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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석광의 컴플라이언스와 ESG] ⑭ 윤리경영과 글로벌 거버넌스: 선택이 아닌 글로벌 무대의 '생존 입장권'

  • 용석광
  • 입력 2026.06.12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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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규제와 디지털 전환의 시대,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끄는 윤리경영의 새로운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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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석광의 컴플라이언스와 ESG, 윤리경영과 글로벌 거버넌스: 선택이 아닌 글로벌 무대의 '생존 입장권' [사진=Ai]

 

한때 기업의 윤리경영은 도덕적 가치를 중시하는 일부 기업이 추구하는 부가적인 활동이거나, 기업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홍보 수단, 즉 '착한 기업이 하는 일' 정도로 여겨졌다. 그러나 21세기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에서 윤리경영의 위상은 근본적으로 변화했다. 이제 윤리경영과 거버넌스 체계는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것'이 아니라, '안 하면 시장에서 탈락하는' 필수적인 생존 전제조건이 되었다.

 

글로벌 공급망 진입, 투자 유치, 소비자 신뢰 확보, 그리고 갈수록 촘촘해지는 규제 대응 등 기업 활동의 모든 영역에서 윤리경영은 필수 요건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대한민국 기업들은 수출 중심으로 국제적인 비즈니스 환경에 놓여 있기 때문에, 윤리적 책임과 투명성에 대한 압박은 더욱 거세게 다가온다.

 

법률의 지리적 다양성과 통합적 거버넌스의 필요성

 

글로벌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할 때 마주하는 가장 큰 장벽은 국가마다 법률과 윤리적 기대치가 다르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일본 비즈니스 문화에서는 기업 간의 접대가 사회적 관례로 용인되기도 하지만, 미국의 해외부패방지법(FCPA) 기준을 들이대면 이는 명백한 뇌물로 간주되어 치명적인 제재를 받을 수 있다.

 

이러한 규제의 지리적 다양성 때문에, 기업은 단일 국가의 기준에 맞춘 파편화된 대응을 넘어서 보다 포괄적이고 전략적인 윤리경영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글로벌 투자자, 소비자, 정부, 규제기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체계적인 거버넌스는 경영진을 압박하는 위기 요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경쟁사 대비 확고한 차별성과 신뢰를 구축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한다.

 

디지털 전환과 ESG 시대의 새로운 윤리적 딜레마

 

오늘날 기업이 당면한 윤리적 과제는 전통적인 반부패나 횡령을 넘어 디지털 윤리와 ESG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

 

첫째, 디지털 기술과 데이터 윤리다. 인공지능(AI) 활용과 데이터 수집이 일상화되면서 유럽연합의 GDPR(일반 데이터 보호 규정)과 같은 강력한 프라이버시 규제가 기업의 핵심 의무로 떠올랐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IT 기업들은 AI 윤리위원회를 운영하며 알고리즘의 편향성과 공정성 문제를 통제하려 노력 중이며, 메타(Meta)와 같은 기업들은 내부 윤리 신고 시스템을 통해 조직 투명성을 강화하고 있다.

 

둘째, 지속가능한 환경 및 공급망 규제다. 애플이 공급망 전반에 걸쳐 탄소중립을 요구하고, 독일이 공급망 실사법(2023)을 통해 협력업체의 인권과 환경 보호까지 강제하는 것처럼, 이제 윤리적 책임은 기업 본사를 넘어 공급망 전체로 확대되고 있다.

 

셋째, 윤리적 소비자의 부상이다. MZ세대를 중심으로 '가치 소비'가 주류가 되면서, 과거 노동 착취 논란으로 비판받았던 나이키가 윤리기준을 대폭 강화해 브랜드를 회복하고, 스타벅스가 윤리적으로 조달된 원두를 사용해 신뢰를 얻은 사례가 이를 증명한다.

 

이사회와 리더십의 근본적 인식 전환 요구

 

글로벌 환경에서 윤리경영이 선언적 문구에 그치지 않으려면, 최고경영진의 확고한 리더십과 기업 문화로의 내재화가 필수적이다. 리더가 윤리적 기준을 명확히 설정하고 이를 스스로 실천하여 직원들에게 준수하도록 독려할 때, 조직 전반에 올바른 의사결정 문화가 뿌리내릴 수 있다.

 

이사회와 경영진은 윤리경영을 비용이나 부가적 활동으로 치부하는 낡은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시 의무화 등 글로벌 규제가 현실로 닥친 지금, 윤리경영은 조직의 방향성과 신뢰를 뒷받침하는 핵심 가치이자 경영의 중심축으로 작동해야만 한다.

 

바야흐로 윤리적 거버넌스는 세계 경제 질서의 새로운 문법이 되었다. 글로벌 규제 환경을 철저히 준수하고, 기업 내부의 의사결정 구조를 윤리적으로 혁신하는 기업만이 급변하는 시장에서 굳건한 신뢰를 얻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어낼 것이다.

 

 

 덧붙이는 글 ㅣ  용석광 (Yong Seok Kwang)


세종대학교 경영학과에서 ESG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경영학적 통찰과 실무 전략으로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돕는 ESG 및 준법경영 전문가이다. 현재 ESGi 대표이사이자 대학의 겸임교수와 학회 이사로 활동하며 후학 양성과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또한 다수 기업 및 공공기관의 자문위원으로서 윤리·인권 경영 체계 확립을 이끌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실무 현장의 핵심 지침을 담은 《Compliance 공정거래 CP&ISO 37301 실무가이드》, 《ESG와 윤리·준법경영.ZIP》, 그리고 《ESG 경영의 근간 컴플라이언스 솔루션.ZIP》 등이 있다. 저술 활동과 강연을 통해 기업들이 규범 준수를 넘어 지속가능한 경영 문화를 구축할 수 있도록 실천적인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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