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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 새 교리 문서 통해 “일부일처제는 단순한 규제가 아니라 완전한 사랑의 선택” 재확인

  • 권민정 기자
  • 입력 2025.11.26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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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황 레오 14세와 일부일처제에 대한 바티칸의 입장 [사진=Megapixelstock, the Holy See, 그래픽=ESG코리아뉴스]

 

바티칸이 최근 발표한 새 교리 문서 “Una Caro(한 몸) 일부일처제 찬양”을 통해 일부다처제와 폴리아모리 등 비일부일처적 관계 형태가 증가하는 현상에 대해 공식적인 경고를 내렸다. 


40쪽 분량의 이 문서는 교황 레오 14세의 재가 아래 교리국이 작성한 것으로 결혼은 “한 남성과 한 여성 사이의 유일하고 배타적이며 평생에 걸친 결합”이라는 가톨릭 전통을 재확인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번 문서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기존 교리를 반복하는 수준을 넘어 현대 사회의 변화된 관계 형태로 특히 서구권에서 확산 중인 폴리아모리와 개방적 관계를 직접 언급하며 대응했다는 점이다. 문서는 “‘여러 얼굴에서 사랑의 강도가 발견될 수 있다’는 착각이 널리 퍼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관계의 다원화는 오히려 결합의 의미를 약화시킨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아프리카 지역에서의 일부다처제(polygamy) 문제도 문서가 나오게 된 중요한 배경으로 작용했다. 아프리카 여러 국가에서 일부다처제가 문화적 전통으로 뿌리 깊게 남아 있는 상황에서 현지 가톨릭 주교들은 오래전부터 신자들의 결혼, 세례, 목회적 돌봄 과정에서 혼란이 나타나고 있다며 바티칸에 명확한 지침을 요청해 왔다. 이번 문서는 이러한 요청에 응답하는 성격도 갖고 있으며, 실제로 교리국은 아프리카 주교들과의 직접 논의를 바탕으로 내용을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서는 혼인에 담긴 두 가지 전통적 의미, 즉 부부를 더욱 깊이 하나로 묶어 주는 결합적 의미와 생명을 낳아 기르는 생식적 의미를 다시금 강조하고 있다. 특히 오늘날 사회에서 상대적으로 약화되고 있는 결합적 측면의 중요성을 한층 더 부드럽고도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바티칸은 결혼의 가치는 단순한 생산적 기능에 그치지 않으며 배우자 사이의 전적인 상호 헌신, 소속감, 그리고 인간 존엄의 실현을 포함한다고 설명한다. 이는 최근 교황들이 반복해 강조해 온 “혼인의 총체적 의미”와 궤를 같이한다.


또한 문서는 일부일처제가 인간의 자유를 제한하는 제도라는 시각을 반박하며, 오히려 서로에게 온전히 헌신하기로 한 두 사람이 “무한한 관계적 깊이”를 만들어 갈 수 있게 하는 구조라고 설명한다. 바티칸은 이를 “배타적 사랑의 약속”으로 표현했다. 이러한 관점은 최근 서구 사회에서 등장한 관계의 다원화 흐름과 대비되며, 바티칸은 이를 시대적 도전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문서 발표 이후 여러 나라에서는 다양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전통적 혼인관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에서는 환영을 보내는 반면, 현대적 가족 형태의 다양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진보적 신자나 사회학자들은 바티칸이 지나치게 단일한 모델만을 이상화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또한 일부다처제가 사회·경제 구조와 깊이 연결된 아프리카 등 지역에서는 문서가 실제 목회 현장에서 어느 정도 실효성을 발휘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제기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문서는 빠르게 다변화하는 현대의 관계·가족 모델 속에서 바티칸이 어떤 기준선을 유지하려 하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전통적 교리의 재확인, 세계 교회가 직면한 문화적·사회적 변화에 대한 반응, 그리고 목회적 난점에 대한 해명이라는 세 가지 요소가 한 문서 안에 결합된 것이다. 바티칸의 이러한 움직임이 향후 각 지역 교회와 신자들 사이에서 어떤 논의를 촉발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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