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9일부터 11월 15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현재도 이어지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열리고 있는 권력을 두려워하지 마라: 여성들이 상상하는 다른 모습(Fear No Power: Women Imagining Otherwise)는 동남아시아 여성 예술가들의 시선을 통해 권력과 예술의 관계를 다시 묻는다. 전시는 싱가포르 국립 미술관에서 개최 중이다.
이미지는 누구의 시선으로 만들어지는가? 그리고 그 시선은 누구의 권력을 반영하는가.
이번 전시는 이러한 질문을 동남아시아 여성 예술가들의 실천을 통해 제기한다. 참여 작가는 아만다 헹, 돌로로사 시나가, 이멜다 카지페 엔다야, 니르말라 더트, 파프타완 수완나쿠트 등 다섯 명이다. 이들은 1960년대 이후 탈식민화와 냉전, 사회 변동의 흐름 속에서 예술과 삶을 결합해 온 선구적 인물들이다.
이 전시가 주목하는 것은 단순한 여성 미술의 범주가 아니다. 오히려 서구 중심의 페미니즘 담론을 넘어, 동남아시아의 역사적·사회적 맥락 속에서 권력의 구조를 재해석하려는 시도다. 식민의 기억과 국가 권력, 가족과 공동체의 규범이 교차하는 이 지역에서 권력은 단일한 구조가 아니라 복합적인 층위로 작동해왔다. 작가들은 이러한 환경 속에서 개인의 삶을 유지하면서도 사회적 발언을 이어가는 독자적인 전략을 구축해왔다.
전시는 회화, 사진, 조각, 퍼포먼스, 아카이브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이들의 실천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퍼포먼스와 기록물은 예술이 단순한 표현을 넘어 사회적 행동이자 개입의 방식이었음을 드러낸다. 이들은 예술가를 넘어 교육자, 활동가로서도 역할을 수행하며 여성의 권익과 사회적 위치를 확장해왔다.
국제 미술계에서는 이번 전시를 지역적 페미니즘의 확장이라는 맥락에서 주목한다. 보편적 이론으로 환원되지 않는 동남아시아의 경험을 통해 권력과 저항의 관계를 다시 사유하게 만든다는 평가다. 특히 ‘권력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선언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역사적 조건 속에서 축적된 실천의 결과로 읽힌다.
다만 일부에서는 전시가 다루는 역사적 맥락과 문화적 배경이 복합적인 만큼, 관람자의 이해를 요구하는 진입 장벽이 존재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그럼에도 전시는 분명한 질문을 던진다.
권력은 어디에서 시작되며,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다시 구성할 수 있는가.
싱가포르에서 진행 중인 '권력을 두려워하지 마라(Fear No Power)'는 예술이 권력에 저항하는 것을 넘어, 권력의 구조 자체를 새롭게 상상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안에서 여성 예술가들은 말한다.
“우리는 더 이상 주어진 세계를 해석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새로운 세계를 상상하고, 그것을 만들어간다.”
BEST 뉴스
-
자연과 전통을 아이들의 시선으로…제4회 청소년환경예술전 ‘Memory for Tomorrow’
▲2026 제4회 청소년환경예술전 [사진=셀리맘아트] 인공지능이 이미지와 예술작품까지 만들어내는 시대, 아이들은 미래에 무엇을 기억하고 남기고 싶어 할까. 자연과 생명, 우리의 전통과 문화를 청소년들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제4회 청소년환경예술전 ‘Memory for Tomorrow’가 서... -
[문화의 현장] 이경미 박사가 기획한 ‘도시시작’…평창동의 길, 몸으로 다시 만나다
▲ 이경미 박사가 기획한 ‘도시시작’ 평창동의 길, 몸으로 다시 만나다중 가나아트센터 계단에서의 머포먼스 모습. [사진=이경미 박사 제공] 늘 걷던 길도 걷는 방식을 바꾸면 전혀 다른 공간이 된다. 계단에서 몸을 돌려 하늘을 바라보고, 손끝으로 산등성이의 선을 따라가며, 오... -
[현장] 제4회 청소년환경예술전 《Memory for Tomorrow》, 청소년들이 지키고 싶은 것들에 대하여
▲2026 제4회 청소년환경예술전 1층에 전시된 작품들 [사진=ESG코리아뉴스] 사라져가는 자연과 생명, 잊혀가는 전통과 문화를 예술로 기억하고 미래로 이어가려는 청소년들의 시선이 한자리에 모였다. ‘2026 제4회 청소년환경예술전 《Memory for Tomorrow》’ 개막식... -
