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달러 환율이 1,480원 선에 육박하는 등 외환시장의 불안이 커지자 한국은행이 환율 안정과 외화 유동성 확충을 위한 대응에 나섰다. 한국은행은 19일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한시적인 규제 완화와 인센티브 제공 방안을 결정했다. 이는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시장 심리를 안정시키고, 외화 수급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한은은 내년 1월부터 6월까지 6개월 동안 외환건전성 부담금을 한시적으로 면제하기로 했다. 외환건전성 부담금은 금융기관이 일정 규모 이상의 외화부채를 보유할 경우 부과되는 제도로, 이를 면제하면 금융기관의 외화 차입 비용이 낮아진다. 한국은행은 이번 조치로 금융기관들의 외화 조달 비용이 약 0.1%포인트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으며, 그 결과 외환시장에 달러 등 외화 공급이 늘어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한은이 외환건전성 부담금을 한시적으로 면제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이후 두 번째다.
이와 함께 한국은행은 외화 지급준비금에 대해 이자를 지급하기로 했다. 외화 지급준비금은 금융기관이 고객 예금의 일부를 외화로 한국은행에 예치한 자금으로, 여기에 이자를 지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급 이자율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정책금리 수준을 준용해 결정될 예정이다. 한은은 이 조치가 금융기관의 외화 보유 유인을 높여 외화 유동성 완충 능력을 강화하고, 외환시장 변동성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금융기관들이 외화 예금에 대해 보다 유리한 조건을 제시할 수 있어, 기업과 개인의 해외 자금이 국내에 머무는 효과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최근 환율 상승이 물가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나왔다. 원화 약세가 지속될 경우 수입 원자재와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고, 이는 결국 소비자물가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고환율 상황은 수입 물가를 통해 국내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은행 역시 환율 변동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인식하고 있다. 환율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물가 안정 목표 달성이 어려워질 수 있는 만큼, 통화정책과 외환 안정 정책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이에 한은은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면서도 외환시장과 물가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한은의 조치가 단기적으로 외환시장 불안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글로벌 금융 환경과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만큼 환율과 물가를 둘러싼 변동성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국은행과 정부가 외환시장 안정과 물가 관리라는 두 과제를 어떻게 조율해 나갈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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