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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문화를 읽다 ㉙] 권력을 재구성하는 시선… 권력을 두려워 마라(Fear No Power)가 그리는 동남아시아 여성의 미학

  • 유연정 기자
  • 입력 2026.05.06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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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력을 두려워 마라-다른 미래를 상상하는 여성들(Fear No Power-Women Imagining Otherwise)전 포스터 [사진 싱가포르 국립 미술관]

 

2026년 1월 9일부터 11월 15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현재도 이어지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열리고 있는 권력을 두려워하지 마라: 여성들이 상상하는 다른 모습(Fear No Power: Women Imagining Otherwise)는 동남아시아 여성 예술가들의 시선을 통해 권력과 예술의 관계를 다시 묻는다. 전시는 싱가포르 국립 미술관에서 개최 중이다.


이미지는 누구의 시선으로 만들어지는가? 그리고 그 시선은 누구의 권력을 반영하는가.


이번 전시는 이러한 질문을 동남아시아 여성 예술가들의 실천을 통해 제기한다. 참여 작가는 아만다 헹, 돌로로사 시나가, 이멜다 카지페 엔다야, 니르말라 더트, 파프타완 수완나쿠트 등 다섯 명이다. 이들은 1960년대 이후 탈식민화와 냉전, 사회 변동의 흐름 속에서 예술과 삶을 결합해 온 선구적 인물들이다.


이 전시가 주목하는 것은 단순한 여성 미술의 범주가 아니다. 오히려 서구 중심의 페미니즘 담론을 넘어, 동남아시아의 역사적·사회적 맥락 속에서 권력의 구조를 재해석하려는 시도다. 식민의 기억과 국가 권력, 가족과 공동체의 규범이 교차하는 이 지역에서 권력은 단일한 구조가 아니라 복합적인 층위로 작동해왔다. 작가들은 이러한 환경 속에서 개인의 삶을 유지하면서도 사회적 발언을 이어가는 독자적인 전략을 구축해왔다.


전시는 회화, 사진, 조각, 퍼포먼스, 아카이브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이들의 실천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퍼포먼스와 기록물은 예술이 단순한 표현을 넘어 사회적 행동이자 개입의 방식이었음을 드러낸다. 이들은 예술가를 넘어 교육자, 활동가로서도 역할을 수행하며 여성의 권익과 사회적 위치를 확장해왔다.


국제 미술계에서는 이번 전시를 지역적 페미니즘의 확장이라는 맥락에서 주목한다. 보편적 이론으로 환원되지 않는 동남아시아의 경험을 통해 권력과 저항의 관계를 다시 사유하게 만든다는 평가다. 특히 ‘권력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선언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역사적 조건 속에서 축적된 실천의 결과로 읽힌다.


다만 일부에서는 전시가 다루는 역사적 맥락과 문화적 배경이 복합적인 만큼, 관람자의 이해를 요구하는 진입 장벽이 존재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그럼에도 전시는 분명한 질문을 던진다.


권력은 어디에서 시작되며,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다시 구성할 수 있는가.


싱가포르에서 진행 중인 '권력을 두려워하지 마라(Fear No Power)'는 예술이 권력에 저항하는 것을 넘어, 권력의 구조 자체를 새롭게 상상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안에서 여성 예술가들은 말한다.


“우리는 더 이상 주어진 세계를 해석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새로운 세계를 상상하고, 그것을 만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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