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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다보스 연설, 동맹 흔들고 유럽 충격…“그린란드는 우리 땅” 집착 여전

  • 권민정 기자
  • 입력 2026.01.22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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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 the white house]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설에서 유럽 동맹국들을 향해 노골적인 비난과 압박을 쏟아내며 대서양 동맹의 균열을 다시 한 번 노출시켰다고 주요 해외 언론들이 전했다. 장시간 이어진 그의 연설은 유럽 지도자들과 재계 인사들을 당혹하게 만들었고, 서방 동맹이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는 우려를 키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언론과 유럽 주요 신문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미국이 수십 년간 유럽에 “이용당해 왔다”고 주장하며, 유럽의 이민 정책과 경제 노선을 “급진적이고 파괴적”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나토(NATO)가 실제로 미국을 방어할 의지가 있는지 공개적으로 의문을 제기하면서도, 나토가 집단방위조약을 발동한 유일한 사례가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무력 사용은 없다”…한숨 돌린 유럽


다만 유럽 외교가에 일시적인 안도감을 준 발언도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논란의 중심에 있는 그린란드 문제와 관련해 “무력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명확히 밝혔고, 이는 유럽 지도자들에게 최소한의 안전판으로 받아들여졌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실제로 연설 직후 금융시장은 안정세를 되찾으며 상승 반전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사무총장과의 회담 후 그린란드 문제에 대한 “미래 협상의 틀”에 합의했으며, 다음 달 부과를 예고했던 대유럽 관세도 철회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 해결책은 미국과 모든 나토 회원국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썼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린란드 집착은 계속


그러나 외신들은 이러한 유화적 제스처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근본적인 태도는 변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사실상 북미 대륙의 일부”이자 “미국의 영토”라고 주장하며, 덴마크가 이를 포기하지 않는 것은 “배은망덕한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이 덴마크를 방어했다는 점을 거론하며 역사적 빚을 강조한 발언도 유럽에서 큰 반발을 불러왔다.


특히 그는 연설 도중 그린란드를 여러 차례 아이슬란드로 잘못 언급해 청중의 혼란과 냉소를 자아냈다고 전해진다.


동맹국·정적 가리지 않는 공격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그린란드 문제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개최국 스위스를 비롯해 프랑스, 캐나다 등 동맹국 지도자들을 공개적으로 조롱하거나 위협했고, 미국의 영향력 덕분에 이들 국가가 번영하고 있다는 식의 발언을 이어갔다. 국내 정치적 적대 관계에 있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일한 오마르 하원의원에 대한 공격도 연설에 포함됐다.


유럽 언론들은 특히 이민과 문화 문제를 언급하며 “서구 문명”을 강조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노골적인 외국인 혐오와 문화적 우월주의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침묵 속에 끝난 연설


현장 분위기는 냉랭했다. 청중은 대부분 침묵을 유지했고, 연설이 한 시간을 넘기자 일부 참석자들은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연설 말미에 나온 박수도 형식적인 수준에 그쳤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한 유럽 외교 소식통은 “연설은 화해보다는 굴욕과 압박에 가까웠다”며 “그린란드 문제를 지렛대로 유럽을 몰아붙이려는 의도가 분명해 보였다”고 평가했다.


종합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다보스 연설은 무력 충돌 가능성은 낮췄지만, 유럽 동맹국들에 대한 불신과 경멸을 노골화하며 대서양 관계의 구조적 균열을 다시 한 번 드러낸 계기가 됐다는 것이 해외 언론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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