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간 긴장 완화를 위한 새로운 합의가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합의안 서명이 임박했다고 밝혔지만 이란 측은 이를 즉각 부인하면서 양국 간 입장 차가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이란과의 합의가 일요일 서명될 예정"이라며 "합의가 체결되면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합의가 중동 지역의 안정을 회복하고 에너지 시장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직후 성명을 통해 "일요일 서명 계획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강하게 반박했다. 혁명수비대는 "트럼프 대통령이 특정 날짜를 이례적으로 고집하고 있다"며 "현재 협상의 기본 틀조차 완전히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미국과 이란은 최근 몇 달간 오만 등 중재국을 통해 비공개 협상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의 핵심 의제는 이란 핵 프로그램의 제한 범위와 국제사회의 제재 완화, 역내 무장세력 지원 문제, 그리고 해외에 동결된 이란 자산 처리 방안 등이다.
CNN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양측은 당초 대면 회담을 검토했으나 물리적 이동과 경호 문제, 협상 결렬 위험 등을 고려해 화상 방식의 서명 절차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최종 합의에 앞서 우선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이후 60일간 추가 협상을 진행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핵심 쟁점을 둘러싼 견해차는 여전히 상당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 활동에 대한 강력한 제한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검증 확대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 이란은 제재 해제와 동결 자산 반환을 우선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또한 이란이 지원하는 중동 내 친이란 무장세력 문제와 이란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역시 협상 타결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일부 중동 전문가들은 양측이 정치적 필요성 때문에 협상 진전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 최종 합의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제 원유시장은 협상 진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안정 여부가 국제 유가와 글로벌 공급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미국의 이란 드론 격추 사건과 해협 인근 군사 활동이 이어지면서 시장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미국과 이란이 일정 수준의 정치적 합의를 도출할 가능성은 높지만, 핵 문제와 제재 해제, 역내 안보 질서 등 복잡한 현안을 고려할 때 최종적이고 포괄적인 합의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낙관론과 이란 측의 신중한 태도 사이의 간극이 좁혀질 수 있을지가 향후 협상의 최대 변수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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