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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빛 깃털과 붉은 가슴, 신비로운 새 ‘케찰’…중앙아메리카 구름숲의 보석

  • 유연정 기자
  • 입력 2026.08.10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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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새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는 찬란한 케찰(Resplendent Quetzal)의 모습. [사진=Earth]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새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는 찬란한 케찰(Resplendent Quetzal)의 모습이 온라인에서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자연과 야생동물을 소개하는 X 계정 Earth(@earthcurated)는 8월 10일 케찰의 선명한 초록빛 깃털과 붉은 가슴, 길게 뻗은 꼬리 깃털이 담긴 사진을 게시하며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새 가운데 하나”라고 소개했다. 게시물은 공개 이후 수많은 이용자들의 재게시와 댓글을 이끌어내며 케찰의 독특한 아름다움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케찰의 학명은 Pharomachrus mocinno다. 중앙아메리카의 산악 열대림, 특히 구름숲을 주요 서식지로 삼는 새로, 수컷의 화려한 깃털이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이다. 몸은 금속성 광택을 가진 녹색을 띠며 가슴과 배 부분은 강렬한 붉은색을 나타낸다. 빛의 방향과 각도에 따라 녹색 깃털이 금빛이나 청색, 보랏빛으로 달라 보이기도 한다.


특히 번식기의 수컷은 긴 꼬리깃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두 개의 긴 꼬리덮깃은 약 1m에 가까운 길이까지 자랄 수 있으며, 케찰의 상징과도 같은 독특한 실루엣을 만들어낸다.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미국사박물관은 수컷 케찰의 가장 긴 꼬리깃이 약 21인치에 이른다고 설명하고 있다.


케찰의 아름다움은 단순한 자연의 장식이 아니다. 이 새는 중앙아메리카의 역사와 문화에서도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과거 멕시코와 중앙아메리카 지역에서는 케찰의 긴 꼬리깃이 중요한 장식품으로 사용됐으며, 아즈텍 지배층에게 세금을 낼 때 깃털을 바치는 문화도 있었다. 깃털은 왕족과 종교 지도자들의 머리장식과 의복에도 사용됐다.


케찰은 오늘날에도 중앙아메리카 문화에서 상징성이 매우 강하다. 특히 과테말라의 국가적 상징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과테말라의 화폐 단위인 ‘케찰(quetzal)’ 역시 이 새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스미스소니언 국립미국사박물관에 따르면 과테말라는 1925년부터 화폐 명칭에 케찰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화려한 외모와 달리 케찰은 사람의 눈에 쉽게 모습을 드러내는 새는 아니다. 울창한 산악림과 구름숲을 선호하며 비교적 은밀하게 생활하기 때문에 야생에서 직접 관찰하는 일은 쉽지 않다. 최근에도 코스타리카의 산악 지역과 구름숲에서 케찰을 촬영한 사진들이 지속적으로 공개되고 있으며, 스미스소니언 사진공모전에서도 코스타리카의 케찰 사진이 여러 차례 소개될 정도로 야생동물 사진가들에게 인기 있는 대상이다.


케찰은 주로 과일을 먹지만 곤충과 작은 동물 등도 먹는 잡식성 조류다. 특히 산악 열대림의 나무에서 열매를 찾아 먹으며 숲 생태계의 먹이사슬과도 연결돼 있다. 이처럼 숲의 열매와 다양한 생물을 먹는 케찰은 열대 산림 생태계의 중요한 구성원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케찰의 화려한 모습 뒤에는 서식지 보전이라는 과제가 놓여 있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기준으로 케찰은 현재 준위협(Near Threatened) 종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개체군은 감소 추세로 알려져 있다. 특히 케찰이 의존하는 산악 구름숲의 훼손과 산림 감소가 주요 위협 요인으로 지적된다.


구름숲은 늘 안개와 구름이 머무는 고지대의 습윤한 숲이다. 이곳에서는 나무와 이끼, 양치식물 등이 빽빽하게 자라고 다양한 생물들이 서로 의존하며 살아간다. 케찰은 바로 이러한 독특한 숲 환경에 적응해 살아가는 대표적인 조류다. 따라서 케찰을 보호한다는 것은 단순히 한 종의 새를 보호하는 것을 넘어 그 새가 살아가는 구름숲 생태계 전체를 보전하는 일과 연결된다.


이번에 Earth 계정이 공개한 사진 속 케찰은 선명한 녹색 머리와 몸, 붉은 가슴, 부채처럼 펼쳐진 날개, 그리고 길게 늘어진 꼬리깃을 보여주고 있다. 자연이 만들어낸 색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강렬한 색채 때문에 게시물을 본 이용자들은 “믿을 수 없는 색”이라며 감탄을 쏟아냈다.


케찰의 아름다움은 가까이에서 보면 더욱 특별하다. 녹색 깃털은 단순히 한 가지 색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빛의 각도에 따라 다양한 색조를 보여주며, 붉은 가슴과 대비되면서 마치 열대 숲속에 하나의 보석이 놓인 듯한 모습을 만든다.


그러나 이 화려한 새를 바라보는 일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케찰이 아름답게 살아갈 수 있는 숲이 계속 존재해야 한다는 사실을 함께 보여준다.


수백 년 전에는 인간이 그 깃털을 귀하게 여겼고, 오늘날에는 카메라를 든 사람들이 그 모습을 담기 위해 구름숲을 찾고 있다. 하지만 케찰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의 감탄이나 문화적 상징이 아니라 자신이 살아갈 수 있는 숲이다.


찬란한 초록빛과 붉은 가슴, 길게 늘어진 꼬리깃을 가진 케찰은 중앙아메리카의 구름숲이 품고 있는 생명의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새다. 그리고 그 아름다움을 미래에도 볼 수 있기 위해서는 케찰이 살아가는 숲을 지키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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