크 로드’와 나카후라노의 ‘팜 토미... -
[ESG탐방] 화산 지질이 만든 지하수의 흐름… 비에이 ‘시로가네 폭포’가 보여준 자연자산의 가치
일본 홋카이도 비에이정의 시로가네 온천 지역에는 화산 지질과 지하수가 ... -
[ESG탐방] 방재시설에서 관광자원으로... 자연과 함께 만들어진 홋카이도 비에이 ‘청의 호수’
일본 홋카이도 비에이정에 위치한 청의 호수(아오이이케·青い池)는 처... -
[ESG탐방] 아사히카와 디자인센터, 지역 산업을 지속가능한 자산으로 연결
일본 홋카이도 아사히카와시는 가구와 목공산업이 발달한 도시다. 홋카이도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