[초콜릿, 문명을 만나다 ①] 초콜릿은 어디에서 시작됐을까…마야 신화 속 카카오
[편집자주] 〈초콜릿, 문명을 만나다〉는 한국초콜릿연구소뮤지엄의 전시와 소장 자료를 따라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초콜릿의 뿌리를 찾아가는 ESG코리아뉴스의 기획연재이다. 카카오의 기원에서 출발해 마야의 신화와 문화, 아즈텍 사회의 카카오, 유럽으로 건너간 뒤 달라진 초콜릿, 오늘날 한 조각의 초콜릿... -
[갤러리] 청년 환경예술가 오유나의 'Fragments of Self'
▲오유나 作, Fragments of Self [사진=오유나] 〈Fragments of Self〉를 처음 구상했을 때 저는 무의식과 내면에 존재하는 여러 모습의 ‘나’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하나의 얼굴만으로는 경험과 기억, 감정에 따라 달라지는 저 자신을 설명하기 어렵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여러... -
[초콜릿, 문명을 만나다 ②] 카카오는 왜 ‘신의 선물’이 됐을까…아즈텍 신화(Aztec Mythology)와 케찰코아틀(Quetzalcoatl)
[편집자주] 〈초콜릿, 문명을 만나다〉는 '한국초콜릿연구소뮤지엄'의 전시와 소장 자료를 따라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초콜릿의 뿌리를 찾아가는 ESG코리아뉴스의 기획연재이다. 1편에서는 약 5,300년 전 남미 상부 아마존에서 확인된 카카오 이용의 흔적과 마야 문명에서 카카오가 음식과 의례, 신화적 세계관 속에...
전체댓글 0
NEWS TOP 5
실시간뉴스
추천뉴스
사람들
more +-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①] “내가 맡긴 돈은 어디로 갈까”…이상진 대표가 그리는 가치금융의 미래
[편집자 주] 세상의 변화는 익숙한 현실에 질문을 던지고,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 나서는 사람들로... -
인류의 달 착륙 뒤에 있었던 여성 과학자…마거릿 해밀턴, 90세로 별세
1969년 7월 20일, 인류가 처음 달에 발을 내디딘 역사적인 순간에는 보이지 ... -
오바마 “책은 세상을 보는 방식을 바꾼다”…인생 바꾼 6권 다시 읽는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에게 깊은 영향을 준 책들을 다시 펼친다... -
UN 인권사무소, 말리 원주민 지도자 우무 디코 조명… “기후 정의와 원주민 권리 향상에 앞장”
유엔 인권사무소(UN Human Rights)가 7일 저녁 공식 X 계정을 통해 말리 출...
오피니언
more +-
[강윤영의 사람을 살리는 콘텐츠] ② 불안의 시대, 나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우리는 매일 수많은 정보를 만난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 -
[이경미의 AI와 미래공간 ①] AI가 바꾸는 공간, 인간의 삶
사무실 책상에 앉아 인공지능(AI)과 함께 제안서를 작성하는 풍경은 이... -
[용석광의 컴플라이언스와 ESG] ㉜ CP 우수기업 인센티브 체계와 과징금 감경 규정: 준법경영이 가져다주는 강력한 재무적·행정적 혜택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CP) 우수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는 상징적 포상이... -
[서정태의 ESG현장클리닉④] 중소기업의 공급망 ESG 평가대응, ESG 대응 체계 구축이 중요하다.
최근 ESG는 대기업이나 상장기업만의 과제가 아니다. 해외 바이어와 대기...
기획 / 탐방
more +-
[ESG탐방] 농업 생산지가 관광 자원으로… 홋카이도 ‘패치워크 로드’와 ‘팜 토미타’가 보여준 농촌 경관의 가치
일본 홋카이도 비에이의 ‘패치워크 로드’와 나카후라노의 ‘팜 토미... -
[ESG탐방] 화산 지질이 만든 지하수의 흐름… 비에이 ‘시로가네 폭포’가 보여준 자연자산의 가치
일본 홋카이도 비에이정의 시로가네 온천 지역에는 화산 지질과 지하수가 ... -
[ESG탐방] 방재시설에서 관광자원으로... 자연과 함께 만들어진 홋카이도 비에이 ‘청의 호수’
일본 홋카이도 비에이정에 위치한 청의 호수(아오이이케·青い池)는 처... -
[ESG탐방] 아사히카와 디자인센터, 지역 산업을 지속가능한 자산으로 연결
일본 홋카이도 아사히카와시는 가구와 목공산업이 발달한 도시다. 홋카이도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