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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 양자컴퓨팅 ‘새 시대’ 연다… 듀얼 칩 공개로 상용화 로드맵 구체화

  • 권민정 기자
  • 입력 2025.11.13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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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BM의 Loon 실험용 양자 프로세서에 사용되는 프로세서와 칩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웨이퍼인 실리콘 조각 [사진=IBM]

 

미국 뉴욕주 알바니의 반도체 연구 거점인 올버니 나노테크 단지(Albany NanoTech Complex)에서 IBM이 양자컴퓨팅 상용화를 향한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다. 120 큐비트를 탑재한 ‘IBM Quantum Nighthawk’와 오류허용(fault-tolerant) 양자컴퓨터 구현을 위한 실험용 칩 ‘IBM Quantum Loon’을 공개하며, 양자컴퓨터 실용화의 구체적 로드맵을 내놓은 것이다.


이번에 공개된 ‘Nighthawk’ 칩은 120개의 큐비트(qubit)와 218개의 차세대 튜너블 커플러(tunable couplers)를 갖추고 있다. 이는 이전 세대인 ‘IBM Quantum Heron’ 대비 커플러 수가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각 큐비트가 넓은 범위의 이웃과 상호 연결되는 사각 격자(square lattice) 구조를 취하고 있다.


Nighthawk은 초기 단계에서 약 5,000개의 두-큐비트 게이트(two-qubit gates)를 실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IBM은 2026년 7,500개, 2027년 1만 개, 2028년에는 1만5,000개의 게이트로 확장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IBM 관계자는 이번 칩이 “약 30% 더 복잡한 회로를 처리할 수 있는 성능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함께 공개된 ‘Loon’ 칩은 완전한 오류허용 양자컴퓨터 구현을 위한 실험용 플랫폼으로 300mm 웨이퍼 공정을 적용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는 연구소 수준의 양자칩 제작에서 벗어나 반도체 산업 수준의 대량 생산 체제로의 전환 가능성을 보여주는 기술적 진전으로 평가된다.


Qiskit 성능 향상 및 오류 완화 비용 100배 절감


IBM은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오픈소스 양자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인 Qiskit의 최신 업데이트를 통해 ‘동적 회로(dynamic circuits)’ 처리 성능이 약 24% 향상됐으며, 고성능 컴퓨팅(HPC) 기반 오류 완화(error mitigation) 처리 비용은 100배 이상 감소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개선은 복잡한 양자 알고리즘의 효율적 실행뿐 아니라 실시간 오류정정(real-time error correction)을 위한 기반 기술로도 활용될 전망이다. IBM은 실제로 일반 칩(FPGA 등) 위에서 오류정정 알고리즘을 실행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히며, 이는 양자 하드웨어 제어의 상용화를 앞당길 중요한 엔지니어링 진전으로 평가된다.


2026년 양자우위 달성, 2029년 오류허용 양자컴퓨터 실현


IBM은 향후 로드맵에서 2026년 말까지 ‘양자우위(quantum advantage)’를 실현하고 2029년에는 완전한 오류허용 양자컴퓨터를 구현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는 기존 슈퍼컴퓨터가 수천 년이 걸리는 연산을 몇 분 또는 몇 시간 만에 수행할 수 있는 시대를 목표로 하는 비전이다.


다만 IBM은 양자컴퓨터가 곧바로 일반용 컴퓨터를 대체할 수준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큐비트의 극단적인 민감성과 오류율 문제 그리고 복잡한 오류정정 기술의 필요성 때문에 실질적인 상업적 응용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IBM 양자연구 책임자 제이 갬베타(Jay Gambetta)는 “테이블을 살짝 흔들기만 해도 양자컴퓨터가 망가질 정도로 민감하다”며 “이러한 물리적 제약을 극복하는 것이 향후 5년의 과제”라고 말했다.


글로벌 양자 경쟁 가속화… 구글·MS·BMW 등 잇단 진입


IBM의 이번 발표는 최근 구글(Willow 칩), 마이크로소프트(Majorana 1 칩)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잇따라 양자컴퓨팅 성과를 내놓는 흐름과 맞물려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IBM의 듀얼 칩 공개로 양자 기술 경쟁이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맥킨지(McKinsey & Company)는 양자컴퓨팅이 2035년까지 전 세계 산업에서 최대 1조 3천억 달러(약 1경 5천조 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미 BMW, 에어버스, 액센추어, 바이오젠 등 글로벌 기업들이 신약개발, 연료전지 효율화, 금융 최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자기술을 실험 중이다.


모든 컴퓨터를 대체하기보다 불가능한 문제를 푸는 도구로


전문가들은 이번 발표를 양자컴퓨터의 ‘현실적 진입 신호’로 평가하면서도 기존 컴퓨터를 즉시 대체할 기술로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입을 모은다. 카네기멜런대 스리다르 타유르(Sridhar Tayur) 교수는 “전투기에 날개가 있다고 해서 페라리보다 빠르다고 할 수는 없다”며 “양자컴퓨터는 단순한 속도의 문제가 아니라, 완전히 다른 원리로 작동하는 새로운 형태의 컴퓨팅”이라고 비유했다.


IBM의 이번 발표는 단순한 기술 쇼케이스가 아닌 양자컴퓨팅을 ‘확장 가능하고 실용적인 기술’로 발전시키기 위한 하드웨어·소프트웨어·제조 인프라의 통합적 진전을 보여준 사건이다.


120 큐비트, 218 커플러, 5,000게이트 실행이라는 수치는 아직 실험실 수준이지만, “30% 더 복잡한 회로 실행”이 가능하다는 점은 연산 깊이(computational depth)와 연결성(connectivity) 측면에서의 중요한 도약으로 평가된다.


양자컴퓨터는 당장 기업용 서버를 대체하기보다는, 화학·재료과학·금융·암호해독 등 기존 방식으로는 불가능했던 문제를 푸는 새로운 계산 도구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IBM의 듀얼 칩 공개는 양자컴퓨팅 경쟁의 불씨를 다시 지피며 가까운 미래에 ‘양자우위’를 입증하는 실제 사례가 등장할 경우 전 세계 기술 산업의 판도가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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