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정권 교체”를 주장하고 있지만 국제사회와 전문가들의 평가는 그의 주장과 사뭇 다르다. 이번 이란 전쟁으로 겉으로는 지도부 일부가 교체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체제 변화가 아닌 권력 재편에 불과하며 오히려 강경 군사 세력이 전면에 부상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연설에서 “첫 번째, 두 번째 정권은 사실상 붕괴됐고 현재는 완전히 새로운 집단이 이끌고 있다”며 이를 “정권 교체”로 규정했다. 그러나 정치학에서 말하는 정권 교체는 단순한 인물 교체가 아니라 국가의 통치 구조와 권력 체계 자체의 변화인 체제 전환을 의미한다.
이 기준에서 보면 이란 이슬람 공화국은 여전히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유지돼 온 신정 권위주의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대통령인 마수드 페제시키안을 비롯한 핵심 정치 구조 역시 큰 변동이 없다.
오히려 최근 권력 변화의 핵심은 군부 특히 이란 혁명수비대의 영향력 확대이다. 중동 전문가인 모나 야쿠비안은 “현재 권력은 이전보다 더 강경하고 타협 의지가 낮으며 혁명수비대와 더욱 노골적으로 결합된 형태”라고 분석했다.
특히 새 최고지도자로 거론되는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부상은 이러한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기존 최고지도자의 후계자로 지목되면서도 자신의 권력 기반을 혁명수비대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민간 정치 권력보다 군사·안보 엘리트 중심의 통치 구조가 강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 같은 권력 재편은 내부 통치 방식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이란이 과거보다 더욱 강도 높은 내부 탄압 체제로 이동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국제위기그룹(ICG)의 알리 바에즈는 “트럼프의 말처럼 ‘변화’는 있었다. 다만 그것은 더 온건한 방향이 아니라 훨씬 더 급진적인 정권으로의 변화”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현재 권력 핵심에는 과거 시위 진압과 내부 통제에 깊이 관여했던 인물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최근 몇 달간 이란 정부는 전국적인 시위를 강경 진압하며 수천 명의 시민을 탄압했고 사형 집행 역시 증가하는 추세다. 이러한 흐름은 단순한 치안 대응을 넘어 체제 유지 차원의 공포 정치 강화로 해석된다.
특히 바시즈와 같은 준군사 조직은 여전히 건재하며 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반정부 움직임을 억누르는 핵심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억압 기구가 약화되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조직화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결국 현재 이란의 상황은 ‘정권 교체’라기보다 ‘권력의 군사화’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부 충돌과 전쟁 상황 속에서 체제는 붕괴되지 않았고 대신 더 폐쇄적이고 강경한 형태로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국제사회는 이러한 변화가 중동 지역 정세뿐 아니라 향후 미국과 이란 관계에도 장기적인 긴장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겉으로 보이는 변화와 실제 권력 구조 사이의 간극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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