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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강경 이민 모델’에 주목하는 영국… 유럽 정치 구도의 새로운 기준이 되나

  • 권민정 기자
  • 입력 2025.11.20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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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덴마크의 이민지 추방에 대한 항의 시위 집회 모습 [사진=eyeonglobalhealth]

 

유럽에서 가장 강경한 이민 정책을 시행하는 국가로 꼽혀 온 덴마크가 이제는 유럽 정가의 ‘참조 모델’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영국 노동당 정부가 덴마크의 제도를 연구하기 위해 직접 공무원을 파견하면서 덴마크식 접근법이 유럽 내 중도 정당들의 생존 전략으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중도 좌파의 재선 성공, 그 뒤의 강경 이민 정책


덴마크 사회민주당은 2019년과 2022년 총선에서 연달아 승리하며 유럽 중도 좌파 정당 중 드물게 장기 집권에 성공한 사례가 됐다. 여론조사에서는 2026년 선거에서도 재집권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정치 분석가들은 “전통적으로 연민을 강조했던 좌파가 난민·망명 정책을 대폭 강화함으로써 우파 포퓰리즘의 확산을 차단했다”는 점을 핵심 성공 요인으로 꼽는다.


실제로 메테 프레데릭센 총리와 이전 총리 라스 뢰케 라스무센의 재임 기간 동안 덴마크는 난민 지위를 ‘임시 체류’로 규정하고 영구 정착까지 상당히 높은 기준을 요구하는 체제를 확립했다. 체류 허가는 1~2년 단위로 갱신되며 영주권 신청까지는 최소 8년이 필요하다. 여기에 숙련된 덴마크어 능력과 장기 정규직 근무 경험 등이 요구된다.


가족 재결합 역시 까다롭다. 양측이 모두 24세 이상이어야 하고 덴마크어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지원금 수령 기록이 없어야 하며 재정 보증도 제출해야 한다.


영국 노동당, ‘덴마크 모델’ 도입 움직임


영국 노동당 정부 역시 불법 이민 문제를 두고 우파 성향의 개혁 영국당(Reform UK)으로부터 지속적인 압박을 받아왔다. 샤바나 마흐무드 내무장관은 “영국은 기존 모델을 그대로 고수해 왔다”면서 유럽 국가 중 가장 강력한 사례로 덴마크를 거론했다.


영국은 덴마크보다 더 강력한 기준을 도입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인다. 영주 정착 대기 기간을 기존 5년에서 20년으로 늘리고 난민 지위를 2년 반마다 재검토하는 방안이 추진 중이다. 심지어 체류중 발생하는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난민의 자산을 압류할 수 있는 제도도 도입될 전망이다.


비판론자들은 이는 덴마크보다 훨씬 강경하며 “영구적인 불안정 상태를 조성해 통합을 파괴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효과는 입증됐지만… 국내 불만도 커지는 덴마크


덴마크 정부는 난민 유입 억제라는 목표를 분명하게 달성했다. 난민 지위 부여 건수는 2014년 6,031건에서 2019년 1,737건으로 감소했다. 작년 발급된 거주 허가 9만 9,811건 중 난민에게 발급된 것은 859건으로 1%에도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 덴마크 내부의 분위기는 복합적이다. ‘평행 사회(구 게토)’ 정책, 난민 자산 압류 제도(‘보석법’) 등은 인권 단체들의 비판을 받으며 유럽연합(EU) 내에서도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 


수도 코펜하겐에서도 최근 지방선거에서 사회민주당이 100년 만에 주도권을 상실했다. 전문가들은 높은 주택 가격과 더불어 당의 강경 이민 정책이 진보 성향 도시 유권자를 이탈하게 만든 영향을 지적한다.


난민 단체들은 “지나치게 높은 기준이 사회 통합을 오히려 약화시키고 난민들이 ‘영원한 2등 시민’으로 남게 한다”고 비판한다. 난민들이 덴마크를 환영합니다(Refugees Welcome Denmark)의 미칼라 클란테 벤딕센 대표는 “젊은 난민들이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면 범죄·갱단 등 사회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 전체가 변곡점에 선 ‘이민 정책의 재정의’


세계적 갈등·기후 재해의 확산, 이동 비용의 감소, 정보 접근성 상승 등으로 난민·이주 흐름은 전후 체제가 설계한 규모를 훌쩍 넘어섰다. 유엔에 따르면 전 세계 강제 이주민은 2010년 4,400만 명에서 지난해 1억 2,300만 명으로 증가했다.


이 가운데 덴마크는 강경 정책을 통해 난민 신청을 40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줄였으며, 이는 영국과 여러 유럽 국가가 주목하는 지점이다. 그러나 다른 국가들이 덴마크 모델을 ‘대량 복제’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정치적 여건, 사회적 합의, 인권 기준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영국 노동당 내에서도 비판은 커지고 있다. 스텔라 크리지 의원은 “끊임없는 불확실성을 강요하는 제도는 잔혹할 뿐 아니라 통합과 경제에도 역효과”라고 지적했다. 나치 점령 체코슬로바키아에서 유대인 박해를 피해 영국으로 이동했던 알프 더브스 상원의원은 노동당의 강경 노선을 “우울하고 초라하다”고 평가했다.


덴마크 모델은 새로운 유럽 표준이 될까


강경 이민 정책이 중도 좌파에게도 ‘선거 전략’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덴마크 사례는 많은 유럽 정치인이 주목하는 성공 사례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이 장기적으로 사회 통합과 민주주의적 가치를 유지할 수 있는지는 여전히 논쟁 중이다.


영국의 움직임은 유럽 전반에 걸친 ‘이민 체제 재설계’ 흐름을 가속시키고 있으며, 향후 몇 년간 덴마크 모델이 유럽 정치 지형에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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