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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로드리게스 권한대행 “워싱턴의 지시 이제 그만”… 美는 안정·석유 협력 압박

  • 권민정 기자
  • 입력 2026.01.27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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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두로 체포 이후 한 달… 베네수엘라, 주권 논란 속 ‘미국 신뢰’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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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지원을 받아 대통령 권한대행에 오른 델시 로드리게스는 최근 공개 석상에서 워싱턴의 정치적 개입에 불만을 표출하며 “미국의 지시는 이제 그만둬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Folha de s. Paulo facebook, 그래픽=ESG코리아뉴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미국에 체포된 이후 한 달여가 지나면서 베네수엘라는 국가 통합과 주권 논란 속에서 미국과의 관계 재정립이라는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미국의 지원을 받아 대통령 권한대행에 오른 델시 로드리게스는 최근 공개 석상에서 워싱턴의 정치적 개입에 불만을 표출하며 “미국의 지시는 이제 그만둬야 한다”고 밝혔다.


로드리게스 권한대행은 일요일 동부 푸에르토 라 크루즈에서 열린 국영 석유 노동자 행사에서 “베네수엘라의 정치적 갈등은 베네수엘라 내부에서 해결돼야 한다”며 “이 나라는 극단주의와 파시즘의 대가로 이미 너무 큰 희생을 치렀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은 국영 방송을 통해 생중계됐다.


마두로 대통령은 1월 초 미국의 급습 작전으로 체포돼 미국으로 이송됐으며 현재 기소 절차를 밟고 있다. 이후 미국은 베네수엘라의 정치적 전환을 지지하며 로드리게스를 임시 지도자로 인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체포 직후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운영할 것”이라고 발언했다가, 이후 로드리게스를 공개 지지하며 이달 초 전화 통화를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로드리게스를 “훌륭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 내부에서는 미국의 영향력이 과도하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로드리게스는 마두로 대통령의 부통령 출신으로 현재는 마두로 충성 세력과 미국의 요구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 처지다. 최근에는 석유 생산 재개와 관련해 미국이 지속적으로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미국은 마두로 축출 이후 베네수엘라의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들은 베네수엘라가 중국, 러시아, 이란, 쿠바와의 관계를 축소하고 석유 생산과 수출에서 미국과의 협력을 강화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 규모의 초중질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 정유 시설과 기술적으로 호환성이 높다.


국내 정치 상황은 여전히 불안정하다. 마두로 충성파, 현 정부에 비판적인 좌파 분파, 그리고 고(故) 우고 차베스의 노선을 계승한다고 주장하며 마두로를 거부해 온 이른바 ‘차비스타 노-마두리스타’ 세력 간의 분열이 이어지고 있다. 전통 야당 역시 향후 정치 참여 여부를 두고 관망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베네수엘라 야당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의 국정 참여를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미국은 정치범 석방을 베네수엘라에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인권단체 포로 페날에 따르면 일요일 하루 동안 최소 104명이 석방됐으며, 1월 초 이후 석방된 정치범은 최소 266명에 이른다. 베네수엘라 내무부는 지난해 12월 이후 총 808명이 석방됐다고 밝혔다. 다만 석방자 명단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지도부의 정치범 석방에 대해 “강력한 인도주의적 조치”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베네수엘라 언론과 인권단체들은 석방이 미국과의 협상 과정에서 정치적 카드로 활용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마두로 체포 이후 베네수엘라는 정권 교체를 넘어 외부 개입 속에서 주권과 안정 그리고 미국에 대한 신뢰를 어떻게 재정립할 것인지라는 근본적인 과제에 직면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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