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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공동체”라면서도…루비오, 유럽에 “스스로 방어해야”

  • 윤재은 기자
  • 입력 2026.02.14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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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르코 루비오미국 국무장관 [사진=state.gov, 그래픽=ESG코리아뉴스]

 

최근 독일 뮌헨에서 열린 뮌헨 안보 회의는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는 미·유럽 동맹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드러낸 무대였다. 특히 마르코 루비오미국 국무장관의 연설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동맹 구상을 압축적으로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루비오 장관은 연단에 올라 “미국과 유럽은 단순한 파트너가 아니라 하나의 공동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서양 동맹이 공유해온 역사와 가치, 안보 이해를 거론하며 “함께하지 않으면 우리 모두가 더 취약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회의에서 보다 직설적이고 압박성 발언을 내놓았던 JD 밴스부통령의 연설과 비교해 한층 부드러운 어조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연설의 핵심은 분명했다. 루비오는 “우리는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 동맹국을 원한다”며 “어떤 적도 우리의 집단적 힘에 도전할 생각조차 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유럽 국가들이 국방비 지출을 확대하고 군사적 자립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일관된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그는 “미국은 동맹을 떠나지 않지만, 동맹 역시 책임을 나눠야 한다”고 말하며 안보 부담 분담의 재조정을 사실상 요구했다.


이번 발언은 최근 악화된 미·유럽 관계의 맥락 속에서 더욱 주목된다. Donald Trump 대통령은 유럽의 무역 정책과 방위비 문제를 강하게 비판해왔고, 특히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 문제를 둘러싸고 유럽과 날 선 공방을 벌였다. 미국은 전략적 가치가 큰 그린란드에 대한 영향력 확대 의지를 내비쳤고, 이에 대한 유럽 측의 반발이 이어졌다.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산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 가능성을 시사하며 경제적 압박 카드도 꺼내 들었다. 이러한 조치들은 동맹 내부의 신뢰에 적지 않은 균열을 남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럽 주요 지도자들은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 등은 나토 틀 안에서 미국과의 협력을 유지하되, 장기적으로는 ‘전략적 자율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는 미국이 정치적 상황에 따라 언제든 외교 노선을 급선회할 수 있다는 불확실성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한편 회의에 참석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쟁 장기화 속에서 미국과 유럽의 확고한 안보 보장을 촉구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이 군사적 팽창 정책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종전 이전에 “실질적이고 구속력 있는 안보 보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지원 정책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어서 더욱 주목받았다.


루비오 연설 전문 주요 발언 요약


루비오 장관의 연설은 크게 네 가지 축으로 정리된다.


첫째, 공동체로서의 대서양 동맹 강조다. 그는 미국과 유럽을 “같은 문명권에 속한 전략 공동체”라고 규정하며, 가치·경제·안보가 긴밀히 연결돼 있음을 강조했다.


둘째, 안보 책임의 재균형 요구다. 그는 “동맹은 권리가 아니라 상호 의무”라며 유럽이 스스로 방위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나토의 집단방위 체제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각국이 실질적 기여를 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셋째, 억지력 강화와 경쟁 시대 인식이다. 그는 러시아뿐 아니라 중국 등 권위주의 세력의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서방의 군사·산업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약함은 전쟁을 부른다”는 표현으로 억지력의 중요성을 부각했다.


넷째, 동맹의 재설계 필요성이다. 루비오는 21세기 안보 환경이 냉전 시기와 다르다며, 무역·에너지·기술 안보를 포함한 포괄적 동맹 모델로의 전환을 시사했다. 이는 단순 군사 동맹을 넘어 경제·산업 정책까지 포괄하는 새로운 협력 틀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루비오 장관의 뮌헨 연설은 ‘동맹의 가치’와 ‘책임의 재조정’을 동시에 강조한 메시지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압박과 그린란드 논쟁으로 흔들린 대서양 관계 속에서, 미국은 동맹을 유지하되 그 성격을 재정의하려는 의지를 분명히 한 셈이다. 유럽 역시 자강론을 강화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어, 미·유럽 동맹은 이제 단순한 결속을 넘어 새로운 균형점을 모색하는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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