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랙록 회장 겸 CEO 래리 핑크, 넷제로(탄소중립)를 포함한 에너지 전환이 주도하는 글로벌 경제의 근본적 변화에 대해 ‘기후변화 리스크가 곧 투자 리스크’라는 입장 발표
지구온난화로 기후 위기를 맞이한 국제사회는 자본주의의 중심축인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 인류가 겪고 있는 이상기온은 무분별한 탄소배출로 촉발된 자연현상이다. 이제 기후 위기는 단순히 기후변화의 단계를 넘어 ‘인류의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
기후 위기의 주범은 ‘이산화탄소’ 배출이다. 이산화탄소는 기체 상태일 때 무색, 무취하며 대기에 머물게 되는데 원인은 화산 가스, 유기물 연소, 생물의 호흡, 미생물의 발효 등이다. 그중에서도 기후 위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산업화로 인해 생성된 이산화탄소이다.
지구상 이산화탄소는 원시 사회 때부터 존재해 왔다. 산업화 시대 이전까지 지구는 자정 가능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면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산업사회를 맞이하면서 이산화탄소에 대한 인식은 달라졌다.
대량생산을 위한 공장과 운송을 위한 증기기관차, 비행기의 발명은 이산화탄소 배출을 급격히 증가시켰다.
인류는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한 기계의 발명을 통해 급속한 산업사회를 맞이하면서 자본주의 사회를 견인했다. 이러한 자본주의 사회의 기반은 ‘기업’으로부터 시작된다.
기업은 산업사회의 기초를 다지고 인류를 풍요로운 세상으로 만들었다. 대량생산이 가져온 물질의 풍요는 인간에게 ‘무한 행복’을 보장하는 듯했다. 하지만 세상의 물리적 상태가 임계점이 있듯 자연 상태의 유지도 임계점이 있다.
이제 ‘풍요의 시대는 위협의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
현대 인류는 초산업화 사회에 도달하면서 물질적 풍요를 넘어 ‘과잉’으로 이어졌다. 기업은 끊임없이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내고, 소비자는 그것을 소모한다. 하지만 ‘생산과 소비,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남은 쓰레기’는 산업화가 가져온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물질적 풍요 뒤에 남은 검은 그림자’가 인류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기업가가 있다. 그는 블랙록의 CEO 래리 핑크 회장이다.
그는 2021년 기준 약 9,500조 원에 달하는 자본을 기반으로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연금의 총자산이 850조이고, 애플의 시가총액이 1,953조인 것에 비하면 엄청난 투자회사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는 자유주의 시장경제에서 기업의 가치가 ‘이윤추구’에 국한된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 이제 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하며 그 가치에 ESG가 있다.
래리 핑크는 ‘기후변화 리스크가 곧 투자리스크’이며, 국제사회와 기업은 이러한 리스크를 평가하기 위해 일관성 있는 양질의 주요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2020년 1월 “기후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의 선언은 전 세계 기업인들에게 거부할 수 없는 강한 메시지로 받아들여졌으며, 기업들은 이에 대해 준비해야만 한다.
자본주의 사회는 ‘자본’이 힘이다. 힘 있는 사람이 힘을 쓰겠다고 하는데 이를 거부할 수 없다. 만약 이를 거부하고 대응하지 못한다면 그 기업은 도태 될 수 밖에 없다.
이제 기업은 이윤추구만을 통해 경영하는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 물론 기업의 이윤은 기업이 존재하는 중요한 요인의 하나이다. 하지만 기업의 이윤과 함께 기업이 갖춰야 할 사회적 책임이 있다.
그 중심에 ESG가 있다. 이제 기업은 E(Environmental)를 위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을 세우고 실천해야 한다. 탄소배출을 저감하고 자원을 절약하며, 청정기술을 개발하고 재활용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S(Social)를 위해 고용 평등과 다양성을 인정하며,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 그리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며 노동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G(Governance)를 위해 투명한 기업운영과 고용 평등을 준수하고 법과 윤리를 통해 기업을 이끌어야 한다. 특히 이사회구조의 투명성을 통해 반부패와 공정성 강화에도 힘써야 한다.
이제 ESG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다. ESG는 기업의 운명뿐 아니라 지구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한 사회적 책임으로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 UN, 환경단체, 국제기구, 투자회사들이 노력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블랙록 래피 핑크 회장의 투자가치는 매우 중요하다. 그가 자신의 투자자와 투자회사에 보낸 서한은 다음과 같다.
