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FDR 도입 5년…연구 “환경 성과·투자 흐름 변화 확인되지 않아”
유럽연합(EU)의 지속가능금융공시규제(SFDR)가 친환경 펀드의 실제 환경 성과 개선이나 자금 유입 확대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이에 따라 EU 집행위원회는 SFDR 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 논의를 진행 중이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스탠퍼드대학교, 하버드대학교, 암스테르담대학교, 런던비즈니스스쿨(LBS) 연구진이 공동 수행한 연구를 인용해, 2021년 도입된 SFDR이 ‘Article 8’과 ‘Article 9’로 분류된 펀드의 환경 성과 지표를 개선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연구진은 SFDR 도입 전후를 비교해 해당 펀드들의 포트폴리오를 분석한 결과 가중 평균 탄소배출량,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이 산출한 환경 점수, 모닝스타의 탄소 리스크 점수 등 주요 지표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SFDR 분류가 친환경 펀드로의 자금 유입 증가로도 이어지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SFDR은 펀드의 지속가능성 수준에 따라 ‘Article 6’, ‘Article 8’, ‘Article 9’로 구분하는 제도로 당초 그린워싱 방지와 투자자 정보 제공 강화를 목표로 도입됐다. Article 9는 지속가능한 투자 목표에 기여하는 펀드, Article 8은 환경·사회적 특성을 촉진하는 펀드, Article 6은 관련 특성이 없는 펀드를 의미한다.
FT에 따르면 2025년 기준 EU 내에서 Article 8 펀드는 약 1만2,000개, 운용자산 규모는 약 6조5,000억 유로이며, Article 9 펀드는 약 1,000개, 3,170억 유로 규모로 집계됐다. Article 6 펀드는 약 1만2,000개, 4조8,000억 유로 수준이다.
연구진은 SFDR 분류 체계가 투자자와 펀드 운용사의 행동에 실질적인 변화를 유도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FT는 이를 두고, SFDR가 규제 준수 중심의 분류 체계로 기능했을 뿐, 펀드의 실제 환경 성과 개선과는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EU 집행위원회는 SFDR 제도의 복잡성과 높은 준수 비용, 투자자 이해 부족 문제를 인정하고 제도 개선을 검토 중이다. EU는 공시 항목을 단순화하고, 투자자가 펀드 간 지속가능성 특성을 보다 쉽게 비교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FT는 SFDR 도입에 따른 시장 전반의 준수 비용이 일회성으로 약 5억 유로, 연간 유지 비용이 약 2억4,600만 유로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고 전했다. 이러한 비용 부담 역시 제도 개편 논의의 배경 중 하나로 언급됐다.
EU 지속가능금융공시규제의 실효성에 대한 이번 연구 결과는 공시와 분류 중심의 ESG 규제가 실제 환경 성과 개선으로 이어졌는지에 대한 문제 제기를 공식 연구와 외신 보도를 통해 확인한 사례로 평가된다. 이는 향후 ESG 제도 설계와 운용 과정에서 공시 체계의 목적과 효과를 함께 점검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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