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스크 기반·PDCA 체계로 재편된 준법경영… ESG 지배구조의 핵심 기준으로 부상
지난 칼럼에서 ISO 19600이 왜 제3자 인증이 불가한 '가이드라인'에 머물러야 했는지, 그리고 그 한계가 무엇이었는지 살펴보았다. 전 세계 수많은 기업들은 단순한 지침을 넘어, 자신들의 준법경영 활동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음을 대외적으로 명확히 입증할 수 있는 기준에 목말라 있었다. 특히 글로벌 기업들의 연이은 부패, 내부통제 실패, 불공정 거래 스캔들은 막대한 법적 책임과 평판 손실을 낳았고, 이는 제3자 인증이 가능한 강력한 국제표준의 탄생을 앞당기는 결정적 촉매제가 되었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여, 국제표준화기구(ISO) 산하의 거버넌스 표준 전담 위원회인 TC 309가 주축이 되어 새로운 표준화 작업에 착수했다. 국제적인 컴플라이언스 전문가 그룹과 각국 표준화 기구가 협력하여 초안(CD)을 작성하고, 국제 회원국의 의견 수렴(DIS)과 최종 국제표준안 확정(FDIS)이라는 치열한 검토 과정을 거쳤다. 그 결과, 마침내 2021년 4월 제3자 인증이 가능한 명확한 요구사항(Requirements)을 갖춘 'ISO 37301(컴플라이언스 경영시스템)'이 공식 제정 및 발행되었다.
ISO 37301은 단순한 규정의 나열이 아니다. 기업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7가지의 핵심적인 특징을 지니고 있다.
첫째, 제3자 인증이 가능한 국제표준이다. 기존의 ISO 19600과 달리 외부 인증기관의 객관적 평가를 통해 공식 인증을 받을 수 있어, 대내외 이해관계자에게 조직의 컴플라이언스 체계에 대한 확고한 신뢰성을 입증할 수 있다.
둘째, 리스크 기반 사고(Risk-based Thinking)를 강조한다. 사후 대처가 아닌 사전 예방에 초점을 맞춰, 조직의 법적·윤리적 요구사항 이행 여부를 리스크 관점에서 선제적으로 식별하고 통제하도록 요구한다.
셋째, 조직문화와 윤리의 내재화다. 최고경영자의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컴플라이언스를 부차적 제도가 아닌 기업 문화이자 전사적 행동 규범으로 정착시킬 것을 명시하고 있다.
넷째, HLS 구조(HLS, High-Level Structure)의 채택이다. ISO 9001(품질), ISO 14001(환경), ISO 37001(부패방지) 등 다른 주요 경영시스템 표준과 뼈대가 동일하여, 기업 입장에서 중복 업무를 줄이고 효율적인 통합 운영이 가능하다.
다섯째, PDCA 기반의 지속적 개선이다. Plan(계획)-Do(실행)-Check(점검)-Act(개선) 사이클을 통해 일회성 제정으로 끝나지 않고, 성과를 점검하며 끊임없이 진화하는 시스템을 만든다.
여섯째, 이해관계자의 요구 반영이다. 단순히 법을 지키는 것을 넘어 투자자, 고객, 규제기관 등 외부의 기대까지 반영함으로써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실현과 직결된다.
일곱째, 유연성과 확장성이다. 기업의 업종, 규모, 리스크 특성에 맞춰 얼마든지 유연하게 맞춤형 시스템을 설계할 수 있도록 열려 있다.
글로벌 비즈니스 무대에서 ISO 37301 인증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입장권'이 되어가고 있다. 다국적 기업들은 공급망 협력사들에게 엄격한 준법 및 윤리 기준을 요구하고 있으며, ISO 37301 인증은 글로벌 파트너로서의 투명성을 증명하는 가장 핵심적인 자산으로 작용한다. 해외 진출이나 글로벌 입찰 시 현지 법령 위반 등의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통제할 능력이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이기도 하다. 나아가 ESG 평가 중 지배구조(G) 영역의 핵심 관리 지표로 반영되어 글로벌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
ISO 37301 인증 획득은 단순히 벽에 걸어둘 종이 인증서를 받는 요식 행위가 아니다. 우리 조직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투명하고 책임 있는 경영시스템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으며, 함께 비즈니스를 영위할 가치가 있는 훌륭한 파트너임을 전 세계에 증명하는 위대한 선언이다.
BEST 뉴스
-
[윤재은 칼럼] 집은 늘어나는데, 왜 내 집은 더 멀어지는가?
정부와 서울시가 주택공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9월 18일 기자회견에서 택지 개발과 재건축·재개발, 도시정비 등을 통해 주택공급을 최대한 신속하게 늘리겠다고 밝혔다. 총리실이 관련 상황을 매일 점검하고 대통령도 매주 보고받으며 구체적인 사업 진행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택... -
[서정태의 ESG현장클리닉④] 중소기업의 공급망 ESG 평가대응, ESG 대응 체계 구축이 중요하다.
▲서정태의 ESG현장클리닉, 중소기업의 공급망 ESG 평가대응, ESG 대응 체계 구축이 중요하다 [사진=Ai] 최근 ESG는 대기업이나 상장기업만의 과제가 아니다. 해외 바이어와 대기업이 공급망 전체의 환경·인권·안전·윤리·탄소배출 관리 수준을 확인하면서 중소기업에도 ESG 대응이 실... -
[서정태의 ESG 현장클리닉③] 녹색인증과 녹색제품 인증, 정확히 구분해야 공공 조달 판로가 열린다.
