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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석광의 컴플라이언스와 ESG] ⑨ ISO 37301 표준의 탄생: 가이드라인을 넘어 글로벌 생존의 ‘인증 기준’으로

  • 용석광
  • 입력 2026.05.01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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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스크 기반·PDCA 체계로 재편된 준법경영… ESG 지배구조의 핵심 기준으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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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Ai]

  

지난 칼럼에서 ISO 19600이 왜 제3자 인증이 불가한 '가이드라인'에 머물러야 했는지, 그리고 그 한계가 무엇이었는지 살펴보았다. 전 세계 수많은 기업들은 단순한 지침을 넘어, 자신들의 준법경영 활동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음을 대외적으로 명확히 입증할 수 있는 기준에 목말라 있었다. 특히 글로벌 기업들의 연이은 부패, 내부통제 실패, 불공정 거래 스캔들은 막대한 법적 책임과 평판 손실을 낳았고, 이는 제3자 인증이 가능한 강력한 국제표준의 탄생을 앞당기는 결정적 촉매제가 되었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여, 국제표준화기구(ISO) 산하의 거버넌스 표준 전담 위원회인 TC 309가 주축이 되어 새로운 표준화 작업에 착수했다. 국제적인 컴플라이언스 전문가 그룹과 각국 표준화 기구가 협력하여 초안(CD)을 작성하고, 국제 회원국의 의견 수렴(DIS)과 최종 국제표준안 확정(FDIS)이라는 치열한 검토 과정을 거쳤다. 그 결과, 마침내 2021년 4월 제3자 인증이 가능한 명확한 요구사항(Requirements)을 갖춘 'ISO 37301(컴플라이언스 경영시스템)'이 공식 제정 및 발행되었다.

 

ISO 37301은 단순한 규정의 나열이 아니다. 기업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7가지의 핵심적인 특징을 지니고 있다.

 

첫째, 제3자 인증이 가능한 국제표준이다. 기존의 ISO 19600과 달리 외부 인증기관의 객관적 평가를 통해 공식 인증을 받을 수 있어, 대내외 이해관계자에게 조직의 컴플라이언스 체계에 대한 확고한 신뢰성을 입증할 수 있다.

 

둘째, 리스크 기반 사고(Risk-based Thinking)를 강조한다. 사후 대처가 아닌 사전 예방에 초점을 맞춰, 조직의 법적·윤리적 요구사항 이행 여부를 리스크 관점에서 선제적으로 식별하고 통제하도록 요구한다.

 

셋째, 조직문화와 윤리의 내재화다. 최고경영자의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컴플라이언스를 부차적 제도가 아닌 기업 문화이자 전사적 행동 규범으로 정착시킬 것을 명시하고 있다.

 

넷째, HLS 구조(HLS, High-Level Structure)의 채택이다. ISO 9001(품질), ISO 14001(환경), ISO 37001(부패방지) 등 다른 주요 경영시스템 표준과 뼈대가 동일하여, 기업 입장에서 중복 업무를 줄이고 효율적인 통합 운영이 가능하다.

 

다섯째, PDCA 기반의 지속적 개선이다. Plan(계획)-Do(실행)-Check(점검)-Act(개선) 사이클을 통해 일회성 제정으로 끝나지 않고, 성과를 점검하며 끊임없이 진화하는 시스템을 만든다.

 

여섯째, 이해관계자의 요구 반영이다. 단순히 법을 지키는 것을 넘어 투자자, 고객, 규제기관 등 외부의 기대까지 반영함으로써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실현과 직결된다.

 

일곱째, 유연성과 확장성이다. 기업의 업종, 규모, 리스크 특성에 맞춰 얼마든지 유연하게 맞춤형 시스템을 설계할 수 있도록 열려 있다.

 

글로벌 비즈니스 무대에서 ISO 37301 인증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입장권'이 되어가고 있다. 다국적 기업들은 공급망 협력사들에게 엄격한 준법 및 윤리 기준을 요구하고 있으며, ISO 37301 인증은 글로벌 파트너로서의 투명성을 증명하는 가장 핵심적인 자산으로 작용한다. 해외 진출이나 글로벌 입찰 시 현지 법령 위반 등의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통제할 능력이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이기도 하다. 나아가 ESG 평가 중 지배구조(G) 영역의 핵심 관리 지표로 반영되어 글로벌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

 

ISO 37301 인증 획득은 단순히 벽에 걸어둘 종이 인증서를 받는 요식 행위가 아니다. 우리 조직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투명하고 책임 있는 경영시스템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으며, 함께 비즈니스를 영위할 가치가 있는 훌륭한 파트너임을 전 세계에 증명하는 위대한 선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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