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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사임 예고' 발언에 흔들리는 영국 정가…스타머 총리 거취 놓고 국제적 파장

  • 유연정 기자
  • 입력 2026.06.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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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사진=UK Prime Minister's Office]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의 사임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영국 정치권이 거센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영국 내부에서 제기되던 스타머 총리의 조기 퇴진설이 미국 대통령의 입을 통해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노동당 지도부 교체 여부는 영국 국내 문제를 넘어 국제 정치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인 트루스소셜에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사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스타머 총리가 이민과 에너지 정책에서 "매우 크게 실패했다"고 비판하며 북해 석유·가스 개발 재개 필요성을 주장했다. 특히 노동당 정부가 추진해온 친환경 에너지 정책과 신규 북해 유전 개발 허가 중단 조치를 정면으로 비판하면서 "(북해 석유 개발을 개방하라)"고 압박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스타머 총리의 사임 계획을 사전에 파악하고 있었는지, 아니면 영국 언론에 제기된 관측을 인용한 정치적 논평이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영국 PA미디어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이후 스타머 총리와 별도의 통화를 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영국 내부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영국 가디언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노동당 내부에서는 스타머 총리의 거취를 둘러싼 압박이 급속히 커지고 있다. 최근 메이커필드 보궐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앤디 번햄 맨체스터 시장이 하원에 입성하면서 차기 지도자 후보로 급부상했고, 일부 각료와 의원들은 스타머 총리에게 사실상 퇴진 일정을 제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머 총리는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도전이 있다면 싸우겠다"며 사퇴 가능성을 일축했다. 하지만 노동당의 지방선거 참패 이후 당내 불만이 누적된 데다, 번햄의 정치적 존재감이 확대되면서 지도력 위기가 현실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AP통신은 스타머 총리가 총리 관저 별장인 체커스에서 주말 동안 자신의 정치적 미래를 숙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동당 내부에서는 외무장관 이베트 쿠퍼를 비롯한 일부 중진 인사들이 지도부 교체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으며, 사업부 장관 피터 카일은 BBC 인터뷰에서 스타머 총리가 "정치적 현실과 도전에 대해 숙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국가의 이익을 위해 최선의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즉각적인 사임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번햄 시장은 현재 가장 유력한 후계자로 거론된다. 노동당 내 중도 성향과 지역 균형 발전 이미지를 동시에 갖춘 그는 최근 보궐선거 승리 이후 당내 개혁 요구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다만 웨스 스트리팅 전 보건장관 등 다른 잠재적 경쟁자들의 출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지도부 교체가 현실화될 경우 치열한 당권 경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국제사회는 이번 사태를 영국 정치 불안정성의 또 다른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만약 스타머 총리가 실제로 물러날 경우 영국은 최근 10년 사이 여섯 번째 혹은 일곱 번째 총리를 맞이하게 된다. 이는 브렉시트 이후 지속돼 온 영국 정치의 구조적 불안정을 다시 한번 드러내는 장면으로 평가된다.


특히 이번 논란은 단순한 당내 권력투쟁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동 정세 불안, 미국 대선 이후 재편되는 서방 동맹 구도 속에서 영국의 지도력 공백은 외교·안보 정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예고성 발언이 단순한 정치적 도발로 끝날지, 아니면 영국 정치권의 급변을 예견한 신호탄이 될지는 조만간 스타머 총리의 선택에 의해 판가름날 전망이다. 영국 총리 관저인 다우닝가 10번지의 문이 열리는 순간, 영국 정치의 새로운 장이 시작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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