▲서정태의 ESG현장클리닉,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서정태, Ai] 탄소중립과 녹색성장이 국가 산업정책의 핵심으로 자리 잡으면서 공공 조달 시장에서도 에너지 절감, 온실가스 감축, 자원순환 및 환경오염 저감 성능을 갖춘 제품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기... -
[남재철의 기후&식량안보⑯] 농지가 사라지면 식량안보도 무너진다
▲ 남재철의 기후&식량안보, 농지가 사라지면 식량안보도 무너진다 [사진=Ai, 남재철] 식량안보가 국가안보의 핵심 의제로 부상하면서 농지는 더 이상 단순한 토지나 생산수단이 아니라 국가의 생존을 위한 전략자산으로 인식... -
[남재철의 기후&식량안보⑲] 찬 이슬이 알려주는 농업의 시간, 한로(寒露)와 기후변화
▲ 남재철의 기후&식량안보, 찬 이슬이 알려주는 농업의 시간, 한로(寒露)와 기후변화 [사진=남재철, Ai] 24절기 가운데 열일곱 번째인 한로(寒露)가 다가왔다. ... -
[남재철의 기후&식량안보⑱] 추미애 도정 100일, 경기도의 미래전략은 어디에 있는가?
▲ 추미애 도정 100일, 경기도의 미래전략은 어디에 있는가? [사진=남재철, Ai] 인수위의 정책 구상이 도정의 실행전략으로 이어져야 지난 6월, 추미애 경기도지사직 인수위원회(경기준비위원회)의 ‘에너지 순환경제 특별위원회’ 위원으로 ...
전체댓글 0
NEWS TOP 5
-
1[용석광의 컴플라이언스와 ESG] ㉙ CP 등급평가 기준과 주요 지표: 100점 만점 속 고득점 전략
-
2
[용석광의 컴플라이언스와 ESG] ㉘ CP 등급평가 절차와 제도 개편: 혜택을 쟁취하는 4단계 실무 로드맵
-
3
[용석광의 컴플라이언스와 ESG] ㉚ CP 등급평가 실적보고서 작성 Tip: 평가위원의 눈을 사로잡는 합격 노하우
-
4
[용석광의 컴플라이언스와 ESG] ㉗ CP 도입을 위한 8대 핵심 요소: 형식적 껍데기를 깨부수는 진짜 뼈대
-
5
[용석광의 컴플라이언스와 ESG] ㉛ CP 등급평가 현장·대면평가 대응: 심사위원의 질의를 압도하는 실증 전략
실시간뉴스
추천뉴스
사람들
more +-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①] “내가 맡긴 돈은 어디로 갈까”…이상진 대표가 그리는 가치금융의 미래
[편집자 주] 세상의 변화는 익숙한 현실에 질문을 던지고,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 나서는 사람들로... -
인류의 달 착륙 뒤에 있었던 여성 과학자…마거릿 해밀턴, 90세로 별세
1969년 7월 20일, 인류가 처음 달에 발을 내디딘 역사적인 순간에는 보이지 ... -
오바마 “책은 세상을 보는 방식을 바꾼다”…인생 바꾼 6권 다시 읽는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에게 깊은 영향을 준 책들을 다시 펼친다... -
UN 인권사무소, 말리 원주민 지도자 우무 디코 조명… “기후 정의와 원주민 권리 향상에 앞장”
유엔 인권사무소(UN Human Rights)가 7일 저녁 공식 X 계정을 통해 말리 출...
오피니언
more +-
[강윤영의 사람을 살리는 콘텐츠] ② 불안의 시대, 나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우리는 매일 수많은 정보를 만난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 -
[이경미의 AI와 미래공간 ①] AI가 바꾸는 공간, 인간의 삶
사무실 책상에 앉아 인공지능(AI)과 함께 제안서를 작성하는 풍경은 이... -
[용석광의 컴플라이언스와 ESG] ㉜ CP 우수기업 인센티브 체계와 과징금 감경 규정: 준법경영이 가져다주는 강력한 재무적·행정적 혜택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CP) 우수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는 상징적 포상이... -
[서정태의 ESG현장클리닉④] 중소기업의 공급망 ESG 평가대응, ESG 대응 체계 구축이 중요하다.
최근 ESG는 대기업이나 상장기업만의 과제가 아니다. 해외 바이어와 대기...
기획 / 탐방
more +-
[ESG탐방] 농업 생산지가 관광 자원으로… 홋카이도 ‘패치워크 로드’와 ‘팜 토미타’가 보여준 농촌 경관의 가치
일본 홋카이도 비에이의 ‘패치워크 로드’와 나카후라노의 ‘팜 토미... -
[ESG탐방] 화산 지질이 만든 지하수의 흐름… 비에이 ‘시로가네 폭포’가 보여준 자연자산의 가치
일본 홋카이도 비에이정의 시로가네 온천 지역에는 화산 지질과 지하수가 ... -
[ESG탐방] 방재시설에서 관광자원으로... 자연과 함께 만들어진 홋카이도 비에이 ‘청의 호수’
일본 홋카이도 비에이정에 위치한 청의 호수(아오이이케·青い池)는 처... -
[ESG탐방] 아사히카와 디자인센터, 지역 산업을 지속가능한 자산으로 연결
일본 홋카이도 아사히카와시는 가구와 목공산업이 발달한 도시다. 홋카이도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