CEO 님께,
블랙록은 고객들에 대한 신탁 의무를 지니며, 고객의 장기 목표 달성을 위한 투자를 도와드립니다. 블랙록에서 운용되는 대부분의 자산은 은퇴 준비 자금으로, 교사, 소방관, 의사, 사업가 등 연금에 가입한 개인투자자의 자금입니다. 운용되는 자금은 블랙록의 것이 아닌 투자자의 것입니다. 고객으로부터 받는 신뢰, 그리고 투자자와 기업을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은 저희가 고객을 대변한다는 큰 책임을 부여합니다.
이 때문에 저는 매년 CEO님께 서한을 전하며, 장기적인 가치 창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자산 운용, 장기 전략, 목적, 그리고 기후변화 등 각종 이슈를 짚어보고 있습니다. 귀사의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위한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면, 귀사의 주주이기도 한 당사의 고객들도 수혜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 오랫동안 믿어왔습니다.
저는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부터 서한을 작성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한 해, 우리 모두는 그보다 훨씬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는 위기를 경험했습니다. 전 세계를 뒤덮고 영구적인 변화를 남긴 팬데믹입니다. 막대한 인명피해를 초래했으며, 사람들이 일하고, 배우고, 진료를 받는 등의 전반적인 생활방식을 변화시켰습니다.
팬데믹의 영향은 결코 모두에게 똑같이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대공황 이후 가장 큰 폭의 경제 긴축이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였으며, 주식시장은 1987년 검은 월요일 이후 가장 급격한 폭락을 겪기도 했습니다. 일부 산업, 특히 대면 서비스에 집중된 산업은 큰 손실을 입었지만, 또 다른 산업은 번성하기도 했습니다. 팬데믹이 누그러지는 듯하며, 주식시장의 회복세는 성장에 좋은 징조이지만, 경제는 여전히 난관에 빠진 상태입니다. 실업률은 매우 높고, 중소기업은 연이어 문을 닫고, 전 세계의 많은 가정들이 집세와 식비 충당의 어려움으로 위태롭습니다.
또한, 팬데믹은 추세적 변화를 가속화시켰습니다. 은퇴 위기의 심화에서부터 구조적 불평등에 이르기까지 중대한 변화가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2020년 들어 몇 달 간은, 미국과 전 세계에서 인종 평등을 향한 역사적인 시위의 물결이 팬데믹 가운데서도 펼쳐졌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미국의 정치적 혼란이 가중되었습니다. 이번 달 미국에서는 거짓과 정치적 기회주의로 불붙은 정치적 소외가 폭력 사태를 불러왔습니다. 미국 국회의사당 난입 사태는 민주주의 체제가 얼마나 취약하면서도 얼마나 귀중한 것인지 상기시켜 주었습니다.
지난 12개월간의 깊은 어둠에도 불구하고 희망의 신호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기업들이 용기와 확신을 갖고 이해관계자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 등이 있었습니다. 기업들은 급격한 혁신을 거듭하며 사회적 격리 기간 동안에도 식품과 상품 수급을 가능케 했습니다. 기업들은 취약 계층을 위해 활동하는 비영리단체 지원을 강화했습니다. 여러 종류의 백신이 기록적인 속도로 개발되었는데, 이는 현대 과학의 위대한 승리 중 하나입니다. 많은 기업이 인종 평등에 대한 호소에도 응답했습니다. 아직 약속을 이행하기 위한 많은 일이 남아 있지만 말입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2020년의 그 모든 혼란 속에서도 기업들은 ‘기후변화 리스크’에 맞서기 위해 단호하게 움직였습니다.
팬데믹은 우리 사회의 취약성을 뚜렷이 상기시키는 실존적 위기를 느끼게 하며, 우리로 하여금 기후변화라는 글로벌 위협에 더 강력히 맞서게 만들었고, 팬데믹 위기가 그리했듯, 기후변화 위기가 우리 삶을 어떻게 바꿔 놓을지 진지하게 고민하도록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보건 위기이나 환경 위기를 불문하고, 이와 같이 같은 위기에는 전 세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만들었습니다.
