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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북극·태평양 협력체계 구축…북극항로·해양안전·경제안보 협력 확대

  • 윤재은 기자
  • 입력 2026.10.31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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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현·루비오·모테기 한·미·일 외교장관, G20 회의 계기 ‘3국 북극·태평양 파트너십’ 협력각서 서명. 해양 안전·비상대응·경제협력 논의를 위한 실무그룹 설치 및 에너지 공급망 안정화와 북극항로 협력 가능성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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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루비오·모테기 한·미·일 외교장관, G20 회의 계기 ‘3국 북극·태평양 파트너십’ 협력각서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Marco Rubio x]

 

한국과 미국, 일본이 북극의 태평양 연안 지역을 중심으로 해양 협력과 경제적 파트너십을 확대하기 위한 새로운 협력체계를 마련했다. 북극의 전략적·경제적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3국이 해양 안전과 경제안보 분야의 협력 기반을 구축하기로 하면서 향후 북극항로와 에너지 공급망 분야로 협력이 확대될지 주목된다.


마코 루비오(Marco Rubio) 미국 국무장관은 30일(현지시간) 자신의 X를 통해 일본과 한국이 태평양 북극 지역을 보호하는 데 공동의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조현 한국 외교부 장관, 모테기 도시미쓰(Motegi Toshimitsu) 일본 외무상과 함께 '3국 북극·태평양 파트너십(Trilateral Arctic Pacific Partnership·TAPP)'을 위한 협력각서(MOC)에 서명했다고 설명했다.


루비오 장관은 이번 협력각서가 태평양 북극 지역에서 해양 협력과 경제적 파트너십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서명은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이뤄졌다. 3국 외교장관은 30일 회담을 갖고 북극 협력뿐 아니라 경제안보와 공급망 안정, 한반도 및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 현안 등을 논의했다.


북극·태평양 실무그룹 설치…해양 안전과 경제협력 모색


일본 외무성이 30일 공개한 공식 발표에 따르면 이번 협력각서에는 한미일 3국이 북극·태평양 실무그룹을 설치하고, 해양 협력과 경제적 파트너십의 가능성을 검토하는 내용이 담겼다.


협력 분야는 크게 해양 안전과 비상대응, 경제적 파트너십으로 구분된다. 해양 분야에서는 해상 안전 확보와 긴급상황 대응을 위한 잠재적 협력 활동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경제 분야에서는 새로운 협력 기회에 관한 정보를 교환하기로 했다.


이는 북극항로의 상업적 활용이나 자원개발 사업을 즉각 추진한다는 의미보다는, 향후 협력 가능한 분야를 검토하고 구체적인 사업을 발굴하기 위한 초기 단계의 협력체계로 볼 수 있다.


북극은 기후변화로 해빙 환경이 달라지면서 새로운 해상 운송로와 에너지 자원, 해양 인프라 개발 가능성이 주목받는 지역이다. 특히 태평양과 연결되는 북극 해역은 아시아와 북미를 잇는 해상 교통과 물류 측면에서 전략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다만 북극항로의 실제 상업적 활용에는 계절별 해빙 조건과 기상 변화, 항만·통신 인프라 부족, 높은 운항 비용 등 여러 제약이 존재한다. 선박 운항이 확대될 경우 해양오염과 생태계 훼손에 대한 우려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이 때문에 이번 협력체계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경제적 활용 가능성뿐 아니라 항행 안전과 비상대응 능력, 환경 보호를 함께 검토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공급망·소형모듈원자로 협력도 논의


이번 회담에서는 북극 협력과 함께 에너지 안보 및 공급망 안정 문제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미국 국무부는 30일 발표한 회담 결과에서 3국 외교장관이 경제적 강압과 공급망의 무기화에 반대한다는 공동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10월 15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일 경제안보 협의에서 도출된 협력 분야를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 7월 7일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체결한 한미일 소형모듈원자로(SMR) 배치 협력각서의 이행 상황도 점검했다.


3국은 각국의 산업적 강점을 활용해 세계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한국의 원전 산업 역량과 미국·일본의 기술 및 산업 기반을 연계하는 협력은 향후 에너지 공급망 다변화와 관련 산업의 해외 진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이번 북극·태평양 협력각서와 기존 SMR 협력각서는 별개의 협력 문서다. 이번 회담에서 두 사안이 함께 논의됐지만, 북극 지역에 SMR을 배치하거나 특정 에너지 개발사업을 추진하기로 합의한 것은 아니다.


북한 비핵화 재확인…인도·태평양 안보 현안도 논의


한미일 외교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도 재확인했다.


미국 국무부에 따르면 3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전면적인 이행을 강조하고,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사용되는 자금 조달을 차단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또한 북한의 제재 위반과 회피 활동을 감시하는 다국적제재모니터링팀(MSMT)의 활동을 높이 평가했다.


지역 안보 문제와 관련해서는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루비오 장관은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서해에서의 중국의 행동과 러시아·중국 간 협력에 대한 미국 측 우려도 제기했다.


일본 외무성은 이번 회담이 올해 네 번째 한미일 외교장관회의였다고 밝히며, 3국이 공동 군사훈련과 사이버안보, 공급망 회복력 강화 등 기존 협력의 진전을 평가하고 앞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북극 협력의 새로운 출발…실질적 성과와 환경적 책임이 관건


이번 한미일 북극·태평양 파트너십은 기존의 안보 중심 협력을 해양 안전과 경제적 파트너십으로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국으로서는 북극항로와 해양 물류, 조선·해양기술, 에너지 공급망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극 해역의 운항 안전과 비상대응 체계가 구체화될 경우 관련 해양기술과 인프라 분야에도 새로운 협력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북극은 기후변화의 영향을 빠르게 받는 동시에 생태적으로 민감한 지역이다. 항로 개발과 경제활동 확대가 실제로 추진될 경우 해양오염 방지와 생물다양성 보호, 온실가스 배출 관리 등 환경적 영향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


이번 협력각서에 명시된 실무그룹이 앞으로 어떤 의제를 구체화할지, 해양 안전과 경제적 파트너십을 넘어 실제 공동사업으로 발전할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북극의 경제적 가치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한미일이 새로운 협력체계를 마련한 만큼, 앞으로는 해양 안전과 경제적 이익을 조화시키면서 환경적 책임을 어떻게 반영할지가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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