작년에는 화재, 가뭄, 홍수, 허리케인 등 기후변화가 초래한 물리적 피해가 심각했습니다. 이는 금융 측면에서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에너지 기업들이 기후 관련 이슈로 좌초된 자산에 대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감가상각을 경험했고, 규제당국은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서 기후변화 리스크에 초점을 맞추게 되는 등 재정적 영향이 직접적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사회적 변화가 창출할 상당 규모의 경제적 기회와 그 기회를 공정하고 공평한 방식으로 실행하는 방법에 대해 점점 더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는 당사 고객의 최우선 순위이며, 거의 매일 관련된 질문이 들려옵니다.
구조적 변화의 가속화
작년 1월, 저는 ‘기후변화 리스크가 곧 투자 리스크’라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증권 가치에 기후변화 리스크가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자본 배분의 근본적인 재편을 촉발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후 팬데믹이 발생했습니다. 3월에는 코로나19 위기로 인해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이 분산될 것이라는 통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였습니다. 자본 배분의 재편은 제 예상보다도 훨씬 더 빠르게 진행되었습니다.
2020년 1월에서 11월까지, 뮤추얼펀드 및 ETF 투자자들은 전 세계 지속가능성 자산에 2,880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이는 2019년 전체 규모 대비 96% 증가한 규모입니다. 이 변화는 장기적이면서도 빠르게 진행될 전환의 시작이라고 확신합니다. 수년에 걸쳐 진행될 것이고 모든 자산의 가격을 바꾸어 놓을 것입니다. 이제 모두가 기후변화 리스크가 곧 투자 리스크라는 사실을 이해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기후변화 대응이 역사적으로 손꼽힐 투자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이러한 전환의 핵심은 지속가능성 투자 옵션의 가용성과 경제성 확대에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기후변화에 대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은 정말 대형투자자에게나 가능한 수고로운 과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지속가능성 지수가 만들어지면서, 기후변화 리스크에 충실히 대비한 기업을 향한 대규모 자본 유입이 물살을 탔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또 다른 변화의 정점에 있습니다. 자산운용사는 기술의 발전과 양질의 데이터를 통해 훨씬 더 광범위한 투자자에게, 한때는 자산가들에게만 제공되었던, 맞춤형 인덱스 포트폴리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지속가능성 기업으로 투자를 집중하는 투자자가 늘어나면서, 현재 나타나고 있는 구조적 변화는 한층 더 가속화될 것입니다. 이는, 자본 배분 방식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모든 기업의 경영진과 이사회는 자사 주식에 미칠 영향을 검토해야 할 것입니다.
투자자 행동의 변화와 함께, 기후변화에 대한 정책 대응도 한 획을 그었습니다. 2020년에는 유럽연합, 중국, 일본, 한국 등 주요국이 모두 배출량 넷 제로를 달성하겠다는 역사적 선언을 이어갔습니다. 지난주 미국이 파리 기후협약에 재가입하면서, 127개 국가(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60% 이상을 차지)에서 넷 제로를 향한 약속을 고려하거나 이미 이행하고 있습니다. 모멘텀은 계속 형성되고 있으며, 2021년에는 가속 페달을 더 세게 밟으며 글로벌경제에 극적인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 블랙록 래리 핑크 -
기후 위기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 래리 핑크 회장이 던지는 사회적 메시지는 인간이 자연을 존중하고 공존하려는 최소한의 행동이다. 이제 국제사회는 실천의 시간만이 남아 있다. 도태될 것인가, 살아남을 것인가? 이것은 기업의 선택에 달렸다.
덧붙이는 글 I 윤재은(Yoon Jae Eun)
예술, 문학, 철학적 사유를 통해 본질에 대해 고민하는 공간철학자이자 건축가이다. 현재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공간디자인학과, 테크노전문대학원 공간문화디자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 학사, 미국 뉴욕 프랫대학 인테리어디자인 석사, 홍익대학교 건축대학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 LH 이사회의장, LH ESG 소위원회 위원장, 2022년 대한민국 ESG소통 운영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미국의 UC버클리대학 뉴미디어 센터에서 1년간 방문학자로 있었다. 저자는 ‘해체주의 건축의 공간철학적 의미체계’ 박사 논문을 통해 공간철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적 영역을 개척하였다. ‘공간철학’이란 반성을 통해 지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직관을 통해 무형의 공간과 사물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다. 주요 저서로는 장편소설 ‘비트의 안개나라’, 시집 ‘건축은 나무다’, ‘건축은 선이다’, 건축 전문서적 ’Archiroad 1권(Hyun), 2권(Sun), 3권(Hee)‘, 철학 인문 서적 ‘철학의 위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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